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역사상 처음으로 인간 지능 퇴보할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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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기 연세대 교수(화공생명공학과)가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건 2023년 즈음이었다. 지금처럼 인공지능(AI)을 일상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을 때였다.
AI 사용이 뇌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였기 때문이다.
인지와 지능 연구의 권위자인 로버트 스턴버그 코넬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난해 4월 영국 주간지 〈옵서버〉와의 인터뷰에서 "생성형 AI 시대에 가장 큰 걱정거리는 인간의 창의성이나 지능이 훼손될지도 모른다는 점이 아니라, 이미 그렇게 되어버렸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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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기 연세대 교수(화공생명공학과)가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건 2023년 즈음이었다. 지금처럼 인공지능(AI)을 일상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을 때였다. 학생들의 보고서를 읽으면서 의아한 경험이 쌓여갔다. 맥락 때문이었다. 분명 A를 이해한 다음에야 B로 갈 수 있는데, A를 모르면서 B에 관한 얘기를 꺼냈다. 잘 나가다가도 논지가 엉뚱한 데로 튀었다. 이제는 AI 때문이라는 걸 안다. 엉뚱하게 튄 이유 역시 AI의 아이디어라고 짐작한다. AI의 이용이 늘면서 지식을 피상적으로 이해하는 학생도 많아졌다. 홍 교수는 위기의식을 느꼈다. “들어서 이해가 되면 마치 그것이 원래 자신의 지식이었던 양 착각하게 된다. 학생들이 AI를 통해 내용을 접하고 조금 이해했다고 느끼면서, 그것을 더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게 되었다.”
한소원 서울대 교수(심리학과)도 마찬가지다. 생성형 AI가 확산된 후 첫 학기에 에세이 과제를 냈다. 받아보니 대부분 챗지피티(GPT)가 쓴 글이었다. 당시만 해도 환각 현상(사실이 아닌 정보를 진실인 듯 답변하는 것)이 많은 챗지피티의 오류를 찾아내는 일이 어렵지 않았다. 가짜 참고 문헌과 출처를 확인할 수 없는 그래프가 등장했다. 학생이 과제를 직접 수행하지 않았다는 증거지만 일부는 AI 도구를 활용했을 뿐 결과물은 자신의 것이라고 항변했다. 학칙과 관련 법 조항을 근거로 징계 가능성을 설명하자 그제야 인정했다.
이마저도 까마득한 일이 됐다. 2022년 11월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반의 챗지피티가 출시된 지 4년 가까이 된 지금 AI를 쓰지 않는 사람을 찾기 어려워졌다. 대학은 챗지피티 등 생성형 AI를 악용한 부정행위로 골머리를 앓았지만 한편으로는 AI의 사용을 장려했다. 한소원 교수는 이제 수업에서 에세이 숙제를 내주지 않는다. 글쓰기 자체는 의미가 있지만, 학생들이 AI에 학습을 맡기는 상황에서 교육적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평소 휴먼 AI 상호작용을 비롯해 AI를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지 연구해왔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려가 커졌다. “AI를 긍정적인 방향에서 연구하고 있지만, 점점 ‘이건 아닌데’ 싶은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AI에 지나치게 몰입하거나 어린 시절 교육과정에서 사용할 경우 문제가 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 현장의 고심을 엿볼 수 있는 단면이다. 요즘 학생들에게 ‘팀플(조별 과제)’은 더 이상 예전만큼 큰 스트레스 요인이 아니다. 팀플을 배정받아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게 홍진기 교수의 설명이다. “예전에는 팀 과제를 받으면 막연하고 막막한 게 기본이었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책도 찾아보고 인터넷도 뒤지면서 준비를 해가는데, 지금은 AI가 있어 그런 과정이 생략되고 있다.” 시간을 단축하고, 편리함을 얻은 대신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 홍진기 교수와 한소원 교수는 최근 각각 〈사고외주〉와 〈지능 파산〉을 출간했다. 두 책의 문제의식은 맞닿아 있다. AI가 인간의 사고를 대신하는 과정에서 인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잃어간다는 진단이다.
방금 작성한 문장도 기억 못해
한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나탈리야 코스미나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 수석연구원은 연구실 인턴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지원자의 자기소개서가 너무 비슷했다. 문장은 매끄러웠지만 그동안 연구실에서 진행해온 프로젝트와의 연관성을 불쑥 언급하는 등 앞뒤 맥락이 맞지 않았다. AI의 도움을 받은 글이었다. 의문이 들었다. ‘AI를 사용할 때 과연 자신이 쓴 내용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코스미나와 MIT 미디어랩 연구원들은 지난해 6월, 생성형 AI를 활용해 글을 쓸 때 뇌 활동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18~39세 참가자 54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SAT(미국 대학입학 자격시험) 스타일의 에세이를 쓰게 했다. 4개월간 네 차례 진행된 테스트에서 한 그룹은 챗지피티를 쓰고 다른 그룹은 구글 검색을 활용했다. 나머지 그룹은 어떤 도움도 없이 직접 썼다. 뇌파 검사(EEG)를 통해 뇌의 32개 영역을 관찰한 결과, 세 그룹의 뇌 활동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AI를 사용한 그룹의 뇌 활동이 가장 저조했고, 뇌 영역 간 정보전달 강도(뇌 연결성)도 직접 글을 쓴 그룹과 비교해 최대 55% 낮았다. AI나 검색 엔진의 도움 없이 직접 작문한 그룹에서 가장 뇌 활동이 활발하게 나타났다. 특히 챗지피티를 사용한 참가자들은 자신이 방금 작성한 문장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이 연구는 표본 규모가 작고 공개 당시 동료평가(같은 분야의 다른 전문가들이 논문의 연구 방법과 결과가 올바른지 검증하는 과정)를 거치지 않았다는 한계에도 큰 주목을 받았다. AI 사용이 뇌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였기 때문이다. 나탈리야 코스미나 수석연구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연구 결과를 서둘러 공개하기로 한 배경을 밝혔다. AI 도입 속도가 연구 속도보다 빠른 데다, 발달 중인 어린이의 뇌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방식으로 AI에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우리 뇌는 지름길을 좋아한다. 그것은 본성이다. 하지만 뇌는 학습을 위해 마찰이 필요하다. 도전이 필요한 것이다(〈가디언〉)”라고 말했다.

뇌는 쓰는 만큼 강화되고 쓰지 않으면 약해진다. 뇌의 가소성 때문이다. 어떤 기능을 외부 도구에 계속 맡기면, 뇌는 더 이상 그 기능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결국 해당 능력이 약화된다. 휴대전화가 나온 뒤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내비게이션 등장을 기점으로 길을 외우지 못하게 된 것과 비슷한 이치다. “기억하지 않으면 기억력이, 직접 계산하지 않으면 계산능력이 떨어지듯 AI에 사고를 맡기는 일이 반복될수록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도 약해질 수 있다(〈생각을 외주화한 사람들〉).”
AI 의존도 높을수록 비판적 사고 감소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인지적 외주화(cognitive offloading)’라고 부른다. AI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훈련의 기회가 줄고 의존이 반복되면 ‘인지 부채(cognitive debt)’가 쌓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지와 지능 연구의 권위자인 로버트 스턴버그 코넬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난해 4월 영국 주간지 〈옵서버〉와의 인터뷰에서 “생성형 AI 시대에 가장 큰 걱정거리는 인간의 창의성이나 지능이 훼손될지도 모른다는 점이 아니라, 이미 그렇게 되어버렸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을 위임해버리면 편리하다. 그런데 왜 뭔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기분이 들까.
AI가 인간의 사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하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4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카네기멜론대 연구진은 ‘생성형 인공지능이 비판적 사고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지식 노동자 3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AI가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반면 AI에 대한 신뢰도가 높을수록 ‘비판적 사고’가 낮아지는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스위스 비즈니스 스쿨(SBS)의 마이클 게를리히 교수도 66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AI 사용 빈도가 높을수록 비판적 사고능력이 낮아진다는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확인했다. 특히 젊은 참가자일수록 AI 의존도가 높고 비판적 사고 점수는 낮았다. 두 연구 모두 AI 사용이 인간의 문제해결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IQ 점수가 하락세로 돌아선 현상에도 주목한다. 세대가 지날수록 IQ가 높아지는 ‘플린 효과’가 최근 들어 둔화하거나 역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성인 문해력 점수가 정체하거나 하락했고 주의력·기억력·문해력·수리력 등 주요 인지능력도 이전 세대보다 낮아졌다. 그 원인으로 디지털 기기나 미디어의 과다 노출 등이 지목된다. AI가 직접 지능을 낮추지는 않지만 이러한 현상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대학에선 이미 AI가 학습을 대신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사고능력이 형성되는 시기의 아동·청소년에게도 이런 일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지난해 초등학생의 생성형 AI 사용을 제한했고, 아랍에미리트는 올해 초 13세 미만 학생의 AI 사용을 금지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지난 6월 노르웨이 정부도 초등학교 수업에서 AI 사용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에는 노르웨이 학생들의 기초학력 저하도 영향을 미쳤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등에서 학업성취도가 하락했고, 학생 4명 중 1명은 OECD가 제시한 고등교육과 취업에 필요한 최소 수준의 읽기 능력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방침의 도입 배경을 묻는 〈시사IN〉 질문에 카리 네사 노르툰 노르웨이 교육장관은 “생성형 AI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은 중요한 학습 단계를 건너뛸 위험을 증가시킨다. AI가 성적 하락의 원인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이르지만,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라고 답변했다.
그는 학생들이 AI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먼저 비판적 사고와 자기조절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읽기·쓰기·수학 등 기초 능력을 충분히 기르는 것이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카리 네사 노르툰 장관은 “그동안 학교는 잘못된 처방을 너무 많이 받아왔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책인데 오히려 더 많은 화면을 접하게 했고, 움직임과 실질적 학습이 필요한데 많은 시간을 앉아 있게 했다. 상황을 바꾸려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AI 사용을 제한하는 한편, 학교에서 책과 인쇄된 교육자료를 이용할 권리를 법으로 보장하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AI에 의존하기에 앞서 종이책을 통해 스스로 읽고 쓰는 능력을 충분히 길러야 한다는 취지다. 아무리 두꺼운 책도 몇 초 만에 요약이 가능한 시대에 읽고 쓰는 능력은 왜 여전히 중요한 걸까.
읽기와 학습 분야의 권위자인 나오미 배런 미국 아메리칸대 언어학 명예교수는 읽기를 학습의 핵심적 원천으로 꼽는다. 읽기가 뇌를 단련하고 분석적 사고를 발달시키는 활동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배런 교수는 최근 국내 출간된 〈읽지 않는 사람들〉에서 사람들이 깊이 읽고 고민하는 대신 AI가 내놓는 빠른 답과 그럴듯한 요약에 익숙해진다면, 결국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하는 힘을 잃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인류 최초로 인간의 지능이 퇴보할 위기에 직면했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읽는 시간이 줄어드는 현상을 AI의 등장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AI 이전부터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가 확산되며 인간의 정보처리 방식도 바뀌었다. 정보를 직접 기억하기보다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를 기억하는 ‘구글 효과’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다. 배런 교수는 〈시사IN〉과 서면 인터뷰에서 AI가 전과는 다른 변화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소셜미디어와 달리 AI에서는 실제로 ‘읽기’ 활동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 일을 하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다. 우리는 AI가 요약·분석·비교한 글을 읽으면서 어쨌든 의미 있는 독서가 이루어진 것처럼 스스로를 안심시키기 쉽다.”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 주의 기울여야”
그가 우려하는 것은 독서 시간의 감소보다 문화의 변화다.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을 포함해 너무 많은 사람이 더 이상 읽기를 개인적·사회적 가치가 있는 행위로 여기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AI가 우리를 대신해 읽고, 쓰고, 생각하게 하는 것은 왜 위험할까? 배런 교수는 이렇게 설명한다. “자신만의 관점을 형성할 중요한 기회를 놓치게 되기 때문이다. 독서가 취미든 학교 과제든 업무든 상관없다. 스스로 읽을 때 비로소 우리는 그 아이디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리할 수 있다. 직접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글쓰기라는 행위 자체가 주제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깊이 고민하도록 이끈다.”
그는 미국 학교에서도 ‘AI 에이전트(사용자를 대신해 자율적으로 작업을 시행하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의 등장으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특히 온라인 수업에서는 AI 에이전트가 학습 관리 시스템(LMS)에 로그인해 출석하고 수업 자료를 읽고 과제와 토론까지 대신 수행할 수 있다. “학생은 학점을 받지만 교수는 실제로 누가(혹은 무엇이) 그 과제를 했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에 대응해 수업 시간에 글쓰기나 읽기 과제를 직접 하게 하거나 구두 발표를 시키고 있지만 근본적 해법이 되기는 어렵다. 더 나은,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궁리해야 하는 이유다. “그 해결책의 중요한 부분은 학생의 학습을 평가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생각하는 데 있다. 또 궁극적으로는 학생들에게 학습 그 자체가 보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숙제도 시험도 대신해주는 AI가 존재하는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교육은 무엇일까. AI를 더 많이 활용하는 교육이 아니라, AI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이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 3월 국가교육위원회의 ‘AI 전환 시대 국가교육 비전 포럼’에 참석한 박태웅 녹서포럼 의장은 앞으로의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질문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제대로 질문하지 못하면 AI가 제시하는 방향에 끌려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교양의 복권’도 강조했다. “AI의 답을 이해하고 의문을 제기하며 후속 질문을 던지려면 충분한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결국 교육은 처음 보는 문제와 마주하더라도 스스로 탐색하고 학습해 자신만의 지식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AI에 대한 수용성이 높은 나라다. 한소원 교수에 따르면 많은 한국인은 AI를 ‘위협’보다는 ‘생존 도구’로 인식한다. 학교 수업에서도 AI가 다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한 교수는 AI 강국으로 성장하는 것과 학생들의 인지적·정서적 외주화를 막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한다. “AI 인재를 키운다고 해서 어릴 때부터 AI를 사용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몸을 움직이고 사회성을 발달시켜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AI를 쓰게 하는 것은 아이스크림을 끼니마다 주는 것과 같다.” 최근에는 달라진 강의실 분위기를 감지하기도 한다. 일부이긴 하지만 과제를 할 때 ‘AI를 쓰더라도 생각은 내주지 말자’는 학생들이 보인다.
각종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AI가 인간의 사고력을 빼앗고 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AI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거나 피드백 도구로 활용하면 오히려 학습효과를 높이고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정반대의 연구도 있다. 반복적이고 단순한 작업을 AI에 맡기면 더 복잡한 문제에 정신적 자원을 쏟을 여지도 생긴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사고의 외주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미 많은 사용자가 그 변화를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클레이 셔키 뉴욕대 교수는 지난 1월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스마트폰 사용의 폐해가 오랫동안 ‘개인의 의지’ 문제로 여겨지다 등장 20년 만에야 교내 사용 금지나 소셜미디어 연령 제한 같은 집단적 대응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환기시키며 말했다. “AI에 대해서도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면, 2030년대 후반이 되어서야 AI가 인간관계에 미치는 위협을 사회 전체의 문제로 다루기 시작할 것이다.” AI의 발전 속도는 앞선 어떤 기술보다 빠르다.
※참고 문헌
Kosmyna, N., et al. “Your Brain on ChatGPT: Accumulation of Cognitive Debt when Using an AI Assistant for Essay Writing Task.” arXiv, 2025.
Gerlich, M. “AI Tools in Society: Impacts on Cognitive Offloading and the Future of Critical Thinking.” Societies, 2025.
Lee, H.-P., et al. “The Impact of Generative AI on Critical Thinking: Self-Reported Reductions in Cognitive Effort and Confidence Effects From a Survey of Knowledge Workers.” CHI ’25, 2025.
임지영 기자 tot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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