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적정 관람료, 전문가 7940원 vs 국민 9203원”

최수문 선임기자 2026. 9. 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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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등 궁궐과 왕릉의 관람 요금 인상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최종 인상안에 대해서는 현 수준보다 높아야 한다는 쪽으로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다.

2019∼2021년 초대 궁능유적본부장을 지낸 나명하 전 본부장은 "정부가 반대하는 바람에 (2005년 이후) 두 번의 관람료 인상 기회를 놓쳤다"며 "다만 기존의 몇 배 수준으로 올리는 걸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관람료 현실화의 쟁점으로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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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 궁·능 관람료 현실화 공개 토론회
‘돈 내는’ 일반인의 인식이 전문가 추정보다 높아
“빅맥 1개 값도 안돼” “단계적 인상 필요” 지적에
“올려도 된다”면서 돈 낼 땐 “비싸다” 불평하기도
8일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주관으로 궁·능 관람료 대국민 공개 토론회가 진행중이다. 전문가들이 패널 토론하고 있다. 최수문기자

경복궁 등 궁궐과 왕릉의 관람 요금 인상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최종 인상안에 대해서는 현 수준보다 높아야 한다는 쪽으로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경복궁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만큼 요금 인상 현실화 과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미정 한국성과연구원 대표는 8일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주관으로 열린 궁·능 관람료 대국민 공개 토론회에서 “여론조사를 통해 나온 인상 가능한 고궁 평균 관람료는 관련 전문가 응답이 평균 7940원, 일반 국민 응답은 9203원”이라고 밝혔다. 숫자로만 보면 일단 모두가 현재 고궁(경복궁) 관람 요금인 3000원의 세 배 내외인 수준이다. 다만 단순한 이론적 숫자가 아닌, 직접 돈을 지불해야 하는 일반 국민들이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한 것이 눈에 띈다.

최 대표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전문가들은 경복궁의 관람료 인상 범위에 대해 4720~1만 1160원을 적정 관람료로 인식했다. 관람료 인상 필요성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90%가 동의했다. 인상 필요 이유로 △(낮은 가격은) 문화유산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 △국외의 관람료 수준과 비교할 시에도 매우 낮음 △관람료가 비싸면 유산의 가치가 높고 저렴하면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경향도 고려 필요 △관람료를 통한 유산 보존관리 재정확보 필요 △물가상승, 생활 수준이 반영되지 않음 △수혜자 부담 원칙에 적합하지 않음 등이 주된 이유로 꼽혔다.

반대로 인상이 불필요하다는 나머지 응답자는 △부담되는 관람료 지양 필요 △형식적인 존중과 부담의 의미 등의 이유를 들었다.

일반 국민들(6635명)은 경복궁의 관람료 인상 범위에 대해 7521~1만 349원을 제시했다. 인상 필요성은 응답자의 50%가 제기했는데 △문화유산의 가치에 비해 낮은 금액 △해외 문화유산 관람료 대비 너무 낮은 금액 △궁능원 유지보수 비용이 부족함을 들었다. 응답자 19%는 인상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현행 관람료로 충분함 △지금보다 비싼 관람료를 지불할 여력 없음 △관람료 인상 근거가 불충분함 등이 그 근거로 제시됐다. 나머지 31%는 중립이었다.

이날 대국민 공개토론회는 ‘난상토론’이 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인상’을 전제하고 어떻게, 얼마나 올릴 것인가에 집중됐다. 이번에는 현실화(인상)를 실현할 흔치 않은 기회라고 보는 것이다. 또 다른 발제자인 김재규 ㈜국가유산기획평가원 대표는 맥도널드의 대표 햄버거인 ‘빅맥’ 가격을 바탕으로 관람료를 비교하며 “햄버거 단품 가격 5700원을 기준으로 보면 경복궁 관람료는 빅맥 0.5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일본 교토 니조성은 빅맥 1.2개(6860원), 중국 자금성은 빅맥 2.1개(1만 1780원), 프랑스 베르사유궁전은 9.2개(5만 2150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2019∼2021년 초대 궁능유적본부장을 지낸 나명하 전 본부장은 “정부가 반대하는 바람에 (2005년 이후) 두 번의 관람료 인상 기회를 놓쳤다”며 “다만 기존의 몇 배 수준으로 올리는 걸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관람료 현실화의 쟁점으로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참여한 45명의 ‘시민 토론단’ 가운데 1명을 뺀 발언자 모두가 관람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동의했다. 다만 관람료 인상과 함께 관람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조규형 궁능유적본부장은 이날 마무리 발언으로 “‘올리면 되죠’라고 하지만 막상 돈을 내고 들어가려고 하면 ‘뭐 이리 비싸’라는 의견도 있다”며 “이건 속도전이 아니다. 지속 가능한 보존과 활용을 위해 현행 관람료 체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8일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주관으로 궁·능 관람료 대국민 공개 토론회가 진행중이다. 최수문기자

궁궐과 왕릉 관람료는 2005년 마지막으로 인상된 이후 21년간 그대로 유지 중이다. 경복궁과 창덕궁 관람료는 성인 1명당 3000원, 창경궁과 덕수궁은 1000원이다. 조선왕릉은 성인 기준으로 500∼2000원의 관람료가 책정돼 있다. 다만 서울시가 관리하는 경희궁은 무료다.

국가유산청은 여러 의견을 검토한 뒤 새로운 궁·능 관람료 기준을 확정해 11월 중 발표할 계획이다. 내년 1월부터는 변경된 관람료가 적용될 전망이다. 다만 현재 무료 상태로 다시 유료화가 추진 중인 국립중앙박물관의 조치와 맞물려 궁·능 관람료 인상 시간표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최수문 선임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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