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날자 기업 실적도 ‘훨훨’…성장·수익성 역대 최고

박준호 기자 2026. 9. 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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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
제조업 매출 증가율 39.6%로 껑충
삼전·SK하이닉스 제외 시 14.0%
건설업도 8분기 만에 증가세 전환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실적이 크게 뛰면서 올해 2분기 국내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기업들의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까지 낮아져 재무건전성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광양항 전경. /여수광양항만공사 제공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실적이 크게 뛰면서 올해 2분기 국내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기업들의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까지 낮아져 재무건전성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기업 매출액은 전 분기보다 26.7% 증가했다. 1분기 증가율 13.5%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확대된 수준이다.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매출 증가세가 강해졌다. 대기업은 16.0%에서 30.5%로 상승했고 중소기업 역시 2.4%에서 10.2%로 증가 폭을 키웠다.

전체 실적을 끌어올린 핵심은 제조업이었다.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은 1분기 21.1%에서 2분기 39.6%까지 치솟았다. 반도체 업황 호조가 지속되면서 기계·전기전자 등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전자영상통신장비의 증가율은 75.7%에서 119.7%까지 높아졌다. 다만 해당 업종을 제외할 경우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은 14.0%로 낮아진다. 반도체가 전체 제조업 성장세를 상당 부분 견인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서비스 등 비제조업에서도 매출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비제조업 증가율은 3.7%에서 9.7%로 확대됐다.

운수업은 중동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오른 해운 운임과 항공 화물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8.1%에서 13.6%로 상승했다. 도소매업도 반도체 판매업체와 백화점 등 유통업체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7.1%에서 13.7%로 증가 폭을 키웠다.

장기간 부진했던 건설업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건설업 매출액 증가율은 1분기 -4.0%에서 2분기 0.3%로 올라섰다. 반도체 공장 관련 공사 물량이 늘어난 영향으로 8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기업들이 매출을 통해 실제로 얼마만큼의 영업이익을 남겼는지를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도 크게 개선됐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1분기 13.2%에서 2분기 16.9%로 올랐다. 대기업은 같은 기간 14.8%에서 19.1%로 높아졌으며 중소기업도 4.7%에서 5.3%로 개선됐다.

제조업의 수익성 개선이 특히 두드러졌다.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18.1%에서 24.0%로 뛰었다. 고정비 비중이 높은 반도체 산업에서 매출 확대에 비해 영업이익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난 데다 중동 전쟁에 따른 정제마진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비제조업 영업이익률은 5.7%에서 5.0%로 떨어졌다. 고유가와 우회 항로 이용 등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가 수익성을 끌어내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기업 실적 개선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의 영향이 컸다. 두 기업을 제외하면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은 14.0%,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7.2%로 낮아진다. 비제조업 영업이익률 5.0%와 비교해 수익성 격차도 크게 좁혀진다.

이미주 한국은행 기업통계팀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이 크게 낮아지지만, 두 기업을 제외하더라도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재무 안정성 역시 한층 나아졌다. 1분기 87.0%였던 부채비율은 2분기 84.5%로 2.5%포인트 낮아졌다. 전체 자본에서 외부 차입금이 차지하는 정도를 보여주는 차입금 의존도도 23.9%에서 22.8%로 하락했다.

향후 기업 실적은 반도체 호조의 지속 여부와 대외 불확실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팀장은 "AI 투자 수요를 바탕으로 한 반도체 호조가 3분기 말까지 이어진다면 내수에서도 회복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반적인 지표 개선이 반도체 제조업을 중심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있지만 중동 전쟁의 전개와 미국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국내 기업의 경영 여건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bj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