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또 봐” 말대로…피터팬 아빠, 아들 보이는 나무 아래에

남소연 2026. 9. 9. 13: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안녕, 또 봐. 또 올게."

'피터팬 아빠' 고 전경철 작가가 생전 그토록 사랑했던 아들이 보이는 곳에 잠들었다.

전 작가의 책 '안녕, 피터팬'을 출간한 출판사 이야기장수 이연실 대표는 8일 자신이 SNS에 "어제 전경철 작가님을 보내드리고 돌아왔다"며 "전경철 작가님이 가장 사랑하고 보고 싶어 할 이들 곁에 모시느라 두 군데를 다녀왔고 다녀오니 한밤이 되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남소연 기자] “안녕, 또 봐. 또 올게.”

‘피터팬 아빠’ 고 전경철 작가가 생전 그토록 사랑했던 아들이 보이는 곳에 잠들었다. 아들과 헤어지며 한 ‘또 봐’라는 약속대로, 이제 고인은 아들 곁에서 오래도록 함께하게 됐다.

(사진=유튜브 채널 '실화 On' 캡처)
전 작가의 책 ‘안녕, 피터팬’을 출간한 출판사 이야기장수 이연실 대표는 8일 자신이 SNS에 “어제 전경철 작가님을 보내드리고 돌아왔다”며 “전경철 작가님이 가장 사랑하고 보고 싶어 할 이들 곁에 모시느라 두 군데를 다녀왔고 다녀오니 한밤이 되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대표는 “그토록 그리워했던 피터팬 아들이 살아가고 노는 모습 보시라고 아드님 전제원님이 잘 보이는 양지바른 나무 아래 수목장을 했다”며 “MBC 실화탐사대 방송에서 피터팬에게 ‘또 봐…아들, 또 올게’ 하셨었는데 다시 돌아와 이제 피터팬 아들이 땅을 딛고 걷는 소리, 공 차는 소리, 숨소리, 나무 아래서 모두 들으시겠지요”라고 적었다.

생전 고인이 좋아하던 음식도 함께 놓였다. 전 작가가 아들의 생일 파티 때 직접 들고 왔다는 케이크와 투병 생활 중에도 유일하게 먹을 수 있었던 자두 등을 두었다.

이후 이 대표는 “전경철 작가님의 어머님, 아버님이 계신 공주로 또 넘어가 어머님 아버님 옆의 소나무에 모셨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추억하는 고인은 언제나 밝고 용감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전 작가는 아들의 경우처럼 안전한 보금자리를 찾기 위해 전국의 시설을 찾아 헤매는 다른 장애 가족들을 떠올릴 때면 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 대표는 “입관식과 화장장에서 많이 울고 화장이 진행되길 기다리는 동안 혼자 걷다가, 소망의 나무라는 것을 발견했다. 작가님의 너무도 아름다운 꿈이었던 피터팬재단과 네버랜드 마을, 전경철 작가님은 돌아가셨지만 우리들이, 피터팬의 사람들이 지켜내고 이뤄가게 해달라고 썼다”며 “전경철 작가님이 ‘나 죽으면 내 꿈 물거품 될까 봐 걱정했는데 남은 사람들이 내 꿈 더 잘 지켜내고 있다’며 환히 웃는 영정사진처럼 하늘나라에서 어머님 곁에서 웃으실 수 있도록 저도 제 역할을 기필코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전 작가는 중증 자폐가 있는 아들을 20년 넘게 홀로 키워오다, 암 투병 끝에 지난 5일 밤 별세했다.

지난해 4월 간암 말기 시한부 판정을 받은 전 작가는 자신이 떠난 뒤에도 아들이 거주할 수 있는 곳을 찾기 위해 전국의 장애인 거주 시설 1000여곳의 문을 두드렸지만,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전 작가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상황을 ‘브런치’에 기록했고, 이 같은 상황이 지난 3월 지상파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큰 울림을 줬다. 이후 전 작가의 아들은 충북의 한 발달장애인 자립 시설에 들어갈 수 있었다.

전 작가는 생전 아들과 같은 성인 발달장애인들이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생활 공동체와 피터팬재단 설립을 추진해 왔다. 마을 이름은 동화 피터팬 속에 등장하는 낙원의 섬인 ‘네버랜드’에서 따왔다.

전 작가는 생전 마지막 영상 편지를 통해 “제 생애 마지막 여정이다. 중증 장애인이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네버랜드 마을 건립과 이를 위한 피터팬재단 창립을 위해 수많은 분들이 함께 걷고 있다. 이 길에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하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남소연 (namso@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