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영점이 최대 승부처…프랜차이즈 '검증후 가맹시대' 연다
규제·마찰 확대→ 사업 모델 재검토

프랜차이즈업계의 '가맹점 늘리기' 공식이 바뀌고 있다. 직영점에서 사업성을 검증한 뒤 가맹점을 확대하거나 가맹사업을 줄이고 직영·유통 중심으로 돌아서는 브랜드가 잇따르고 있다. 규제와 마찰 부담이 커지면서 무조건적인 외형 확장 대신 수익성과 운영 안정성을 먼저 따지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9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8월 가맹사업 정보공개서 등록을 취소한 브랜드는 1345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03개보다 3.2% 증가했다. 정보공개서 등록 취소가 브랜드 폐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맹 모집을 접고 직영으로 전환하는 브랜드가 늘고 있는 대목이 주목된다.
대표적으로 로봇카페 브랜드 라운지엑스는 지난 2022년 첫 매장을 연 이후 직영점만 운영하며 매출과 주문량, 시간대별 수요 등 데이터를 축적한 뒤 이달부터 24시간 로봇카페 모델의 가맹사업을 개시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24시간 무인 매장 9곳과 유인 매장 3곳 등 총 1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직영으로 사업성을 검증한 뒤 가맹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맘스터치도 일본에서 직영점 5곳을 운영하며 상권별 메뉴 선호도와 피크타임 수요, 매장 운영 효율성 등을 검증한 뒤 가맹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달 신주쿠 파크타워점을 열면서 일본 매장은 직영 5곳, 가맹 1곳 등 6곳으로 늘었다. 회사는 직영점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일본형 가맹 모델을 구축해 내년 말까지 현지에 100개 매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도넛 브랜드 노티드 운영사 GFFG는 가맹사업을 아예 접고 직영으로 돌아섰다. 2024년 정보공개서를 등록하고 가맹사업에 나섰지만, 제품과 서비스를 균일하게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지난 3월 정보공개서를 자진 취소했다. 현재 전국 30곳의 노티드 매장은 모두 직영점이다.
BKR의 버거킹은 국내 560여 매장 중 약 75%가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다. 제너시스BBQ의 국내 직영점은 80여 개로, 교촌(2곳), BHC(12곳) 등 경쟁 프랜차이즈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두 브랜드 모두 직영점을 통한 일관된 품질 관리와 신제품 테스트, 신규 마케팅이 용이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기업 계열 프랜차이즈의 가맹사업 철수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웰푸드 나뚜루는 지난달 가맹사업 정보공개서 등록을 취소했다. 지난해 말 직영 매장을 모두 폐쇄한 데 이어 남아 있던 가맹점 8곳의 영업도 종료했다. 다만 '브랜드 인지도'를 살려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 채널에서의 완제품 판매 위주로 선회했다.
이랜드이츠 베이커리 프랑제리도 비슷한 시기에 정보공개서 등록을 취소하고 사업 모델을 직영화했다. 한때 12곳까지 늘었던 가맹점은 현재 1곳으로 줄었고 직영점은 5곳이다.
직영 중심 사업 확장 이면에는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가맹사업 환경도 한몫하고 있다. 공정위가 지난 7월 통과시킨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은 가맹점·직영점 수 등 중요 정보의 변경 주기를 연 1회에서 분기별로 단축하고, 반복적으로 법을 위반한 가맹본부의 과징금 가중 한도를 50%에서 100%로 높이는 내용을 담았다. 개정안은 2028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여기에 차액가맹금과 필수품목을 둘러싼 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가맹점주들과의 법정 다툼 및 단체 협의권 문제 등도 프랜차이즈 본사를 압박하고 있다.
업계에선 현재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맹사업을 한꺼번에 접을 수 없다고 보면서도, 임대료가 높은 핵심 상권을 위주로 직영 운영을 통해 상징성과 수익을 확보하면서 직영화 데이터를 쌓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경쟁 심화로 가맹점을 늘려서 수익과 브랜드 관리를 모두 풀어가기 어려워졌고, 각종 규제와 가맹점과의 대립 속에서 상품·서비스 균일성 및 경영 차질을 둘러싼 우려는 커지고 있다"며 "가맹사업을 축소하고 직영으로 확실한 통제력을 가지려는 브랜드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권한일 기자 kw@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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