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은마 전세? 아직 있어요"…'대전족' 내후년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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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가 재건축을 위해 내년부터 이주를 개시할 계획이다.
조합은 지난달 세입자들에게 내년 상반기 이주 계획을 알리고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합 관계자는 "이런 안내를 한 번도 하지 않고 이주를 개시하는 조합도 있지만 우리 아파트 특성상 학령기 자녀가 많이 있기 때문에 미리 안내했다"며 "관리처분계획에 세입자 이주대책을 반영하게 돼 있어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은 내년 상반기 이주를 개시해 2028년 초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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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전셋값 절반이지만 '때 되면 퇴거' 특약
미도 등 주변 단지 전셋값은 더 올라
이주비 대출에 보증금 대위변제도 조합이
"1년이라도 싸게 살겠다 하면 은마 오시는 거고, 아니면 2배 주고 딴 데 선택하셔야 해요" (은마종합상가 소재 공인중개업소 A씨)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가 재건축을 위해 내년부터 이주를 개시할 계획이다. 4424가구가 집을 비워야 하는 만큼 대치동 전세 시장이 술렁인다. 안 그래도 매물이 부족한데 대규모 이주 수요까지 겹치면서 이 일대 전셋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대치동 학군 때문에 은마에 전세를 살던 이른바 '대전족'은 한숨이 깊어졌다. 돌려받는 보증금이 다른 아파트 전세를 구하기엔 턱없이 모라자서다. 일부 집주인들은 새 세입자도 받고 있다. 철거 전까지만이라도 은마에 살겠다는 수요자들도 부동산을 계속 찾고 있다.
'대전족' 터전 은마…방학에 이주
지난 7일 찾은 은마아파트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낡은 엘리베이터에선 주민 여럿이 내렸고, 바깥엔 차량이 빼곡하게 이중, 삼중 주차돼 있었다. 인테리어 업체 차량도 눈에 띄었다. 은마종합상가의 A 공인중개사는 "전세를 새로 놓기 위해 도배와 싱크대 수리를 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말했다.
1979년 입주한 은마아파트는 지난달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마쳤다. 2003년 재건축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지 23년 만에 재건축 '7부 능선'을 넘은 것이다. 4424가구의 은마아파트는 5850가구로 재건축된다. 내년 상반기 이주, 2028년 착공이 목표다.
조합은 지난달 세입자들에게 내년 상반기 이주 계획을 알리고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임대차 계약 만료일과 이사 예정일, 이사 예정 지역을 조사했다. 이주 후에도 대치동 학원가를 이용할 건지, 어떤 교통수단을 탈 건지도 물었다. 조합 측은 입주자들에게 "자녀의 학업 환경 변화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방학 기간을 활용한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고 공지했다.
조합 관계자는 "이런 안내를 한 번도 하지 않고 이주를 개시하는 조합도 있지만 우리 아파트 특성상 학령기 자녀가 많이 있기 때문에 미리 안내했다"며 "관리처분계획에 세입자 이주대책을 반영하게 돼 있어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은마 전셋값은 전용 76㎡(30평) 4억~6억원대, 전용 84㎡(34평) 5억~7억원대에 호가를 형성하고 있다. 길 건너 미도(1983년 준공) 전셋값은 전용 84㎡가 10억4000만~12억원 수준이다. 은마 전세를 중개하는 B 공인중개사는 "30평이 7억5000만원, 34평이 9억원 하다가 내려온 것"이라며 "원래 비슷하게 움직였는데 요새 들어 은마는 빠지고 주변 단지는 올랐다"고 말했다.
조합은 내년 상반기 이주를 개시해 2028년 초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금 전세를 들어가면 1년여만 살고 집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다. C 공인중개사는 "계약은 계속 이뤄지고 세입자는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내년 이주 개시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불확실성이 있어 가격이 저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임대차계약은 2년을 계약하되 '이주 기간 내 조건 없이 나간다'는 특약을 넣는다고 한다. 기존 계약엔 이러한 내용이 없어 '버티기'할 수 있단 우려도 나왔다. D 공인중개사는 "관리처분계획인가도 받기 전인데 조합이 너무 성급하게 발표하지 않았나 싶다"라며 "세입자 중 고3도 있을 텐데 나가란다고 나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퇴거 보증금' 조합이 빌려주는 이유
조합은 분양 신청과 동시에 자금 수요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GS건설의 요청으로 조합원들이 필요로 하는 이주비 대출, 보증금 대위변제 규모를 파악하는 것이다. 추석 전인 이달 셋째 주에 시작하는 게 목표다. 이번 분양 신청은 향후 절차를 위한 예비작업이다. 주택형과 동호수를 확정하는 실제 조합원 분양은 착공 직전에 한다.
최정희 조합장은 "이주 개시와 이주비 대출 실행에 시차가 발생할 수 있는데, 그 사이에 세입자가 빨리 나가겠다고 하거나 계약 기간이 끝날 경우 다음 임차인을 받기 어렵다는 걱정들을 많이 한다"라며 "부득이한 경우 조합 사업비로 보증금을 갚는 방식으로 이주비 대출을 좀 더 빨리 받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이 보증금을 변제했는데 다음 임차인을 받으면 안 되니 대위변제를 신청하는 조합원은 현관 키를 제출해야 한다"라며 "이주가 개시될 때까지 보증금에 대한 이자와 공과금은 조합원이 부담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조합은 향후 이주 개시 공고와 함께 세입자 전원을 상대로 명도소송 및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손해배상청구,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주가 지연되거나 이주를 거부하는 세입자가 생기면 사업 전체가 중단되고 천문학적인 금융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주 의무를 이행하는 경우 소송은 즉시 취하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재개발은 주거 이전비, 이사비, 영업손실 보상 등을 법적으로 지급해야 하지만 재건축은 아니다"라며 "세입자가 이주를 거부한 뒤에 소송하면 사업 기간이 지체되니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일반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조합은 12월 공고를 내고 내년 1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위한 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때 보증금 대위변제에 대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의결도 요청할 방침이다. 이주비 대출 이자와 공가 처리 가구 공용 관리비를 조합이 부담하는 안에 대해서도 다룬다. 이주 촉진을 위한 조치다.

김진수 (jskim@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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