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들었다 놨다”…추석 앞둔 영양 장터, 장보기가 겁난다

정형기 기자 2026. 9. 9.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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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배 하나에 5000원, 한우 등심 한 근 8만5000원
“필요한 만큼만 삽니다”…성수품 할인에도 체감물가 ‘팍팍’
▲ 9일 영양읍 장날 모습. 정형기기자

"제수용 사과가 하나에 5000원이에요. 차례상에 몇 개 올리려면 그것만 해도 돈이 얼마입니까."

추석을 앞둔 9일 장날, 영양지역 시장과 상점에는 명절 분위기가 조금씩 묻어나기 시작했다.

가게 앞에는 햇밤과 대추가 등장했고, 과일가게에는 제수용 사과와 배가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물건을 집어 드는 주민들의 손길은 가볍지 않았다.

가격을 묻고는 내려놓거나 필요한 만큼만 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확인한 계란 한 판 가격은 9500원이었다. 배추 한 포기는 5000원, 무는 크기에 따라 3000~5000원에 팔렸다.

저장배추는 한 포기에 1만2000원까지 했다.

특히 차례상에 빠지기 어려운 과일 특상품 가격이 부담이다.

제수용 사과·배는 한 개에 5000원 선이었다. 사과 두 개와 배 두 개만 골라도 2만원이다.

정육점에서는 부담이 더 커진다.

한우 등심은 한 근(600g)에 8만5000원, 삼겹살은 한 근에 2만2000원이었다.

한우 등심은 100g으로 환산하면 1만4200여원이다.

햇과일과 함께 추석을 알리는 밤과 대추도 시장에 나왔다.

제수용 햇밤은 1㎏에 1만4000~1만5000원, 햇대추는 500g에 1만2000원선이었다.

이날 계란 한 판과 배추 한 포기·무 1 개·배 2개·사과 2개·삼겹살 1근·햇밤 1㎏·햇대추 500g만 구입해도 8만9000여원이 들었다.

여기에 한우 등심 한 근을 더하면 17만4000원이다.

▲ 9일 영양읍 장날을 맞아 추석을 앞두고 제수용품들이 조금씩 선보이고 있다. 정형기기자

생선과 나물·두부·전 재료 등은 아직 담지도 않은 금액이다.

통계상 농축산물 물가는 전반적으로 2%대 상승세를 보이며 폭등세였던 지난해에 비해 상승 폭이 다소 완화된 모습이다.

통계청 및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달보다 2.2% 올랐다.

농산물은 2.4%, 축산물은 2.0% 각각 상승했다.

정부도 추석 물가 잡기에 나섰다.

사과·배·배추·무·소고기·돼지고기·계란·밤·대추 등 13대 성수품 16만3000t을 평소의 1.6배 수준으로 공급하고, 590억원을 투입해 국산 농축산물 할인도 지원한다.

그러나 주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통계 속 평균가격과는 다르다.

명절에는 평소 사지 않던 과일과 고기, 밤과 대추까지 최고급품을 한번에 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추석 대목을 앞둔 영양 장터에서 주민들이 바라보는 것은 물가상승률 몇 퍼센트가 아니다.

사과 1개 5000원, 배 1 개 5000원, 등심 1근 8만5000원이라는 눈앞의 가격이다.

올해도 추석 장바구니가 쉽게 가벼워지기는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