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로봇이 아닙니다’ 48단계 시험 통과한 AI, “너는 인간” 판정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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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차는 통상 자동화 프로그램(매크로)을 이용해 인터넷 사이트 등에 가입하는 것을 막는 데 활용되지만, AI 연구자들은 이를 일종의 'AI 성능 테스트'로 활용한다. 글자와 사물을 식별하는 능력에 더해 지시를 이해하고 화면을 조작하는 능력까지 필요해 AI가 인간의 능력에 얼마나 접근했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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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도 2시간 걸릴 답변 4분에 ‘끝’
사람처럼 문제 해결 AGI 기대 속, “인간과 AI의 경계 모호” 우려
“AI 내년말엔 통제불능 될수도”… 앤스로픽 연구원, 위험 경고하며 퇴사

캡차는 통상 자동화 프로그램(매크로)을 이용해 인터넷 사이트 등에 가입하는 것을 막는 데 활용되지만, AI 연구자들은 이를 일종의 ‘AI 성능 테스트’로 활용한다. 글자와 사물을 식별하는 능력에 더해 지시를 이해하고 화면을 조작하는 능력까지 필요해 AI가 인간의 능력에 얼마나 접근했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로봇이 아닙니다’라는 문구에 체크 표시를 하거나 사진에서 특정 사물을 고르는 쉬운 문제들이 나온다. 후반에 나오는 주차 문제에서는 방향키를 입력해 자동차를 움직여야 하고, 리듬게임에서는 화면 신호에 맞춰 키를 입력하는 식으로 복잡해진다.
아스트라가 이를 모두 처리하면서 사람이 직관적으로 처리해 온 판단과 연속 작업까지 AI가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김경훈 오픈AI코리아 총괄대표는 9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복잡한 문제를 깊이 있게 풀어낼 수 있는 것이 아스트라의 강점”이라며 “사람이 하던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캡차 문제도 풀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스트라는 오픈AI가 3일(현지 시간) 공개한 최신 AI 모델이다. 컴퓨터를 직접 조작해 자료를 분석하고 웹사이트를 만드는 등 업무 수행 능력을 강화했다. 출시 이후 AI발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증 전망이 나오며 미국과 한국 증시의 반도체 관련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오픈AI는 8일(현지 시간) 아스트라보다 더 강력한 내부 차세대 모델을 활용해 90년 넘게 풀리지 않던 수학 난제인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88시간 만에 풀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선 아스트라 출시가 AGI 시대의 도래를 앞당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2030년경 AI가 AGI 시대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그레그 브록먼 오픈AI 사장이 아스트라를 공개하며 “AGI 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하거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AGI가 도착했다”고 평가하는 것처럼 아스트라 출시를 AGI 시대의 기점으로 보는 평가도 속속 나오고 있다.
다만 이런 발전 속도가 ‘통제 불능’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AI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앤스로픽 연구원직을 그만뒀다고 밝힌 제이컵 콕슨은 “내년 말이면 상황이 통제 불능에 빠질 수 있다”고 했다. 아스트라가 캡차 등 보안 시스템을 실제로 무력화한 것은 아니지만, 유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인터넷상의 인간 인증 방식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대학원 교수는 “인간과 AI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새로운 인증 방식 도입 등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범용인공지능(AGI)이란? 특정 분야에 한정되지 않고, 사람처럼 여러 종류의 지적 업무를 이해·학습·추론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현재의 AI보다 훨씬 폭넓은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단계로, 주요 AI 기업들이 개발 목표로 삼고 있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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