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보릿고개’ 넘는 실리콘밸리…“급한 데이터센터부터 돌리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엔비디아 본사가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 산타클라라에서 데이터센터에 전기를 먼저 공급하되 전력망이 부족해지면 전력회사가 직접 사용량을 줄이거나 공급을 끊을 수 있는 이례적인 방식이 등장했다.
전력 공급 일정을 앞당겨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 전력망에 문제가 생기면 SVP가 해당 시설의 전력 사용량을 직접 줄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력망을 먼저 대규모로 증설한 뒤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전력망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데이터센터의 사용량을 조절하며 먼저 연결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려는 것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력망증설 기다리며 시간 허비
IDC 먼저 공급후 부족땐 차단해
전력공급량 맞춰 AI 연산 조절도
![스택이 실리콘밸리에서 운영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SVY02 [사진=스택]](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09/mk/20260909134802773anit.png)
8일(현지시간) 산타클라라 시의회에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시가 운영하는 전력회사 실리콘밸리파워(SVP)는 데이터센터 개발사 스택인프라스트럭처 측과 이 같은 방식의 전력 공급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전력 공급 일정을 앞당겨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 전력망에 문제가 생기면 SVP가 해당 시설의 전력 사용량을 직접 줄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발단은 스택 측 특수목적법인인 ‘1220 산타클라라 프롭코’가 산타클라라의 한 산업지역에 건설한 48MW급 데이터센터다. 데이터센터는 지어졌지만 SVP의 전력 공급이 늦어지면서 시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스택은 산타클라라시에 제출한 손해배상 청구에서 전력 공급 일정의 불확실성 때문에 데이터센터를 고객에게 임대할 수 있는 능력이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건물과 설비를 갖춰 놓고도 이를 돌릴 전기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사업에 차질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산타클라라시는 결국 기존 전력 공급 일정을 앞당기는 대신 전력회사에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을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방식을 택했다. 시의회가 승인한 계약에 따르면 스택의 데이터센터 설비는 SVP의 원격감시제어(SCADA) 시스템과 연결된다. 평소에는 전력을 공급받아 정상적으로 가동하지만 전력망에 문제가 발생하면 SVP가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필요하면 전력 공급 자체를 제한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력망이 완전히 확충될 때까지 데이터센터를 세워두는 대신 일단 가동하고, 전력이 부족해지는 순간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다.
산타클라라가 이런 방식을 도입한 것은 데이터센터 증가 속도를 전력망 확충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타클라라는 실리콘밸리에서도 데이터센터가 가장 밀집한 지역 가운데 하나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클라우드·인터넷 기업들이 몰려 있는 데다 자체 시영 전력회사인 SVP가 비교적 저렴한 전력을 공급하면서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들어서고 있다.
SVP는 스택에서 적용하는 이 같은 방식을 다른 대규모 전력 고객으로 확대하기 위해 ‘유연부하연계프로그램(FLIP)’도 추진하고 있다. 전력망이 부족할 때 사용량을 줄이는 데 동의하는 기업에 기존보다 빠른 전력망 연결을 허용하는 제도다. 전력망에 여유가 있을 때는 정상적으로 전기를 사용하지만 전력 수요가 급증하거나 송·배전망에 문제가 생기면 SVP가 감축을 요구한다. 고객이 충분히 사용량을 낮추지 않으면 SVP가 직접 전력 공급을 제한할 수도 있다.
산타클라라는 스택뿐 아니라 약 5개의 기존 대형 전력 고객과도 비슷한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전력망을 먼저 대규모로 증설한 뒤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전력망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데이터센터의 사용량을 조절하며 먼저 연결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려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AI 연산 자체를 전력망 사정에 맞추려는 실험도 시작됐다. SVP는 에메랄드AI, 엔비디아 등과 함께 상업용 데이터센터에서 전력망의 신호에 따라 AI 연산 부하를 조절하는 기술을 실증하고 있다. 전력이 충분할 때는 GPU를 적극적으로 가동하고 전력 수요가 몰려 전력망이 빠듯해지면 당장 처리할 필요가 없는 AI 작업을 뒤로 미루거나 GPU 가동량을 낮춰 전력 소비를 줄이는 방식이다.
실리콘밸리 소재 테크 기업에 근무하는 한 엔지니어는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전력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상당히 치열하다”며 “여러 기업이 데이터센터 건설로 인한 전기료 급등은 줄이면서도 GPU를 운영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룸살롱서만 3000억”…법인카드 유흥업소 결제액 보니 - 매일경제
- “20년 살았으면 이제 비워주세요”…장기전세 연장 요구에 못 박은 오세훈 - 매일경제
- 고향집 논밭 정리 골든타임 곧 끝난다 … 장기보유공제 받는 방법은 - 매일경제
- ‘3500억弗 청구서’ 첫 송금 임박?…靑 “美와 긴밀히 협의 중” - 매일경제
- “주담대 2억, 빨리 갚을 줄 알았다”…내 집 산 30대, 7년새 빚 1억원 늘어 - 매일경제
- 잘 나가던 27세 연구원, 공포감에 퇴사했다…“사람 말 안 듣는 AI, 곧 올 것” - 매일경제
- “7조원 물려있지만 우리는 믿습니다”...세계 최대 이더리움 큰 손의 배짱 - 매일경제
- “지금 안 사면 평생 못 산다”…서울 집주인 된 2030 더 늘었다 - 매일경제
- ‘음주사고’ 이혁재 “대리 부를까 하다가…죄송합니다” [직격 인터뷰] - 매일경제
- 오픈AI ‘AI가 수학 난제 풀었다’…26년 만의 해법에 ‘연구 활용’ 논란도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