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라인서 다른 차 척척…기아 ‘다품종 맞춤생산’

하종훈 2026. 9. 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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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노란색 산업용 로봇팔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약 3m 높이에 쌓인 팔레트에서 부품을 집어 옮기고 거대한 회색 차체를 번쩍 들어 방향을 바꿨다.

경기 화성시 기아 오토랜드의 목적기반차량(PBV) 전용공장 '이보(EVO) 플랜트 이스트'에서 지난 8일 만난 전기밴 PV5 생산라인의 로봇들은 소비자의 주문대로 다양한 사양의 차량을 생산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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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PBV 공장 가 보니
180여개 사양, 같은 라인서 만들어
용접·이송·도장 80% 이상 자동화
복잡한 공정, 사람이 조립해 ‘공존’
14일 독일서 대형 PV7 최초 공개
기아 ‘PBV 생산 허브 테크 데이’ - 지난 8일 경기 화성시 기아 오토랜드 화성 ‘이보 플랜트 이스트’ 차체공장에서 로봇팔들이 한 생산라인에서 여러 사양의 PV5 차체를 용접하고 있다. 기아 제공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노란색 산업용 로봇팔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약 3m 높이에 쌓인 팔레트에서 부품을 집어 옮기고 거대한 회색 차체를 번쩍 들어 방향을 바꿨다. 용접라인에서는 로봇팔이 차체를 에워싼 채 움직일 때마다 불꽃이 튀었다.

경기 화성시 기아 오토랜드의 목적기반차량(PBV) 전용공장 ‘이보(EVO) 플랜트 이스트’에서 지난 8일 만난 전기밴 PV5 생산라인의 로봇들은 소비자의 주문대로 다양한 사양의 차량을 생산해냈다. 자동차 공장의 경쟁력이 ‘같은 차를 얼마나 많이 만드느냐’에서 ‘얼마나 다르게 만들 수 있느냐’로 확장된 셈이다.

PV5는 승객용·화물용·교통약자용 등 기본 형태가 다양하고 냉동차·캠핑카 등으로도 확장된다. 좌석 배열과 뒷좌석 문 유무, 차체 길이 등이 달라 차체공장 기준 생산 사양만 180여 개가 넘는다. 이렇게 다양한 차량을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함께 만든다.

조립공장에서는 PV5 패신저·카고·섀시캡 등이 한 라인에 섞여 들어와도 로봇이 생산정보를 읽고 차량에 맞는 엠블럼(차량 앞뒤의 브랜드·차종 표시)을 골라 후드(앞쪽 덮개)와 뒤쪽 문에 붙였다. 차체 조립에는 기존 하나의 주요 공정을 네 단계로 나눈 ‘4-벅 순차조립 공법’을 적용했다. 차량 크기와 구조가 달라도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뒷좌석 문이 없는 사양처럼 일반 용접건이 닿기 어려운 곳에는 길이 2m의 대형 용접건을 쓰고, 더 좁은 부분은 레이저로 용접한다. 차량마다 다른 길이와 무게중심은 로봇팔이 해결한다. 차체 앞뒤를 잡은 대형 로봇팔 두 대가 움직임을 맞추며 잡는 위치를 자동 조정한다. 이어 차체를 넘겨받은 자율주행 운반 로봇(AGV)이 공장 곳곳을 오가며 사람이 다가서면 멈춘다.

기아 오토랜드 화성 ‘이보 플랜트 이스트’ 차체공장에서 자율주행 운반로봇(AGV)이 차체 부품을 옮기고 있는 모습. 기아 제공

이보 플랜트 이스트는 연간 10만대 생산 규모로 차체 용접은 100%, 부품 이송은 83%, 도장은 91%가 자동화됐다. 조립공장 자동화율은 27%다. 복잡한 천장 내장재 등 일부는 작업자가 직접 조립한다. 기아 측은 “작업자들과 공존하는 공장”이라고 설명했다. 품질 관리도 자동화했다. 조립을 마친 차량은 3D 비전 카메라로 차체의 틈과 높이 차이를 측정한다. 같은 지점을 반복 측정해도 측정값 편차가 ±0.2㎜ 수준이다.

기아는 이 공장이 오토랜드 화성의 기존 양산라인보다 자동화 수준이 약 9% 높고 품질·운영 측면에서도 약 10%의 효율 개선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동화가 PV5 제조원가 절감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지는 않다”고 했다. 서로 다른 사양의 차량을 한 라인에서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자동화 기술을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맞춤 생산’은 공장을 나온 뒤에도 이어진다. 인근 PBV 컨버전센터에서는 기본차를 오픈베드·냉동탑차·캠핑카 등 고객 용도에 맞게 바꾼다. 필요한 구조를 기본차 개발 단계부터 반영하고 불필요한 부품은 처음부터 달지 않는다. 기아는 오는 14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6’에서 PV5보다 큰 ‘PV7’을 공개한다. PV7은 내년 6월에 준공 예정인 이보 플랜트 웨스트에서 생산된다. 이스트와 웨스트를 합친 연간 PBV 생산능력은 20만대다.

하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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