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공격 멈춰라”…파키스탄, 이란에 경고장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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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이 격화하자 파키스탄이 이란에 후티를 억제하라는 사우디의 경고를 전달했다. 이란이 후티를 앞세워 미국의 압박에 맞서려 하지만 오히려 사우디와 파키스탄, 튀르키예의 군사 공조를 강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사우디와 파키스탄, 이란 소식통을 인용해 파키스탄이 최근 이란에 후티의 사우디 공격을 억제하라는 경고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한 고위급 역내 외교관은 파키스탄이 지난 24시간 동안 이란에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테헤란이 영향력을 행사해 후티의 사우디 공격을 중단시키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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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예멘 전역 54차례 보복 공습
파키스탄 “한 국가 공격은 3국 모두에 대한 공격”
사우디·파키스탄·튀르키예 방위공조 강화
![지난 23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거리에서 한 여성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의 환영 광고판을 지나가고 있다. [AP]](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10/ned/20260910070609181psqz.jpg)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이 격화하자 파키스탄이 이란에 후티를 억제하라는 사우디의 경고를 전달했다. 이란이 후티를 앞세워 미국의 압박에 맞서려 하지만 오히려 사우디와 파키스탄, 튀르키예의 군사 공조를 강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 사우디와 예멘으로 번지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을 위협하는 ‘제2의 전선’이 열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사우디와 파키스탄, 이란 소식통을 인용해 파키스탄이 최근 이란에 후티의 사우디 공격을 억제하라는 경고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이 오랫동안 사우디와 이란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개입은 이례적이다. 한 고위급 역내 외교관은 파키스탄이 지난 24시간 동안 이란에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테헤란이 영향력을 행사해 후티의 사우디 공격을 중단시키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후티는 지난 8일 사우디 남부 카미스무샤이트의 공군기지와 인근 도시의 석유 인프라를 공격했다. 이번 공격으로 73명이 다쳤다. 지난 2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사우디를 겨냥한 공격 가운데 가장 큰 규모 중 하나다.
사우디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후티 군사대변인 야히야 사리는 사우디 전투기가 12시간 동안 예멘 여러 지역에 54차례 공습을 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우디의 공격이 “대응과 처벌 없이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추가 보복을 예고했다.
파키스탄이 적극적인 중재에 나선 배경에는 사우디와의 방위협정이 있다. 파키스탄과 사우디, 튀르키예는 지난달 3국 가운데 한 국가가 공격받으면 이를 세 국가 모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공동 방위협정을 체결했다.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장관은 파키스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 국가에 대한 공격은 세 국가 모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호함이나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정당한 이유 없는 공격이나 충돌이 사우디아라비아로 번질 경우 이 협정은 분명히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사우디와 파키스탄, 튀르키예는 군사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사우디 당국자들은 최근 리야드에서 파키스탄과 튀르키예 고위 군 관계자들과 만나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
다만 3국은 병력을 예멘 영토에 투입하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군 역시 사우디 영토 안에서 군사·기술 지원이나 지상·공중 지원을 제공할 수 있지만 외국 영토에서 전투 작전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파키스탄은 일단 군사 개입보다는 외교적 해법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역내 외교관은 “파키스탄은 사우디와 협정을 맺고 있지만 파키스탄이 실제로 개입해야 하는 지점까지 상황이 가지 않기를 바란다”며 “현재로서는 외교적 해결책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후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이 없다는 입장이다. 파키스탄으로부터 경고를 전달받은 이란 고위 당국자는 “이란은 후티를 통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나 이란이 최근 후티에 사우디 공격 확대를 주문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란 소식통 2명은 테헤란이 지난주 후티에 사우디를 공격하라고 지시하면서 추가 자금과 무기 지원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지휘관 여러 명도 공격을 조율하기 위해 예멘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전략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란은 미국의 자국 항구 봉쇄를 완화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걸프 지역의 안보 불안을 키우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사우디와 파키스탄, 튀르키예 등 미국과 가까운 국가들의 안보 협력을 강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충돌은 세계 에너지 시장에도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걸프 해역에서 선박을 상대로 공격을 주고받는 가운데 후티까지 사우디 석유시설을 공격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또 다른 에너지 공급 전선이 형성되고 있어서다.
사우디 남부에는 하루 40만배럴을 처리할 수 있는 지잔 정유시설 등 주요 석유 인프라가 자리 잡고 있다. 후티의 최근 공격으로 일부 석유시설과 기반시설에서는 화재가 발생해 운영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다만 사우디는 현재 이란과의 직접적인 군사 충돌까지 확대하는 것은 피하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의 군사 대응은 이란이 아닌 후티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역시 대이란 압박을 완화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역내 당국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미국과 합의할 때까지 봉쇄를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보고 있다. 카타르는 양측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새로운 중재안을 물밑에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역내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에 대해 “문제는 이란이 얼마나 큰 고통을 얼마나 오랫동안 견딜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트럼프는 군사적 해결책을 원하지 않는다. 봉쇄를 통해 이란을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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