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죽으면 아내에게 월 250만원씩”…사망보험금 신탁 첫 1조

박민주 기자 2026. 9. 1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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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보험금을 미리 정한 조건과 시기에 따라 유족에게 나눠 지급하는 청구권 신탁 계약액이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보험금 청구권 신탁은 보험계약자가 생전에 사망보험금을 받을 권리를 보험사 등 신탁회사에 맡기고 사망 후 누구에게, 언제, 얼마씩 지급할지 정하는 제도다.

1조 원을 넘어선 보험금 신탁 시장은 치매보험금으로 영역이 넓어지면 성장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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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매달 500억씩 증가
치매보험금까지 확대 추진
/연합뉴스

사망보험금을 미리 정한 조건과 시기에 따라 유족에게 나눠 지급하는 청구권 신탁 계약액이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제도가 도입된 지 약 2년 만이다. 치매보험금까지 신탁 대상을 넓히는 입법도 추진되면서 보험사의 신탁 사업이 사후 유족 보호에서 생전 자산관리로 확장될지 주목된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삼성·교보·한화생명 등 3사의 보험금 청구권 신탁 계약액은 올 8월 말 현재 누적 1조 14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제도가 도입된 2024년 1416억 원에서 지난해 4598억 원, 올해 4126억 원이 추가되며 누적 계약액이 1조 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8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계약액의 약 90%를 달성했다.

보험금 청구권 신탁은 보험계약자가 생전에 사망보험금을 받을 권리를 보험사 등 신탁회사에 맡기고 사망 후 누구에게, 언제, 얼마씩 지급할지 정하는 제도다. 매달 생활비를 지급하거나 입학·결혼 등 특정 시점에 목돈을 주는 식으로 설계할 수 있다.

A보험사에 따르면 실제 70대 남성 김 씨는 고령의 아내가 자신의 사후에도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3억 원의 보험금을 신탁해 배우자에게 매달 250만 원씩 지급되도록 설정했다. 배우자 사망 후 남은 금액은 자녀들에게 지급하도록 했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령의 배우자가 갑자기 큰 자금을 감당하지 않아도 되고 생활비 걱정 없이 평온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며 “가족 간 분쟁을 줄일 수 있는 것도 큰 이점”이라고 설명했다.

1조 원을 넘어선 보험금 신탁 시장은 치매보험금으로 영역이 넓어지면 성장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치매환자가 보유한 자산은 2023년 154조 원에서 2050년 488조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보험금 청구권 신탁 대상을 현행 사망보험금에서 치매보험금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생애재산관리 5법’을 발의했다.

치매보험금이 편입되면 신탁의 역할도 달라진다. 현재는 가입자 사망 후 신탁이 작동해 치매나 장기요양 등으로 의사결정 능력이 떨어진 가입자의 생전 자산관리에는 활용하기 어렵다. 치매보험금을 신탁할 수 있게 되면 치매 진단 이후 생활비와 간병·의료비 등을 정기적으로 지급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치매보험금 등으로 대상이 확대되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데 그쳤던 보험사의 역할도 생애 자산관리 영역으로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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