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나혼산' 찜찜한 늦장대응 후폭풍…여행 예능 '살얼음판'

유지혜 기자 2026. 9. 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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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산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의 즉흥 여행 논란이 말끔히 가시지 않은 가운데 다른 여행 예능 소재 프로그램들까지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나 혼자 산다'가 지난달 카자흐스탄 여행 특집으로 '조작 논란'에 휩싸여 이를 해명했지만, 시청자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분위기다. 당시 방송인 전현무가 행선지부터 현지 여행까지 즉석에서 진행되는 것처럼 그려졌으나 제작진이 일부 촬영을 미리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파장을 키운 것은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의 늦장대응이다. 제작진은 즉흥 여행진위가 본격적으로 도마 위에 오른 지 열흘이나 지난 4일에서야 “제작진의 판단과 대응이 미숙했던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해명문을 내놨다. 그 사이 시청자 의심에도 '알마티 시의 제작 지원이 없었다'고 밝혔다가 '촬영 협조가 있었다'고 슬그머니 입장을 번복하는 촌극도 빚었다.

제작진의 해명문 요지는 '전현무가 공항에서 카자흐스탄 행 비행기를 선택할 것을 예상했다'는 내용이었다. 전현무의 선택을 예측하고 제작진 항공권을 미리 구매하고 알마티시 관광청에 촬영 협조를 구했다는 것. 제작진은 전현무가 만약 다른 선택을 했다면, 관련 준비를 모두 취소하려 했다고 해명하면서 “방송에서 표현한 '즉흥 여행'은 전현무가 목적지와 항공권을 미리 정하지 않은 채 당일 여행지를 결정해 떠나는 방식을 의미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청자 사이에서는 '제작진이 어떻게 정확하게 전현무 선택을 예측할 수 있었느냐'며 의심 섞인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일부 사전 준비를 했음에도 '즉흥 여행'으로 포장한 제작진의 행동에 관찰 리얼리티 포맷에 대한 신뢰가 이미 깨졌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프로그램 공식 SNS 등에는 '이것도 가짜인가요?',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등의 부정적인 댓글이 줄줄이 달린 상황이다.

날 선 대중의 시선은 다른 여행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확인된다. 20일 처음 방송하는 MBN 여행 예능프로그램 '디스이즈현무로드'가 대표적이다. 전현무가 직접 여행 루트를 짜서 여행하는 과정을 담는 프로그램은 '나 혼자 산다'의 후폭풍 때문에 첫 방송 전부터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청자가 생겼다.

10월 방송을 앞둔 SBS Plus·MBN '상남자의 여행법 in 대만'도 비슷한 우려를 받고 있다. 지난 4월 시즌1을 방송한 '상남자의 여행법'은 이종격투기선수 추성훈, 가수 김종국이 세세한 계획을 짜기보다 즉석에서 하고 싶은 걸 찾아 움직이는 여행을 그렸다. 시즌2 격인 대만 편도 뼈대가 같은 만큼, 즉흥 여행에 대한 시청자 신뢰를 얻는 게 우선 과제가 됐다.

여행 예능을 기획 중이거나 현재 방송 중인 여행 소재 프로그램 제작진도 최근 시청자 반응을 면밀히 살펴보며 몸을 사리고 있다. 한 여행 소재 프로그램 관계자는 JTBC엔터뉴스에 “('나 혼자 산다' 논란 이후)여행 리얼리티 포맷 자체에 대한 시청자 신뢰가 깎일까 봐 홍보 등에 최대한 주의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유지혜 엔터뉴스팀 기자 yu.jihye1@jtbc.co.kr
사진=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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