제주 길냥이 두 마리만 입양했는데... '2+4 이벤트'에 당첨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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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생활 이야기, 트렌드, 동반 장소, 의학 정보 등을 담은 동그람이의 뉴스레터 <☕꼬순다방>에 공개된 내용을 소개한 콘텐츠입니다.
Q. 보호자님 자기소개와 반려동물(은범, 애순, 삼순, 돌돌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제주로 시집온 여집사입니다! 제 첫사랑 고양이 '은범이(남아, 3살)'와 자매냥 '애순&삼순(2살)' 그리고 삼순이의 아들내미 '돌돌이(남아, 1살)'까지.
이사 온 집에서 은범이는 1층, 애순&삼순이는 2층으로 공간 분리해 천천히 합사를 진행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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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1
서울→제주✈️
섬 냐옹이들을 만나다
Q. 보호자님 자기소개와 반려동물(은범, 애순, 삼순, 돌돌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제주로 시집온 여집사입니다! 제 첫사랑 고양이 '은범이(남아, 3살)'와 자매냥 '애순&삼순(2살)' 그리고 삼순이의 아들내미 '돌돌이(남아, 1살)'까지. 한집에 사람 둘, 고양이 넷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Q. 냥글냥글 네마리 고양이 식구와는 어떻게 가족이 되셨나요!?
첫사랑 은범이
저는 원래 동물을 너무 좋아했는데 할머니가 털 있는 동물을 키우면 집 나가시겠다고 협박(?)을 하셨어요.. 독립하면 키우기로 마음먹었지만, 막상 독립하니 직업상 해외에 나가있는 일이 많아서 꿈을 이루지 못했답니다.
시간이 흘러 23년, 추석 연휴에 저의 구남친(현남편)이 차가 쌩쌩 달리는 가게 앞 도로 한가운데서 혼자 우는 아가 고양이를 발견했어요. 그때 하늘에서 대왕 보름달이 지켜보고 있어 데려가지 않으면 천벌을 받을 것만 같았대요. 그렇게 집에 데려오긴 했는데, 고알못인 남편은 고민하다 화장실과 모래를 사고, 사료와 밥&물그릇을 샀답니다. 제가 이 소식을 듣곤 바로 병원부터 갔고요, 은범이라는 이름과 캣타워를 선물하고, 장난감을 사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가족이 되었어요!!



애순&삼순 입양... 2+6 이벤트 당첨되다!
은범이가 키튼 사료에서 성묘 사료로 넘어가던 그 시점, 다양한 건사료와 습식사료 테스트를 하면서 안 먹고 남기는 밥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때가 24년 가을이었어요, 딱 그 타이밍에 맞춰 사이좋은 두 마리 자매 고양이가 저희 집 마당에 나타났습니다.
작고 마른 캣초딩 치즈(애순)와 삼색이(삼순)가 어찌나 예쁘던지요. 찾아올 때마다 은범이가 남긴 밥을 주다, 주기적으로 밥을 줬더니, 아예 마당에 자리를 잡더라고요. 마당에 집을 지어주고, 겨울에는 바람막이 지붕을 만들고, 날이 따뜻해지면 TNR 신청하려고 마음먹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애순이가 그루밍을 하는데 생식기 쪽에 피가 맺혀있길래 곧바로 포획해 병원에 갔습니다. 하지만 진료를 보지 못했어요. 저희에게 보이지 않았던 '야생 그 자체'의 모습으로 진료실을 날아다녔기 때문이죠... (집으로 데려와) 은범이와 함께 지낼 수는 없어 때마침 영업을 쉬던 남편 가게에 데려갔습니다. 그날 저녁, 필요한 물건을 사서 가게에 갔는데 두 개의 핏덩어리들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어요....

심장이 쿵쾅대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잘못됐다, 장기가 저렇게 몸에서 빠질 수가 있나?' 생각이 들었어요. 자세히 들여다보니 아직 형태를 갖추지 않은 생명체였습니다.
'내가 괜히 병원에 데려가서 스트레스로 사산했구나' 끊임없는 자책을 하면서도 당장 애순이를 병원에 데려가야 할 것 같았어요. 피의 사투를 벌여(여 집사 피) 애순이를 겨우겨우 이동장에 넣고 규모가 큰 24시 동물병원에 데려갔습니다.
진정제를 맞추고 진료를 봤는데, 자궁 내 남아있는 태아는 없고 다행히 큰 이상은 없었어요. 애순이도 저희도 너덜너덜 만신창이가 되었던 그날, 이 아이를 '책임'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애순이가 진정되고 며칠 뒤 마당에 혼자 남아있던 삼색이도 데려와 가게에서 좀 지냈어요.

그러다 가게 오픈 시기가 돼 집 화장실에 잠시 격리시켰다가, 급하게 넓은 집을 알아봐 이사를 한 게 지금의 복층 단독 주택입니다. 여기서 삼순이가 여섯 마리 새끼들을 출산했어요. (이사 와서야 삼순이의 점점 불러오는 배를 보며 임신 사실을 알았답니다..) 새끼들 중 다섯 마리는 천사 같은 가족을 만났고, 마지막 한 마리는 저희가 보내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그게 지금의 '돌돌이'입니다. 우리 집 귀여운 막둥이 보냈으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왜 큰일 날 뻔했는지는 다음에 계속) 애순&삼순이의 묘수성가 이야기 영상으로 보기
part2
둘둘 짝지어서
노는 고양이들
Q. 삼순이는 원래 하악질을 하면서 경계심 많은 고양이였죠. 그런 삼순이가 지금은 궁디팡팡을 너무 좋아하다니, 변화 과정이 궁금해요!
삼순이는 마당에 있을 때부터 인간과 조금만 가까워지면 하악질하던 아이였어요... 집에 와서도 저희만 보면 습관처럼 하악질했고요. 그래서 출산 이후엔 아가들에게 손도 못 대게 할 줄 알았거든요? 웬걸, 그냥 저한테 맡겨버리더라고요. 에너지 넘치는 아가냥 여섯 마리 키우는 게 힘들었나 봐요. 제가 격리방에서 아가들이랑 삼순이랑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보니까 삼순이가 점점 경계심을 풀더라고요.
결정적으로는 막내아들 돌돌이 덕분에 삼순이와 친해지는 데 성공했어요. 돌돌이가 엄마(삼순이)도 좋아하고, 사람도 좋아하는 사랑둥이 성격이거든요. 다섯 마리 형제들은 다 입양 가고, 돌돌이랑 삼순이가 항상 붙어 지냈어요. 저는 돌돌이 만져주는 척 삼순이도 조금씩 만져주고, 궁둥이 팡팡도 해줬는데요.


중간에 돌돌이라는 방패막이(?) 있어서인지 삼순이가 안심하더라고요. 궁디팡팡의 맛을 알아버린 고양이는 결국 저에게 찾아오게 되어있었습니다. 돌돌이만큼 박박 만지지는 못하지만 삼순이는 이제 제법 쓰다듬 당하는 것도 즐기고, 빗질도 좋아하고,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공간에서 궁디팡팡을 해줘야 하는 루틴도 생겼습니다. ☺️
암컷 고양이는 첫 발정기 전에 중성화를 해야 유선종양이 예방된다고 하는데요. (일단 유선종양이 발견되면 90%는 악성이라고 합니다.) 삼순이는 임신과 출산을 겪은 뒤 중성화 수술을 했기 때문에 유선종양을 주의해야 해요. 배 부분을 집사가 자주 촉진해 주면 좋다고 하지만 아직 그 정도로 친하지는 않아요... 삼순이가 뱃살 터치를 허락해 주는 그날까지 더 친해져보려고 합니다! 삼순이의 변화 영상으로 보기


참고로 저는 제주도로 내려오면서 퇴사를 했는데, 원래 잠깐 쉬고 바로 다른 일을 시작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삼순이와 새끼들을 돌보고 입양처 알아보면서 일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 고양이들 입양 보내고 학대, 방치, 유기 등 사고가 많이 일어나다 보니 신중하고 까다롭게 심사해서 보냈거든요. 이게 정말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소모가 심하더라고요. 길고양이들 구조해 입양 보내시는 분들 존경합니다.

Q. 첫사랑 은범이와 애순&삼순&돌돌이까지, 합사 과정은 괜찮았나요?
첫째 은범 군도 은근히 예민한 구석이 있고 저희 사랑을 독차지하던 아이라, 처음에는 다른 고양이를 진짜 싫어했는데요.. 기존 집에서 애순&삼순이가 화장실에 격리돼 있을 때 냄새는 서로 교환했고요. 이사 온 집에서 은범이는 1층, 애순&삼순이는 2층으로 공간 분리해 천천히 합사를 진행했어요. 그러다가 어느 날 애순이랑 삼순이가 펜스 사이로 탈출해 은범이랑 마주쳤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거예요..! 이렇게 얼렁뚱땅 합사가 되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운이 좋았던 것 같네요. ☺️
삼순이가 격리방에서 출산하고 아가 키우는 동안 많은 일이 일어났죠. 애순이가 은범이에게 끊임없는 구애를 하더니 둘이 단짝이 되었어요! 애순이가 은범이를 좋아하는 이유는 모르겠어요. 마당에 있을 때부터, 격리한다고 펜스 너머에 있을 때도 창문이나 벽에 헤드번팅하고 배를 드러냈던 걸 보면 첫눈에 반했을지도요..? ☺️ 여전히 애순이가 은범이를 더 쫓아다니는 관계이지만, 서로 그루밍도 해주고 같은 공간에서 잘 지내요.
육묘를 끝낸 삼순이는 애순이와 붙어지내는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 하지만... 은범바라기가 된 애순이는 삼순이가 알짱대면 하악질하고 펀치 날리면서 응징했답니다. (삼순둥절;;) 그래서 막내아들 돌돌이를 입양 보내지 않고 데리고 있길 잘했다고 생각했답니다. 돌돌이 없었으면 삼순이 혼자 외로웠을 것 같아요!!


Q. 고양이 4마리를 키우시고 계세요. 다묘집사가 된 후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점과 가장 힘든 점이 있다면요?
냥글냥글한 저희 일상 자체가 행복이에요. 그냥 행복 아니고 '마음이 충만한 꽉 채워진 100퍼센트의 행복..'따끈하고 몰랑한 털뭉치들 생각하면 밖에 있다가도 얼른 집에 가고 싶어요. 이래서 집사들이 집돌이&집순이가 되나 봐요. 은범이 혼자였을 때에도 물론 충분히 행복했지만, 더 이상 은범이가 집에서 저희를 기다리지 않고, 친구들이랑 같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놓이기도 해요.
힘든 점은 언젠가 다가올 이별이 네 번이나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요. 아직 아이들이 어려 먼 미래의 일이겠지만,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가루가 돼요. 아이들이 무지개다리 건너는 그날까지는 제 곁에서 하루하루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다 갈 수 있게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요. 이렇게까지 사랑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Q. 냥글냥글 고양이 식구들과 살면서 교감의 순간이 있다면 언제일까요?
아이들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저를 좋아해 줄 때요.
스리슬쩍 제 무릎 위에 자리 잡는 은범이
눈 키스 날리면서 박치기하는 애순이
가까이는 아니지만 손이 닿을 법한 거리에서 궁디팡팡 기다리는 삼순이
손길만 닿으면 부비적대면서 골골거리는 돌돌이까지
매일매일 네 가지의 사랑을 고백받아요. 전생에 착한 일 많이 했나 봐요. ♥️
part3
냐옹이들아,
로또 당첨된 네 삶을 즐겨!
Q. 먼 훗날, 냥식구들이 "우리 가족은 이런 사람이었어!" 라고 다른 친구들에게 자랑한다면, 어떤 집사로 설명되고 싶으신가요?
'시간 많고 일 잘하는 집사'요. 그게 제 추구미거든요. 고양이들과 시간 많이 보내고, 제때 청소하고, 물 갈고, 사냥놀이하고, 밥 주는.. 매일의 루틴을 착착 맞춰주는 이상적인 집사요.
"우리 집사들? 일 잘해서 덕분에 편하고 재밌었어~"이렇게 이야기했으면 좋겠어요. 너무 보고 싶어 하거나 그리워할 거라 생각하면 제가 견딜 수가 없을 것 같거든요. 우리의 이별은 저에게 세상이 무너지는 것처럼 슬프고 힘들겠지만, 야옹님들에게는 저와 함께한 시간들이 그저 즐겁고 사랑 가득했던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 질문입니다. 고양이 식구들에 전달하고 싶은 편지를 적어주세요!
야옹이들아. 부족한 게 많은 집사들이지만 우리에게 찾아와줘서 고마워. 내 세상을 너희로 채워줘서 고마워. 너희에게 바라는 건 딱 하나야. 아프지 말고 건강하기만 해줘! 나머지는 우리가 다 해줄게. 로또 당첨된 너희의 삶을 오래도록 마음껏 누리길!
장형인 동그람이 에디터 hij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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