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노동청 없고 민간 고용평등상담실도 없어”…지역편차 심각

고나린 기자 2026. 9. 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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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인천여성노동자회 고용평등상담실의 한 내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간 고용평등상담실 확대·복원 촉구 기자회견'에서 대독을 통해 자신의 사례를 소개하며, "저처럼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 노동자가 혼자 버티지 않는 사회를 위해 민간 고용평등상담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 등으로 구성된 '전국고용평등상담실네트워크'와 이수진·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민간 고용평등상담실 완전 복원 및 확대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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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전국고용평등상담실네트워크와 이수진,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민간 고용평등상담실 확대·복원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수진 의원실 제공

“저는 2016년부터 인천 미추홀구청에서 임기제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7월 출산휴가계획을 알리자 상사로부터 ‘한 사람으로 인해 다수가 희생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계약이 종료됐습니다. 임기제 공무원이라 제도 안에서 충분한 보호를 받기 어려웠고, 우연히 찾은 민간 고용평등상담실을 통해 현실적인 방법을 찾게 됐습니다. 지난 5월 저는 국가인권위원회를 통해 처음으로 차별을 인정받았습니다”

9일 인천여성노동자회 고용평등상담실의 한 내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간 고용평등상담실 확대·복원 촉구 기자회견’에서 대독을 통해 자신의 사례를 소개하며, “저처럼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 노동자가 혼자 버티지 않는 사회를 위해 민간 고용평등상담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 등으로 구성된 ‘전국고용평등상담실네트워크’와 이수진·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민간 고용평등상담실 완전 복원 및 확대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민간 고용평등상담실은 직장 내 성희롱과 고용상 성차별 등에 대한 상담과 권리 구제를 위해 노동부가 지정해 운영비를 지원하고 민간이 위탁받아서 운영하는 전문 상담기관이다. 2000년부터 직장 내 성차별·성희롱 및 임신·출산·육아·괴롭힘으로 인한 불이익 등 여성노동자가 겪는 고용상 차별을 상담하고 권리구제를 지원해왔다. 2023년까지 전국 19곳이 운영됐지만 윤석열 정부 시기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가 올해 9곳만 복원돼 ‘반쪽 복원’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도 4곳만 추가돼 13곳 운영 예산만 반영된 상황이다.

정부는 2024년 민간 고용평등상담실 예산을 전액 삭감한 뒤 전국 권역별 8개 노동청에 고용평등상담관 16명을 배치하고 ‘정부 상담창구가 유사한 역할을 한다’고 안내하며 민간 고용평등상담실은 일부만 복원하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정부상담창구가 사건을 접수하고 안내하는 행정적 창구의 역할을 한다면 민간 고용평등상담실은 피해자 곁에서 사건 처리 과정의 많은 부분을 함께한다는 점에서 행정기관과는 다른 역할을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예민 대구여성회 대표는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의 경우 대부분 안내나 한 번의 상담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민간 고용평등상담실은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하는 피해자 곁에서 이들이 신고 등 제도적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노동청이나 경찰 조사에 동행하고, 노무사나 변호사 등의 전문가 자문을 연계하고, 기자회견과 여론을 통해 행위자와 사업주를 압박하기도 한다”며 민간 고용평등상담실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 대표는 “행정기관이 사건을 처리하는 기관이라면 민간 고용평등상담실은 지역사회와 연결되며 제도를 개선하고 성평등 문화를 만들어가는 공공적 역할을 수행해왔다”고 덧붙였다.

지방노동청이 없는데 민간 고용평등상담실도 사라진 지역이 사작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제주도가 대표적이다. 정은숙 제주여민회 대표는 대독을 통해 “제주는 소규모 영세사업장이 대다수고 관광 서비스업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타 지역 인프라를 이용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상황이 이러함에도 제주는 고용노동부 지방청조차 없다.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일수록 민간의 전문성을 활용한 상담실의 완전한 복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신상아 서울여성노동회장은 “복원된 9개소는 서울, 인천, 수원, 대전, 전북, 부산 등에 있어 나머지는 다 사각지대다. 왜 지역 여성노동자들은 상담에서조차 소외되고 배제되어야 하느냐”면서 “생색내기식 복원이 아니라 완전한 복원과 확대를 촉구한다. 정부와 국회는 국정과제로 제시한 민간 고용평등상담실 복원을 완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개소 전체 복원을 위한 예산 반영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국회 예산 논의를 통해 증액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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