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가격과 쓸 만한 성능으로 한국 위협하는 중국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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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7일 중국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상하이 증권거래소 커촹반에 상장됐다.
하지만 CXMT로 모이는 자금과 중국공산당의 적극적인 지원은 이 회사를 평가절하할 수 없게 만든다.
중국은 이제 화웨이의 가속기, CXMT의 메모리, YMTC의 저장장치에 클라우드와 개발도구까지 묶은 AI 풀스택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중국의 거대한 내수시장이 중국산 반도체를 보호하고 시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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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생산라인 확충과 차세대 D램 연구에 투입돼 중국 반도체 굴기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CXMT는 이미 세계 4위 D램 업체다. 올해 1분기 세계 D램 시장 매출 점유율이 8%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가 넘었다. 물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는 기술 및 규모 면에서 격차가 있다. 하지만 CXMT로 모이는 자금과 중국공산당의 적극적인 지원은 이 회사를 평가절하할 수 없게 만든다.
미·중 AI 모델 성능 격차 단 2.7%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는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YMTC는 올해 2분기 낸드플래시 출하량 기준 세계 3위에 올랐다. 점유율은 14%다. YMTC는 투자자에게 내년 말까지 세계 1위 낸드플래시 업체가 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국 기업이 경계해야 할 것은 중국산 공급이 시장 가격 기준을 바꿔 한국 메모리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샤오미가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할 목적으로 개발한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스링(XRING) O3에 CXMT의 LPDDR6가 탑재될 것이라는 중국 매체 보도가 나왔다. CXMT는 3월부터 샘플을 공급했고 8월에 막바지 검증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 CXMT 메모리가 중국 스마트폰에 탑재된 지는 오래됐다. 다만 플래그십 모델에는 최고 성능의 메모리가 필요해 그간 한국 메모리가 탑재됐다. 이번 보도는 CXMT의 D램 기술력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로부터 중국이 자립하려 하고 있다. 화웨이의 어센드와 CXMT의 D램, YMTC의 낸드플래시가 연결되면 중국은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구성하는 주요 부품을 자국 기업들에서 조달하게 된다. 그 위에는 미국 파운데이션 모델이 아니라 딥시크, 큐웬(Qwen), 문샷 AI 등 중국 기업의 AI 모델이 올라간다. 미국 스탠퍼드대 AI 인덱스는 올해 3월 기준 미국과 중국의 최상위 모델 성능 격차가 2.7%까지 줄었다고 분석했다.
중국 모델이 미국의 반도체 규제 속에서도 빠르게 성장한 배경에는 중국공산당 중심 체제가 가진 강한 정책 동원력이 있다. 여기에 거대한 내수시장과 치열한 기업 경쟁이 더해졌다. 중국 기업들은 제품의 초기 성능이 부족해도 이를 시장에서 반복해 시험할 기회가 있다. 그 과정에서 기술과 서비스가 빠르게 개선됐다. 중국은 이렇게 개발한 저비용-고성능 모델을 오픈 웨이트로 공개했다. 세계 개발자들은 이를 내려받아 수정하면서 다양한 파생 모델을 만들었다. 사용 사례가 늘면서 개발 생태계도 함께 축적된 것이다.
중국은 이제 화웨이의 가속기, CXMT의 메모리, YMTC의 저장장치에 클라우드와 개발도구까지 묶은 AI 풀스택을 제공할 수 있다. 화웨이가 이집트 정부의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제출한 방안이 이를 잘 보여준다. 화웨이는 학습용 클라우드에 어센드 950 계열 1408개를 공급하고 추론 클러스터에 600개를 추가하는 방안을 냈다. 가격이 저렴한 중국의 AI 풀스택은 신흥국에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가속기, 메모리, 낸드플래시 통합한 中 AI 풀스택
미국은 중국의 AI 굴기를 견제하고자 첨단 반도체와 제조 장비의 수출을 통제해왔다. 이는 중국의 최첨단 공정 개발과 AI 인프라 확장을 늦추는 효과를 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중국의 거대한 내수시장이 중국산 반도체를 보호하고 시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해외 제품을 원하는 만큼 구할 수 없게 된 중국 기업들이 국산 제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물론 중국이 반도체 완전 자립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첨단 노광장비와 일부 제조 장비는 여전히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최첨단 파운드리 및 HBM의 대량생산 측면에서도 격차가 존재한다. 그러나 중국 기술을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 중국이 자국 시장은 물론, 해외에 제안할 수 있는 수준의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 기술만 시장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충분한 성능과 낮은 가격을 갖춘 쓸 만한 대안도 시장 질서를 바꾼다. 이것이 중국 반도체 굴기의 정확한 위치다.
세계 기업과 사용자들은 AI 서비스의 국적보다 저렴하고 안정적인지를 먼저 본다. 이를 중국산 AI 풀스택이 충족하기 시작하면 시장 질서는 바뀐다. 한국은 한 세대 앞선 칩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고객이 계속 선택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과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중국 반도체 굴기의 2막은 기술 추격전이 아니라 AI의 기본 선택지를 바꾸려는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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