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용서받지 못한 중대재해 기업” 결국 ‘실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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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 크레인 붐이 부러지면서 노동자가 숨진 사고와 관련해 법원이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지 않은 혐의로 건설사 대표이사와 현장소장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대표이사 A씨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이 정한 △유해·위험요인 확인·개선 절차 마련(4조3호) △안전보건 관리책임자 업무수행 평가 기준 마련(4조5호) 등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2024년 11월 재판에 넘겼다.
법원은 안전관리자의 안전조치의무 미이행과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 의무 위반으로 노동자가 사망하는 중대산업재해에 이르렀다며 대표이사와 현장소장에게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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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 크레인 붐이 부러지면서 노동자가 숨진 사고와 관련해 법원이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지 않은 혐의로 건설사 대표이사와 현장소장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피고인이 혐의를 모두 인정했는데도 유족이 회사의 공탁금 수령까지 거부한 점이 양형에 반영됐다. 그동안 중대재해를 일으킨 기업이 유족과 '형식적인' 합의를 하더라도 감경 사유로 판단해 왔던 판결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러진 크레인에 맞아 작업자 사망
9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7단독(황방모 판사)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경기도 용인시 소재 '신구건설' 대표이사 A씨에게 지난달 20일 징역 1년4개월을 선고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은 현장소장 B씨에게는 징역 1년, 크레인 운전기사에게는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신구건설 법인은 벌금 2억5천만원을 선고받았다. 대표이사측은 즉각 항소했다.
사고는 2022년 9월4일 신구건설이 경기도 김포시에서 도급받은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펌프장 증설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이동식 크레인이 무게 약 2톤의 철근다발을 옮기는 과정에서 부러진 크레인 붐대에 건설사 소속 철근공 C씨(사망 당시 65세)가 맞아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예견된 사고' 작업계획서 없고 출입통제 미실시
검찰은 대표이사 A씨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이 정한 △유해·위험요인 확인·개선 절차 마련(4조3호) △안전보건 관리책임자 업무수행 평가 기준 마련(4조5호) 등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2024년 11월 재판에 넘겼다. 사전에 중량물인 크레인을 취급할 때 위험요인을 점검하지 않고, 안전관리자가 어떻게 관리하는지 살펴보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는 취지다.
실제 사고는 기본적인 안전조치의 '연쇄적인 부재'가 원인으로 조사됐다. 현장소장 B씨는 사고 예방을 위한 사전조사를 하지 않았고 크레인 작업방법과 안전대책을 담은 작업계획서도 작성하지 않았다. 작업자 출입 역시 통제하지 않았다. 그 결과 크레인 기사는 크레인 외관의 균열 등 이상 여부를 점검하지 않았고 철근다발 아래 작업자가 있는지를 확인하지 않은 채 크레인을 조작해 중대재해로 이어졌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안전보건규칙)에 따르면 중량물을 크레인으로 운반하려면 추락·낙하·전도·협착·붕괴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안전대책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작업지휘자를 배치해야 한다. 또 크레인 설계기준을 준수하고 노동자 출입을 통제해 인양 중인 화물이 노동자의 머리 위로 지나가지 않도록 할 의무가 있다.
"유족 합의 거부" 양형에 크게 반영
법원은 안전관리자의 안전조치의무 미이행과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 의무 위반으로 노동자가 사망하는 중대산업재해에 이르렀다며 대표이사와 현장소장에게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피고인들은 재판 과정에서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대표이사와 현장소장의 법정진술도 유죄의 증거로 채택됐다.
특히 유족의 강한 '처벌 의사'가 양형에 무겁게 반영됐다. 대표이사와 현장소장은 유족과 합의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일정 금액을 공탁했지만 유족은 공탁금 수령을 거부했다. 유족은 공탁금을 피고인이 다시 찾아갈 수 있도록 '회수동의서'까지 제출했다. 피고인들이 혐의를 인정하고 금전적 피해회복을 시도했지만 유족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셈이다.
재판부는 "범행의 경위와 내용, 피고인들의 안전조치 미이행 및 과실 정도가 중하고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가 발생한 점 등에 비춰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대표이사와 현장소장이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도 불리하게 평가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는 사정은 유리한 양형요소로 작용했다.
법조계 "피해자 의사 고려한 타당한 판결"
법조계는 경영책임자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다투지 않고 잘못을 인정했더라도 유족에게 실질적인 '사과'가 이뤄지지 않으면 실형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한다. 그동안 판결은 유족과의 '합의' 여부에 초점이 맞춰졌다. 2022년 1월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지난해 9월까지 유죄 선고 70건 중 1건을 제외한 나머지는 유족과 합의한 점이 양형에 고려됐다. 노동자 23명이 숨진 화성 아리셀 참사에서도 2심 재판부는 '합의' 의사를 정상참작 요소로 판단했다.
조재민 변호사(법률사무소 조안전 대표)는 "피해자측의 공탁금 수령거부는 중대재해 발생에 기여한 자들에게 중한 책임을 추궁하고자 하는 의사표시"라며 "이익책임의 원칙에 따라 이익이 있는 곳에 피해자 의사를 고려해 중형을 선고한 판단은 입법자의 의사를 구현한 것으로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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