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엇갈린 판례 150건 파고든 ‘95년생 어쏘’

조한주 기자 2026. 9. 9.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세금을 낼 의무가 생긴 뒤 세액이 구체적으로 확정되기 전 납세자가 재산을 처분했다면 국가는 이를 사해행위로 취소할 수 있을까. 조세채권을 사해행위취소소송의 피보전채권으로 언제부터 볼 것인지, 납세의무 '성립 시'와 세액 '확정 시' 중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그 결과 특수한 세법적 맥락에서 나온 판단이 후속 판결에서 일반 법리처럼 확대된 과정을 짚고 '성립 시'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공익법무관 시절 실무서 마주친 조세쟁점 파고들어
변시 출신 최초·역대 최연소 대한변협 학술상 최우수상
윤희성 법무법인 가온 변호사. 백성현 기자

세금을 낼 의무가 생긴 뒤 세액이 구체적으로 확정되기 전 납세자가 재산을 처분했다면 국가는 이를 사해행위로 취소할 수 있을까. 조세채권을 사해행위취소소송의 피보전채권으로 언제부터 볼 것인지, 납세의무 '성립 시'와 세액 '확정 시' 중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문제는 2000년대 이후 판례에서 두 기준이 혼재해 왔다는 점이다. 실제 '확정 시'를 적용하면서 국가가 패소한 사례도 있었다.

20여 년간 쌓인 판결을 다시 꺼내 이 흐름을 추적한 사람은 1995년생 윤희성(변호사시험 12회) 법무법인 가온 변호사다. 윤 변호사는 2001년부터 2025년까지 관련 판결 150건을 분석했다. 판결을 '성립 시'와 '확정 시' 두 흐름으로 분류하고, 후속 판결들이 어떤 대법원 판결을 인용하며 법리를 형성했는지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그 결과 특수한 세법적 맥락에서 나온 판단이 후속 판결에서 일반 법리처럼 확대된 과정을 짚고 '성립 시'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이 연구로 윤 변호사는 2026년 8월 24일 대한변호사협회 학술상 최우수상을 받았다. 변호사시험 출신 최초이자 역대 최연소다. 대형로펌 중견 변호사와 로스쿨 교수 등이 받아온 상에 1995년생 어쏘시에이트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다.
윤희성 법무법인 가온 변호사. 백성현 기자

연구의 출발점은 실무였다. 공익법무관 시절 국가가 이 쟁점으로 패소 취지의 화해권고결정을 받은 사건에서 이의제기 여부를 검토했다. 윤 변호사는 9월 2일 서울 역삼동 가온 사무실에서 법률신문과 만나 "세법상으로나 민법상으로나 중요한 쟁점인데 판례의 표현과 결론이 일관되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며 "이의제기 논리를 구성해 승소판결을 이끌어낸 뒤 반복되는 실무 혼란을 막기 위해 연구로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대법원 판결 한 건을 분석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판례를 모으면서 같은 흐름을 만드는 대법원 판결 두 건을 추가로 발견했고 연구 범위는 판결 150건으로 불어났다. 논리 구조가 바뀔 때마다 판결을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밤을 꼴딱 새우기도 했다. 윤 변호사는 "반복되는 사건인 만큼 다른 변호사들을 위해서라도 정리해두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150건의 판례를 사실관계와 법적 맥락까지 거슬러 분석한 것은 윤 변호사가 평소 사건을 들여다보는 방식이기도 하다. 윤 변호사는 "판례의 문장만 보는 게 아니라 사실관계와 법적 맥락, 연혁까지 분석한다"며 "그래야 일견 패소가 예상되는 사건도 뒤집을 수 있고 지금 맡은 사건의 특수한 맥락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전문성과 사건을 끝까지 파고드는 태도로 의뢰인에게 신뢰받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며 "실무에서 문제의식을 찾고 연구에서 심화해 다시 실무에 적용하는 선순환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