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다시 불붙었다…미군 유조선 격침에 이란 미사일 보복
이란, 요르단 미군기지에 탄도미사일 20발 발사
미 구축함 2척 공격 주장…쿠웨이트·바레인 유조선도 위협
중동 긴장 확산에 브렌트유 100달러 육박·뉴욕증시 하락

미국과 이란이 연일 보복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다시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미군이 이란 유조선 5척을 파괴하자 이란은 중동 내 미군기지와 미 해군 구축함을 향해 미사일 공격에 나섰다.
미 중부사령부는 8일(현지시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지난 이틀간 탄도미사일로 미 해군 함정을 두 차례 공격한 데 대응해 이란 유조선 5척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오만만에서 IRGC 유조선 4척, 이란의 핵심 석유수출기지인 하르그섬 인근에서 1척을 공격했다. 중부사령부는 공격 전 승무원들에게 선박을 포기하도록 통보했으며 미군 함정과 장병 피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미군의 이란 유조선 공격은 지난 5일 3척을 운항 불능 상태로 만든 데 이어 사흘 만이다. 중부사령부는 해당 유조선들이 IRGC와 중동 내 친이란 세력에 자금을 공급하는 '그림자 네트워크'에 활용됐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즉각 보복 군사작전에 들어갔다. IRGC는 9일 요르단 알아즈라크에 있는 미군기지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요르단군은 이란에서 탄도미사일 20발이 자국 영토로 날아왔다고 확인했다. 격추되지 않은 2발은 거주지역과 떨어진 곳에 낙하했으며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IRGC는 별도 성명을 통해 미 해군 구축함 DDG-119와 DDG-53도 미사일로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쿠웨이트와 바레인 항구에 있는 유조선을 향해서도 "선박을 버리고 철수하라"며 공격을 경고했다. 두 국가는 각각 미군 전진기지와 미 해군 제5함대 사령부가 있는 중동 내 주요 미군 거점이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도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과 관련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군함과 유조선을 넘어 민간 해상교통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해에서도 긴장이 높아졌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시설과 공군기지 등을 겨냥해 대규모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연쇄적인 군사 충돌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했다. 8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97.92달러에 마감했고 장중 99.46달러까지 치솟았다. WTI도 1.69% 오른 배럴당 93.03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긴장과 유가 급등 여파에 뉴욕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1.18%, S&P500지수는 0.58%, 나스닥지수는 0.32% 내렸다.
미국과 이란이 상대의 공격에 동일한 수준의 보복으로 맞서는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한 군사 충돌이 어디까지 확산할지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Copyright © 경북도민일보 | www.hidomin.com | 바른신문, 용기있는 지방언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