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210조 한전,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도시바엔 ‘파산 원인’

장수경 기자 2026. 9. 10.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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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미 투자 일환으로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을 통해 캐나다 사모펀드가 소유한 핵발전(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의 지분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인다. 지식재산권(지재권) 분쟁으로 웨스팅하우스에 이미 기술사용료 등을 지급하기로 한 상황에서, 부채가 210조원이 넘는 한전이 지분 투자까지 나설 만큼 실익이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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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사용료 인하·북미시장 접근 기대 ‘희망사항’일 뿐
투자 실패 땐 국내 전력 소비자에게 부담 전가 우려 커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가 2014년 미국 조지아주 웨인즈버러 근처에 신규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웨스팅하우스 영상 갈무리

정부가 대미 투자 일환으로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을 통해 캐나다 사모펀드가 소유한 핵발전(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의 지분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인다. 지식재산권(지재권) 분쟁으로 웨스팅하우스에 이미 기술사용료 등을 지급하기로 한 상황에서, 부채가 210조원이 넘는 한전이 지분 투자까지 나설 만큼 실익이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논의는 체코 원전 수주를 둘러싼 지재권 분쟁 끝에 한전과 한수원이 지난해 1월 웨스팅하우스와 맺은 합의와 맞물려 논란을 키운다. 당시 합의엔 한전·한수원이 향후 50년간 웨스팅하우스에 수출 원전 1기당 1조원대의 기술사용료와 물품·용역 구매 비용을 부담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한국이 북미·유럽 등의 시장에 독자 진출할 수 없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분 인수가 어떤 실익을 얻을지는 불투명하다. 정부는 원전 설계 등 원천기술에 대한 권리나 미국 원전 사업 참여가 보장되리라 기대하지만, “지나친 낙관”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달리 미국 원전 사업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는 만큼 한·미 정부 간 협력이나 지분 확보만으로 사업 참여가 보장된다 보기 어렵다. 게다가 한전·한수원이 지분을 이유로 기술사용료를 적게 받거나 하면 공정경쟁 문제가 발생한다. 미국의 시장경쟁 질서를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한전과 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의 지분 일부를 사들여 배당받는 구조가 될 텐데, 공기업이 왜 이런 위험한 투자를 해야 하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취약한 한전의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한전의 부채는 지난 6월 기준 210조원을 넘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이자 비용으로 2조1천억원을 지출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웨스팅하우스는 세계 원전사업 침체로 과거 네차례나 주인이 바뀌었고 (2006년 지분 100%를 인수했던) 도시바의 경우 웨스팅하우스 때문에 도시바 자체가 파산했다”며 “공기업이 이 투자에 참여하는 건 정말 조심해야 한다. 단순히 찬핵이냐 탈핵이냐를 넘어 공기업 재정건전성 차원에서 따져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 에너지 공기업의 국외 투자 실패 사례도 되짚어볼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가 ‘자원 외교’를 내걸고 대규모 국외 투자에 나섰다가 수십조원의 손실을 본 바 있다.

이 위원은 “자원 회사들과 달리 한전·한수원은 국내 전력 공급을 담당하고 있어 투자 손실이 발생하면 결국 국내 전력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된다”며 “투자 규모와 지분율, 인수 가격 등 합의 조건을 공개하고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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