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올리려 1천631권 ‘사재기’…유명 밀리언셀러 작가 기소

김태훈 2026. 9. 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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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밀리언셀러 에세이 작가가 자신의 신간을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리기 위해 출판사 대표와 함께 1천600여 권을 이른바 '사재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2024년 3월부터 7월까지 A씨의 신간 판매량을 인위적으로 높여 한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유지시키기 위해 전국 각지 오프라인 매장에서 책 1천631권을 구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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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구매자금 대고 출판사 대표는 전국 서점 돌며 분산 구매
전체 판매량 14% 인위적 구매…분야별 순위 3·4위→2·3위 상승
검찰 “비회원 현장구매 사재기 걸러낼 제도적 장치 미비”
서점 사재기 사건 인포그래픽. 사진=ChatGPT
유명 밀리언셀러 에세이 작가가 자신의 신간을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리기 위해 출판사 대표와 함께 1천600여 권을 이른바 '사재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형사3부는 9일 에세이 작가 A씨와 출판사 대표 B씨를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2024년 3월부터 7월까지 A씨의 신간 판매량을 인위적으로 높여 한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유지시키기 위해 전국 각지 오프라인 매장에서 책 1천631권을 구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2016년 출간한 저서가 약 170만 부 판매된 유명 에세이 작가로, 사건 대상 신간은 2024년 1월 발간됐다. B씨는 과거 A씨의 저서를 출판했던 출판사 대표로 이번 사건 대상 도서의 출판사와는 관련이 없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 작가가 돈 대고 대표가 전국 서점 순회

검찰 수사 결과 A씨는 사전에 B씨에게 도서 구매자금을 지급했고, B씨는 전국 각지의 서점 매장을 돌며 수차례에 걸쳐 책을 분산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동일 매장에서 반복 구매해 사재기 정황이 드러나는 것을 피하기 위한 방법까지 두 사람이 공유했다고 밝혔다.

직원이 교대한 뒤 다시 책을 구매하거나, 일부러 포장을 훼손한 뒤 파본을 구매한다는 이유를 들어 추가로 책을 사는 방식 등이 사용됐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해당 사건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출판유통심의위원회의 고발로 시작됐다. 고양경찰서는 2024년 12월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를 진행한 뒤 2025년 9월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고양지청은 사건을 넘겨받은 뒤 판매량과 베스트셀러 순위에 실제 영향을 미쳤는지 등에 대한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추가 수사를 진행했다.

◇ 1천631권이 전체 판매의 14%…실제 순위도 상승

검찰이 범행 기간 판매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당 도서는 모두 1만1천135권이 판매됐으며 이 가운데 약 14%인 1천631권이 A씨와 B씨의 구매 물량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 같은 구매로 해당 도서의 분야별 주간 베스트셀러 순위가 기존 3·4위권에서 2·3위권으로 실제 상승했다고 판단했다.

단순히 책을 다량 구매한 데 그치지 않고 인위적으로 높아진 판매량이 베스트셀러 순위에 반영되면서 소비자가 책의 인기와 판매 추세를 잘못 판단할 가능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 '비회원 현장 구매'가 사재기 사각지대

수사 과정에서는 현행 베스트셀러 집계 시스템의 구조적 허점도 확인됐다.

해당 서점은 회원 한 명이 같은 날 여러 권의 동일 도서를 구입할 경우 이를 일정 부분 제한해 집계하는 등 사재기 방지 장치를 운영하고 있지만, 비회원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구매하는 경우 반복·분산 구매 여부를 걸러낼 수 있는 장치는 상대적으로 미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릴 경우 광고비를 지출하는 것 이상으로 높은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출판업계 구조가 사재기의 유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고양지청 관계자는 "문화산업의 건전한 유통질서와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왜곡하는 불공정 행위에 엄정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은 검찰이 공소를 제기한 단계로, A씨와 B씨의 혐의 및 구체적인 공소사실은 향후 재판을 통해 최종 판단될 예정이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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