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안지구 정착촌에 인종청소 존재”…영·프·캐, 이스라엘 제재 발표

정의길 기자 2026. 9. 9.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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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주도로 ·프랑스·캐나다 등 서방 동맹이 이스라엘의 서안 지구 내 정착촌 확대를 인종청소로 규정하고, 제재를 발표했다.

에드 밀리밴드 영국 외교장관은 8일(현지시각) 의회에서 서안 지구 내의 이스라엘 정착촌에 의해 생산된 물품의 수입 금지를 내린다고 발표했다.

또, 영국은 이미 제재 계획을 발표했던 스페인, 덴마크, 아일랜드 등 11개국과 함께 성명을 내고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위한 2개국가 해법에 무조건적으로 헌신하고 있으며, 서안 지구 정착촌과의 물품 거래를 제한하는 국가적 조처를 도입하거나 유럽 차원의 제한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 주재 영국 총영사관 폐쇄 외에도 서안 지구 내 일부 영국 관리들의 활동 제한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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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지구서 생산된 물품 수입 금지
영국의 대이스라엘 정책 전환점
에드 밀리밴드 영국 외교장관이 8일 의회에서 이스라엘이 서안 지구 내에서 추진하는 정착촌 활동은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인종청소라며 제재를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주도로 ·프랑스·캐나다 등 서방 동맹이 이스라엘의 서안 지구 내 정착촌 확대를 인종청소로 규정하고, 제재를 발표했다. 서방 동맹이 공동으로 나선 이 조처는 이스라엘을 제재하는 이례적인 상징적 조처이다.

에드 밀리밴드 영국 외교장관은 8일(현지시각) 의회에서 서안 지구 내의 이스라엘 정착촌에 의해 생산된 물품의 수입 금지를 내린다고 발표했다. 이 조처는 프랑스와 캐나다와 함께 시행된다.

밀리밴드 장관은 “영국 정부는 정착민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자행되는 서안 지구 일부 지역에서의 팔레스타인인 인종 청소가 존재한다는 데 동의한다”며 “그리고 너무나 자주 이스라엘 정부는 이에 대해 묵인해 왔으며, 심지어 정부 인사들이 팔레스타인 주민의 강제 이주를 지원하는 발언과 행동을 하기도 했다”고 규탄했다.

그는 인종 청소가 유엔에 의해 “한 인종 또는 종교 집단이 폭력적인 수단으로 다른 인종 또는 종교 집단을 특정 지역에서 제거하기 위해 설계된 의도적인 정책”으로 정의된다고 설명했다. 밀리밴드 장관은 “통제의 공고화, 영구적 주권 확장 의도, 불법 정착촌을 통한 확장주의적 의제”로 인해 이스라엘의 서안 지구 점령이 불법이라는 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4년 국제사법재판소(ICJ)의 권고적 의견과 일치하는 이 입장이 점령지인 서안 지구와의 영국의 “경제적 관계”에도 반영되어야 한다며 이에 따라 영국은 향후 6개월에서 9개월에 걸쳐 “새로운 포괄적 제재 체제”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영국 내에서 불법 서안 지구 정착촌을 광고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밀리밴드 장관은 “이번 제재 체제는 이스라엘이 아닌 불법 정착촌과 정착촌 확장을 겨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밀리밴드 장관은 자신이 “자랑스러운 영국계 유대인”임을 밝히며 이스라엘 국가에 대한 지지는 “흔들림이 없다”고 말했다.

영국의 이런 조처는 이스라엘에 대한 영국 외교정책의 명확한 전환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밀리밴드 장관은 이날 “오늘이 새로운 접근 방식의 시작이다”고 강조했다. 영국, 캐나다, 프랑스 외교장관은 공동성명을 통해 세 국가는 공동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가 “2개 국가 해법을 보호하기 위한 우리 접근 방식의 또 다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3개국 장관들은 정착촌 물품 거래를 금지하는 국가 차원의 조치를 약속하고, 이를 시행하는 다른 국가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영국은 이미 제재 계획을 발표했던 스페인, 덴마크, 아일랜드 등 11개국과 함께 성명을 내고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위한 2개국가 해법에 무조건적으로 헌신하고 있으며, 서안 지구 정착촌과의 물품 거래를 제한하는 국가적 조처를 도입하거나 유럽 차원의 제한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몇 주 동안 이스라엘 극우 정착민들은 서안 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반복적으로 공격했으나, 이스라엘 군 및 치안 당국은 이를 수수방관했다.

영국의 이번 발표는 이스라엘이 예루살렘 동쪽의 전략적 요충지인 일명 E1 지역에 약 1200채의 정착촌 주택 건설 입찰을 시작한 이후에 나왔다. 밀리밴드 장관은 서안 지구 E1 개발 계획이 “팔레스타인의 중심부를 분단시킴으로써” 2개 국가 해법을 “실현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어서 영국의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영국의 발표에 분노와 격분을 표하며, 동예루살렘 주재 영국 총영사관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기드온 사르 외교장관은 밀리밴드 장관이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유포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동예루살렘 주재 영국 총영사관 폐쇄를 포함한 대응 조치를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 주재 영국 총영사관 폐쇄 외에도 서안 지구 내 일부 영국 관리들의 활동 제한을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영국의 전 노동당 대표인 제러미 코빈을 포함해 “반유대주의 및 반이스라엘 활동에 관여했다”고 주장하는 영국 의원 및 시민 12명의 이스라엘 입국을 금지했다.

이스라엘의 극우성향 재무장관이자 정착촌 확장의 핵심 추진자인 베잘렐 스모트리히는 영국 대사를 추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 역시 남대서양의 영국 영토인 포클랜드 제도가 아르헨티나 소유임을 이스라엘이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내에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다음 달 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이번 제재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스라엘 야당의 중도파 리더인 야이르 라피드는 영국의 조치가 “잘못된 시기에 잘못된 이유로 나온 중대한 실수”라며 “선거 직전 이스라엘 내 극단주의 목소리를 강화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를 포함한 네타냐후 총리의 경쟁자들은 네타냐후가 이끄는 정부의 행태 때문에 이스라엘에 제재가 가해진 것이라고 인정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취재진에게 백악관이 이번 합동 조치에 대해 따로 할 말이 없다며 “분명한 것은 우리가 영국이 한 일을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앞서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비비시와 회견에서 이스라엘의 가장 강력한 동맹인 미국이 이번 제재에 대해 “의심할 여지 없이” 대응할 것이며 “영국 기업에 거대한 경제적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연방정부뿐만 아니라 미국의 개별 주 차원에서도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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