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넨셀 “독성 없다”…‘113억 투자’ 공시 평가서에도 실렸다

김현지 기자 2026. 9. 9.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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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코로나 신약 로비 의혹'의 중심에 있는 업체 제넨셀이 허위 자료를 기반으로 100억원대 투자 유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속 처리"를 요청했던 제넨셀이 동물실험 부작용을 은폐한 자료로 부실한 외부평가를 받았고, 이 평가서가 그대로 금융당국에 제출돼 투자 유치의 발판이 된 것이다.

시사저널이 9일 금융당국에 제출된 세종메디칼의 외부평가의견서를 분석한 결과, D회계법인이 제넨셀 양수가액 판단의 핵심 근거로 삼은 실험 데이터가 검찰과 법원이 조작으로 판단한 것과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임상시험 승인 심사가 더뎌지자 양아무개씨는 2021년 9~10월 김승원 후보자에게 제넨셀 치료제의 식약처 임상 승인을 서둘러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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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동물실험 허위·누락 혐의 유죄 판단 했지만…투자 평가서엔 ‘효능·안전성’ 강조
세종메디칼, 임상 승인 일주일 전 제넨셀 구주·CB 인수…취득 대상 최대 127억원 평가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세종메디칼은 복강경 수술용 의료기기 전문 기업으로, 2021년 제넨셀 투자 실패와 실적 악화 등이 맞물려 주가가 급락한 끝에 거래정지 및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 곳이다. ⓒ시사저널 최준필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코로나 신약 로비 의혹'의 중심에 있는 업체 제넨셀이 허위 자료를 기반으로 100억원대 투자 유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속 처리"를 요청했던 제넨셀이 동물실험 부작용을 은폐한 자료로 부실한 외부평가를 받았고, 이 평가서가 그대로 금융당국에 제출돼 투자 유치의 발판이 된 것이다.

제넨셀 설립자이자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자인 강아무개씨는 동물실험 결과를 은폐하고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약사법 위반 등)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사라진 부작용, 조작된 데이터

시사저널이 9일 금융당국에 제출된 세종메디칼의 외부평가의견서를 분석한 결과, D회계법인이 제넨셀 양수가액 판단의 핵심 근거로 삼은 실험 데이터가 검찰과 법원이 조작으로 판단한 것과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D회계법인은 세종메디칼과의 용역계약에 따라 2021년 6월30일을 평가기준일로 삼아, 제넨셀 지분 66만주와 전환사채(CB) 50억원의 양수가액 적정성을 평가했다. 이 평가서는 세종메디칼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과 그 시행령에 따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주요사항보고서의 첨부서류로 쓰였다.

분석 결과 제넨셀의 전체 자기자본가치는 약 540억원에서 758억원, 자산 가치는 약 91억원에서 127억원으로 산출됐다. D회계법인은 실제 양수예정가액 112억9000만원이 이 범위 안에 들었다며 "이것이 부적정하다고 판단할 만한 근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세종메디칼은 이를 근거로 2021년 10월19일 제넨셀 지분과 CB를 모두 112억9000만원에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강씨는 자신이 보유한 제넨셀 주식 66만주를 세종메디칼에 약 63억원에 매도했다. 세종메디칼은 별도로 제넨셀 CB 50억원을 인수했다. 식약처가 제넨셀 치료제의 임상계획을 승인(10월26일)하기 일주일 전이다.

'가격표'를 뒷받침한 것은 제넨셀이 제공한 자료다. D회계법인은 담팔수 잎을 에탄올로 건조해 추출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ES16001'의 가치를 산정하며 "SARS-CoV-2(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정식 학명) 감염 햄스터 동물모델에서 체온·체중 감소 억제, 스파이크 단백질 결합 억제 등 우수한 항바이러스 활성이 확인됐다"는 동물실험 데이터를 근거자료로 명시했다. 이어 "회사는 고농도에서 독성이 없으면서 치료효과가 우수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예방·개선용 조성물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D회계법인은 인도에서 진행한 임상2상 결과도 함께 인용했다. 60명을 대상으로 투약 6일 만에 95%가 회복됐다는 수치였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임상 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소개하며 "한국의약연구소와 코로나 경증·중등도 환자를 대상으로 한 ES16001정 임상2상 결과 분석, 임상3상 프로토콜 작성 및 국내 임상을 포함한 글로벌 임상3상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신약은 통상 임상 1상(안전성 확인), 2상(첫 약효·부작용 검증), 3상(대규모 환자 대상 복용량 확정)을 거쳐야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이 중 2상이 가장 낮은 성공률을 보이는 관문으로 꼽힌다. 세종메디칼 투자 근거가 된 평가서는 이 같은 임상단계별 통계적 성공확률을 반영해 제넨셀의 기업가치를 산정한 것이다.

'김승원 지인' 브로커 대가 받아

문제는 정작 이 모든 계산의 출발점, 동물실험 데이터 자체가 조작된 자료였다는 점이다. 원래 강씨가 개발한 치료제 핵심 물질을 투여받은 햄스터 5마리 중 1마리는 죽었다. 나머지 4마리도 폐 비대증 등 심각한 부작용을 보였다. 그러나 강씨는 실험을 의뢰한 대학 연구소가 이 같은 부작용을 명시한 자료를 보내오자 삭제를 요청했고, 부작용이 빠진 버전을 다시 받아냈다. 이는 식약처 임상계획 승인 절차와 세종메디칼 투자 유치 등에 쓰인 것이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인맥'도 활용됐다. 임상시험 승인 심사가 더뎌지자 양아무개씨는 2021년 9~10월 김승원 후보자에게 제넨셀 치료제의 식약처 임상 승인을 서둘러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김 후보자는 10월12일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문자로 신속 처리를 요청했다. 임상 승인(10월26일) 다음 날, 양씨는 강씨와의 통화에서 "이거 벌어서 승원 오빠 캐시 2000(만원) 쥐어주려 했다. 이재명 캠프 자금 필요할 때인데 하면서 생색내가지고"라고 말하며 대가를 줘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강씨는 투자 유치 이후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세종메디칼 주식 매수를 지원하는 한편, 양씨가 설립한 회사의 CB 6억원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양씨에게 보답했다.

즉, 강씨와 양씨는 국회의원인 김 후보자와 식약처를 '뒷배' 삼아 최소 수억원, 많게는 수백억원의 이익을 얻은 것이다. 피해는 오롯이 개미 투자자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제넨셀은 2021년 10월26일 임상 계획을 승인받았지만, 환자 모집 요건을 채우지 못해 2023년 5월 임상이 잠정 중단되며 상용화가 끝내 무산됐다. 승인 일주일 전 제넨셀 최대주주가 된 세종메디칼은 이후 지분 가치를 전액 손상차손 처리(0원)했고, 주가는 고점 대비 95% 넘게 폭락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됐다.

강씨는 코로나 치료제 임상계획 승인과 관련한 약사법·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 사건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2심이 진행 중이다. 법원에서도 확인된 조작 데이터가 금융당국에 제출된 공시서류의 근거가 된 만큼, 세종메디칼의 보고서 자체가 허위 자료에 기반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세종메디칼과 제넨셀 등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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