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승원 청탁 브로커, 대가 1억원 받아 코인 투자…“교수님이 수수료 준다고”

허진무 기자 2026. 9. 9.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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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통해 제넨셀의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을 청탁한 사업가 양모씨가 청탁 대가로 제넨셀 설립자 강모 교수에게 1억원을 빌려 가상화폐 투자를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양씨는 손해를 보고서야 강 교수가 찍어준 제넨셀 대주주 세종메디칼 주식을 샀다. 양씨는 자신의 청탁 덕에 강 교수가 67억원을 아꼈다며 그가 먼저 ‘컨설팅 수수료’를 제안했다고 주변에 과시하기도 했다.

9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통화 내역을 보면 양씨는 2021년 11월 지인에게 “1억원이 계좌에 묶였었잖아. 근데 (강 교수가) 원래 그거를 세종(세종메디칼)에 넣으라고 나한테 넣어줬다”고 말했다. 양씨는 “다른 거 넣었다가 막 떨어져가지고 그냥 (세종메디칼과) 바꿔치기 했다. 코인 내가 뭐 하나 들어갔다가 지금 쭉 빠지길래 빼버렸거든”이라며 “한 3000(만원) 손실 났는데 차트 잘 보고 괜찮은 것만 들어가면 메이크업(복구) 된다”라고 말했다.

이 통화는 같은 해 10월8일 양씨가 김 후보자에게 제넨셀의 신약 임상허가 관련 청탁 문의를 한 시점으로부터 약 한 달 뒤 이뤄졌다. 김 후보자는 10월12일 양씨의 부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제넨셀의 신약 임상시험에 대해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강 교수는 10월19일 자신의 제넨셀 주식 66만주를 63억원에 세종메디칼에 팔고 제넨셀의 50억원 상당 전환사채(CB)도 넘겼다.

세종메디칼 주가는 이 기간에 크게 출렁였다. 2021년 7월22일 2070원이었지만 제넨셀 대주주가 된 10월19일에는 7000원, 식약처 승인 전날인 25일에는 784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26일 식약처 승인 직후 급락해 11월1일에는 3825원까지 떨어졌다. 세종메디칼은 이후 상장폐지 수순에 들어갔다. 주주들은 지난 7일 양씨와 강 교수 사건 재판부에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같은 달 다른 통화에서 양씨는 강 교수의 청탁 대가 약속에 대해 “10억 투자하기로 한 게 6억으로 바뀌었고 또 3억 CB만 먼저 한다고 그래서 짜증나가지고”라고 말했다. 양씨는 “교수님은 67억을 엑시트(매각) 하셨으니까 나한테 수수료를 좀 주는 것”이라며 “그게 교수님 입에서 나왔어. 법적으로 주게 돼 있다고. 컨설팅 수수료를”이라고 말했다.

양씨는 강 교수가 청탁을 부탁한 기록에 대해 “그거는 문자에 다 있다. 카톡이랑”이라며 “교수님은 카톡으로 ‘식약처 건 좀 서둘러 달라’고, ‘다시 해달라’고 얘기한 것도 카톡으로 있고”라고 말했다.

양씨의 발언은 자신이 청탁을 주도하지 않았다는 강 교수의 주장과 배치된다. 강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양씨가) 갑자기 ‘제가 도와드릴 수 있겠다’라고 얘기해서 잠시 무슨 얘기일까 하다가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줘라’라고 단순하게 표현을 했었다”며 “특별한 청탁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했고 ‘이 정도 민원은 상관이 없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양씨는 김 후보자에 대해선 “(강 교수에게)‘승원 오빠한테도 좀 인사치레 해드려야 돼요’ 내가 그랬어. 그 다음날 바로 승인 떨어진 것”이라고도 말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이날 “김 후보자의 2021년 10월12일 연락은 단순 민원 전달 차원이었으며 (세종메디칼) 주가조작 및 상장폐지는 상당 기간 지난 시점에서 벌어진 사안”이라며 “후보자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세종메디칼이 강 교수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세종메디칼은 제넨셀 인수 과정에서 강 교수가 정확한 정보를 알리지 않아 거액의 손해를 봤다며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도 냈다. 강 교수의 자택은 세종메디칼에 가압류된 상태이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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