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엇갈린 판례 150건 파고든 ‘95년생 어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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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을 낼 의무가 생긴 뒤 세액이 구체적으로 확정되기 전 납세자가 재산을 처분했다면 국가는 이를 사해행위로 취소할 수 있을까. 조세채권을 사해행위취소소송의 피보전채권으로 언제부터 볼 것인지, 납세의무 '성립 시'와 세액 '확정 시' 중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그 결과 특수한 세법적 맥락에서 나온 판단이 후속 판결에서 일반 법리처럼 확대된 과정을 짚고 '성립 시'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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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시 출신 최초·역대 최연소 대한변협 학술상 최우수상

세금을 낼 의무가 생긴 뒤 세액이 구체적으로 확정되기 전 납세자가 재산을 처분했다면 국가는 이를 사해행위로 취소할 수 있을까. 조세채권을 사해행위취소소송의 피보전채권으로 언제부터 볼 것인지, 납세의무 '성립 시'와 세액 '확정 시' 중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문제는 2000년대 이후 판례에서 두 기준이 혼재해 왔다는 점이다. 실제 '확정 시'를 적용하면서 국가가 패소한 사례도 있었다.
20여 년간 쌓인 판결을 다시 꺼내 이 흐름을 추적한 사람은 1995년생 윤희성(변호사시험 12회) 법무법인 가온 변호사다. 윤 변호사는 2001년부터 2025년까지 관련 판결 150건을 분석했다. 판결을 '성립 시'와 '확정 시' 두 흐름으로 분류하고, 후속 판결들이 어떤 대법원 판결을 인용하며 법리를 형성했는지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그 결과 특수한 세법적 맥락에서 나온 판단이 후속 판결에서 일반 법리처럼 확대된 과정을 짚고 '성립 시'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연구의 출발점은 실무였다. 공익법무관 시절 국가가 이 쟁점으로 패소 취지의 화해권고결정을 받은 사건에서 이의제기 여부를 검토했다. 윤 변호사는 9월 2일 서울 역삼동 가온 사무실에서 법률신문과 만나 "세법상으로나 민법상으로나 중요한 쟁점인데 판례의 표현과 결론이 일관되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며 "이의제기 논리를 구성해 승소판결을 이끌어낸 뒤 반복되는 실무 혼란을 막기 위해 연구로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대법원 판결 한 건을 분석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판례를 모으면서 같은 흐름을 만드는 대법원 판결 두 건을 추가로 발견했고 연구 범위는 판결 150건으로 불어났다. 논리 구조가 바뀔 때마다 판결을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밤을 꼴딱 새우기도 했다. 윤 변호사는 "반복되는 사건인 만큼 다른 변호사들을 위해서라도 정리해두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150건의 판례를 사실관계와 법적 맥락까지 거슬러 분석한 것은 윤 변호사가 평소 사건을 들여다보는 방식이기도 하다. 윤 변호사는 "판례의 문장만 보는 게 아니라 사실관계와 법적 맥락, 연혁까지 분석한다"며 "그래야 일견 패소가 예상되는 사건도 뒤집을 수 있고 지금 맡은 사건의 특수한 맥락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전문성과 사건을 끝까지 파고드는 태도로 의뢰인에게 신뢰받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며 "실무에서 문제의식을 찾고 연구에서 심화해 다시 실무에 적용하는 선순환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