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안전규정 지키는 준법투쟁, 징계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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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규정을 지키는 준법투쟁으로 업무에 지장이 발생했더라도 이를 이유로 징계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조합원들은 "준법투쟁은 쟁의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안전규정을 준수했을 뿐"이라며 징계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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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규정을 지키는 준법투쟁으로 업무에 지장이 발생했더라도 이를 이유로 징계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안전규정에 어긋나는 기존 관행을 거부하는 행동은 업무의 정상적 운영을 저해하는 쟁의행위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전지법 민사12부는 지난 3일 철도노조 조합원 14명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를 상대로 낸 징계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법원 "준법투쟁 쟁의행위 아냐"
철도노조는 2023년 철도 민영화 반대와 4조2교대 전면 시행을 요구하며 준법투쟁을 했다. 당시 집행부는 조합원들에게 열차에 뛰어 타거나 뛰어내리지 않기, 제한속도 지키기, 출고 전 출입문과 운전실 점검 철저히 하기, 정차역 30초 정차 등의 지침을 내렸다. 철도차량운전규칙(국토교통부령) 등에 명시된 안전규정을 준수하라는 것이다.
코레일은 조합원들이 부당한 쟁의행위로 태업에 참가해 업무방해를 했다고 보고 조합원 14명에게 감봉 1월과 정직 1월 등의 징계를 내렸다. 준법투쟁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노조간부도 징계했다. 조합원들은 "준법투쟁은 쟁의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안전규정을 준수했을 뿐"이라며 징계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조합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준법투쟁이 쟁의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평소의 업무 관행이 아니라 정당한 업무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그렇지 않으면 준법투쟁은 항상 쟁의행위에 해당해 부당하다는 것이다. 또 준법투쟁 내용이 산업안전과 보건 등 관련 법규 기준에 포함되는 경우에는 노동자가 법규 위반 상태에서 근로를 제공할 의무는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준법투쟁은 원고(조합원) 스스로의 또는 승객의 안전을 위하여 피고(코레일)의 안전규정을 준수하는 행위로서 피고 업무의 정상적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설령 피고의 업무 수행에 지장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업무의 정상적 운영이 저해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철도 민영화 반대 파업' 정당 판단도
당시 철도노조 조합원들은 임금협상 외에 고속철도 통합과 수서행 KTX 운행을 요구하며 2023년 9월 파업을 했다. 코레일은 이를 불법파업으로 규정하고 징계 사유에 포함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정당한 파업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철도 안전 및 공공성 또한 이 사건 파업 목적의 정당성을 판단할 때 고려할 요소"라며 "이 사건 파업 목적 중 일부인 '수서행 KTX 운행' '철도 민영화 중단' 등과 같은 이 사건 현안사항은 철도 운행 사업의 공공성과 관련돼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의 취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정 노조법은 노동쟁의의 범위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을 포함했다. 재판부는 "법 개정 전 발생한 파업이라도 노동 3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려는 개정 취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파업은 목적 및 절차적 정당성을 갖춘 적법한 쟁의행위에 해당한다"고도 했다.
김덕현 변호사(공공운수노조 법률원)는 준법투쟁 징계무효 판결에 대해 "그동안 준법투쟁을 어떻게 볼 것인지 다양한 견해가 있었는데 법원이 노조법상 쟁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분명하게 판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또 "법원은 철도 공공성과 관련된 파업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했다"며 "개정 노조법의 사업경영상 결정을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에만 한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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