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공화 텃밭' 텍사스서도 곱지 않은 표심…"트럼프탓 물가 올라"

백나리 2026. 9. 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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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미국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가 열리는 텍사스주 댈러스의 아메리칸항공센터 주변은 비교적 한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의 성과와 의제를 분명히 하며 선거 전략을 확실히 내세우는 대신 '원맨쇼'로 전당대회를 전락시키고 지지층 결집이라는 전당대회 소기의 목적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것도 공화당의 고민이다.

텍사스주가 전체적으로는 공화당의 텃밭이지만 대도시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탓인지 댈러스에서 말을 붙여보는 행인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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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 집결 노리는 트럼프…사상 첫 중간선거 전대 댈러스서 9∼10일 개최
NFL 개막전 겹쳐 '시청 경쟁'…공화도 '트럼프 원맨쇼 될라' 흥행 우려
주민들 "트럼프, 민주당과 다른 점 못 보여줘…이란전은 허영심 프로젝트"
9∼10일 미 공화 중간선거 전당대회 열리는 텍사스주 댈러스 아메리칸항공센터 (댈러스=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8일(현지시간) 오후 찾은 미 텍사스주 댈러스의 아메리칸항공센터. 여기서 미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가 9∼10일 열린다. 2026.9.9. nari@yna.co.kr [재판매 및 DB 금지]

(댈러스=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9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미국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가 열리는 텍사스주 댈러스의 아메리칸항공센터 주변은 비교적 한적했다.

행사를 하루 앞둔 8일 오후 공화당 관계자와 인부 몇몇이 오가며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센터를 둘러 철제 펜스가 설치된 가운데 한쪽엔 참가자들이 행사장 입장 전 거쳐야 할 보안검색대가 줄줄이 설치돼 있었다.

아메리칸항공센터는 2만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경기장 겸 공연장이다. 한국으로 치면 고척스카이돔보다 조금 작은 규모다.

행사장 주변이 번화가인데도 37도까지 오른 낮 기온 탓인지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참가자들과 취재진이 입장권과 취재증을 수령하는 인근의 호텔에도 북적이는 분위기는 아직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차량앱 우버 기사 케네스는 전당대회 참석을 위해 외지에서 댈러스를 찾은 손님을 여러 번 태웠다고 했다. 대통령 참석 행사라 시내 곳곳에 도로가 차단되는 등 보안이 강화됐다고 전했다.

댈러스에 공화당 후보들과 마가(MAGA)를 비롯한 지지자들을 집결시키고 필승을 선언하며 11월 초 중간선거까지 기세를 이어간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다.

대통령 선거에 앞서 각 정당이 전당대회를 열어 후보를 확정하며 지지층 결집을 꾀하는 것은 통상적인 풍경이지만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당대회가 열리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창의적인 묘수'로 여겨질 수 있지만 실제 중간선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마지막날 저녁 연설에 나서며 '피날레'를 장식하기로 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9일과 10일 저녁 모두 연단에 오르기로 한 것부터 '흥행'에 대한 우려 탓 아니겠느냐는 얘기가 나온다. 분위기를 한껏 달궈가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화룡점정'이 되는 극적 구성을 포기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전당대회 시작에 맞춰 미국프로풋불(NFL) 시즌이 개막한다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에겐 불리한 요소다. 열혈 팬들이 전당대회 실시간 시청을 미루고 대신 대거 NFL 시청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의 성과와 의제를 분명히 하며 선거 전략을 확실히 내세우는 대신 '원맨쇼'로 전당대회를 전락시키고 지지층 결집이라는 전당대회 소기의 목적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것도 공화당의 고민이다.

이번 전당대회가 텍사스주에서 열리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텍사스주는 1980년부터 줄곧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만 찍어준 텃밭 중 텃밭이다.

하지만 세금과 규제가 적은 텍사스로 미국 각지에서 기업과 인구 유입이 늘면서 공화당이 더는 안심할 수 없는 지역으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텍사스 상원의원 선거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다. 민주당의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가 공화당에 실망한 기독교인 유권자들을 파고들며 트럼프 대통령과 마가의 지지를 등에 업은 켄 팩스턴 후보를 위협하고 있다.

탈라리코 후보는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도 '억만장자들의 무도회'라고 깎아내리면서 고물가에 고통받는 이웃을 위한 식료품 나누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고물가'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아픈 지점을 겨냥해 맞불을 놓는 것이다.

텍사스주가 전체적으로는 공화당의 텃밭이지만 대도시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탓인지 댈러스에서 말을 붙여보는 행인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았다.

올리비아라는 30대 백인 여성은 자신이 공화당원이라고 했다. 2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할 때까지만 해도 경제정책이 꽤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보니 트럼프는 민주당과 크게 다른 점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면서 "특히 이란전쟁 같이 중대한 일이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는 것은 트럼프에게 전략이 없다는 얘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60대 백인 남성 켈리는 "트럼프는 강력한 지도자로 보이고 싶어 하지만 그저 자기중심적인 멍청이"라면서 "이란전쟁은 이란 비핵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트럼프의 '허영심 프로젝트'이며 이로 인해 기름값과 식료품값이 비싸져 대다수 미국인이 힘들어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관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미국의 힘을 바탕으로 괴롭힘 전술을 쓰고 있다"면서 "캐나다와 영국, 한국 등을 가리지 않고 공격한다. 서로를 지지하고 돕기보다 괴롭히고 싶어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9∼10일 미 공화 중간선거 전당대회 열리는 텍사스주 댈러스 아메리칸항공센터 (댈러스=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8일(현지시간) 오후 찾은 미 텍사스주 댈러스의 아메리칸항공센터. 여기서 미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가 9∼10일 열린다. 2026.9.9. nari@yna.co.kr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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