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820조 슈퍼예산’이 온다…우리 살림살이에 미칠 영향은 [나현준의 뉴스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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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사상 최초로 800조원을 넘는 '슈퍼 예산'을 내놨습니다.
전체 연구개발(R&D) 예산도 39조5000억원으로 11.2% 확대했습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을 짜면서 107조원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오히려 내년도 기초연금 예산은 올해 23조1000억원에서 25조7000억원으로 11% 늘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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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 예산 언박싱(Unboxing) 2027’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09/mk/20260909200604164rswb.jpg)
하지만 이번 예산안을 단순히 씀씀이를 크게 늘린 확장재정으로만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도체 호황으로 예상보다 많이 늘어난 세수를 청년과 아이, 미래 성장동력에 집중적으로 투입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오랫동안 손대지 못했던 재정 구조도 일부 개혁했습니다.
그렇다면 내년도 예산안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종합적인 평가를 해보겠습니다.
3대 메가프로젝트 미래에 베팅

정부는 결혼하는 부부에게 생애 한 번 100만원의 혼인지원금을 지급하고 출산 가구에는 1000만~2000만원의 아이맞이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18세까지 매년 최대 120만원을 적립해주는 ‘우리아이자립펀드’도 신설했습니다.
연수익률 6%를 적용하면, 아이가 성인이 될 때 6000만원~1억원을 수령하게 됩니다. “흙수저 아이에게도 공정한 출발선을 제공하자”는 아이디어가 정책에 투영된 셈입니다. 결혼부터 출산, 양육, 자산형성까지 연결했다는 점에서 이번 청년·신혼부부 대책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성장 분야에도 과감하게 돈을 걸었습니다.
정부는 3대 메가프로젝트와 인공지능(AI)에 21조3000억원을 투입합니다. 올해보다 97.2% 늘어난 규모입니다. 전체 연구개발(R&D) 예산도 39조5000억원으로 11.2% 확대했습니다. 반도체 특별회계를 만들고 AI·반도체·피지컬AI 등 향후 한국 경제의 먹거리가 될 분야에 재정을 집중했습니다.
![지난달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27년 예산안 당정협의가 열린 가운데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이광재 예결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이승환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09/mk/20260909200606733gkwn.jpg)
정부는 내년도 예산을 짜면서 107조원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재량 지출에서만 38조6000억원을 줄이고 저성과·비효율 사업 2100여 개를 폐지했습니다.
특히 이번 재정개혁의 핵심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혁입니다.
1972년 이후 55년 동안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가 자동으로 배정됐습니다. 학생 수가 줄어도 반도체가 잘 팔려 세금이 많이 걷히면 초·중등 교육예산은 저절로 불어났습니다.
정부는 이 연결고리를 끊었습니다.
앞으로는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함께 반영해 교부금 규모를 결정합니다. 내국세와의 연동은 폐지했습니다. 덕분에 교육재정교부금 개혁만으로도 내년에 약 20조원을 덜 지출하게 됐습니다.
아울러 교육재정교부금은 초·중등 교육예산에 해당합니다. 이 때문에 이번에 아낀 재원을 대학·영유아·평생교육에게 돌릴 수 있게 됐습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추가 세수가 들어왔으니 개혁이 가능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추가 세수가 많아서 기존 지출을 깎지 않아도 되니, 개혁의 명분이 생겼습니다. 10년 넘게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이해관계 때문에 번번이 좌절됐던 개혁을 반도체 호황으로 생긴 추가 세수를 활용해 현실화한 것입니다.
![서울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을 찾은 시민이 직원과 상담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09/mk/20260909200608109bdcl.png)
정부는 애초 만 65세 이상 노인의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하는 현행 방식을 기준중위소득 기준으로 바꾸려고 했습니다. 고령층의 소득과 자산 수준이 과거보다 높아져서 ‘부자 노인’들도 기초연금을 수령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종안에서는 ‘하위 70%’라는 수급 기준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저소득 노인에게 더 주는 ‘하후’만 남고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노인의 수급을 줄이는 ‘상박’은 빠졌습니다. 오히려 내년도 기초연금 예산은 올해 23조1000억원에서 25조7000억원으로 11% 늘어납니다.
재정 부담은 갈수록 커질 전망입니다. 한국재정학회 연구에 따르면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경우 기초연금 재정은 2035년 약 49조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추산됩니다. 올해의 약 1.8배입니다.
정권 초기이고 반도체 호황이라는 드문 재정 여유가 생겼을 때 교육교부금과 함께 손봤어야 할 대표적인 의무지출 구조를 그대로 남겨둔 셈입니다.
최근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추락하면서, 기초예산 개혁은 물 건너가게 됐습니다. 기존 수급자가 탈락하는 데 따른 정치적 부담을 넘지 못한 것입니다.
향후 물가 부담으로 이어져 국민 생활 옥죌 수도

아이디어 자체는 의미가 있습니다. 반도체처럼 경기 변동에 민감한 산업에서 일시적으로 세금이 많이 걷혔다고 그 돈을 한 해에 모두 써버리는 대신, 평년을 웃도는 세수를 별도 기금에 쌓아 불황에 대비하겠다는 취지이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재정의 ‘댐’을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미래 성장동력에 장기적으로 투자한다는 점에서도 기존의 단년도 예산제도를 보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호황기에 생긴 재정 여력을 어디에 먼저 써야 하느냐는 질문은 남습니다. 기금 주요 항목을 국회의 사전 승인 없이 3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두고 정부의 재정 운용 재량이 지나치게 커진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재정학계에서는 세수가 예상보다 많이 걷히는 시기일수록 지출 증가 속도를 낮추고 국가채무를 줄였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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