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승원 10억 받기로” 제보에 수사…결론 왜 뒤집혔나

김영훈 2026. 9. 9.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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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로비 의혹', 정치권 공방이 연일 이어지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해 △김 후보자와 지인인 여성 브로커 양 모 씨 간의 녹취록 △양 씨와 제약업체 제넨셀 소유주 강 모 씨 간의 녹취록 △김 후보자를 징역 8월 구형하려 한 검찰의 구형 계획서 등을 잇따라 공개하면서 김 후보자의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승인을 요구한 행위가 위법한 청탁인지 여부가 논쟁이 됐습니다.

당시 수사팀은 구형 계획서에 '김 후보자의 알선, 뇌물약속에서 시작돼 강 씨와 양 씨가 각각 110억 원과 6억 원 상당의 불법 이익을 얻었고, 강 씨가 낸 허위 자료로 임상 시험이 실제 이뤄져 국민 건강에 위험이 발생했음에도, 김 후보자가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또한 1심 재판부는 "양 씨가 2021년 10월 8일 김 후보에게 '식약처 담당 과에서 업무를 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한다'라는 문자를 보내고 통화를 했다고 하더라도, 양 씨가 식약처의 본래 임상시험 승인 심사 절차를 생략하거나 다른 기업보다 제넨셀을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등 편의를 봐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했다고 곧바로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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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그제(7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로비 의혹', 정치권 공방이 연일 이어지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해 △김 후보자와 지인인 여성 브로커 양 모 씨 간의 녹취록 △양 씨와 제약업체 제넨셀 소유주 강 모 씨 간의 녹취록 △김 후보자를 징역 8월 구형하려 한 검찰의 구형 계획서 등을 잇따라 공개하면서 김 후보자의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승인을 요구한 행위가 위법한 청탁인지 여부가 논쟁이 됐습니다. 나아가 김 후보자에 대한 검찰의 기소유예(불기소) 처분 배경에 수사 외압이 있었는지도 쟁점이 됐습니다.

검찰은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로비 의혹'과 관련해 2년간 수사를 이어왔습니다. 김 후보자, 김 후보자로부터 민원을 전달받은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 그리고 브로커 양 씨와 제넨셀 대표 강 모 씨에 대한 검찰의 처분은 제각각이었습니다. KBS가 검찰 수사 과정은 어땠는지, 사건 처분의 배경은 뭐였는지, 기록을 통해 재구성했습니다.

■"김승원, 청탁 대가로 10억 받기로"?

KBS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의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는 2022년 11월 말 시작됐습니다.

시작은 대검찰청의 첩보에서 시작됐습니다. 브로커 양 씨와 동업자였던 조 모 씨는 검찰에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제넨셀의 코로나19 신약 치료제는 대상포진 치료제였는데도 식약처에서 임상 승인이 났다'는 취지의 내용을 제보했습니다.

특히 조 씨는 양 씨와 통화한 녹취 자료 등을 제출하며 ' 제넨셀의 임상 승인 배경에는 김승원 의원이 있었고 그 대가로 김 의원이 10억 원을 받기로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검찰청은 관련 첩보를 서울 서부지검에 이첩했고, 서부지검 수사팀은 2022년 11월부터 다음 해 7월까지 강 씨와 양 씨의 주거지와 사무실, 식약처 등을 압수수색 하며 관련 물증 확보에 나섰습니다.

그사이 검찰은 강 씨를 위계상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고, 양 씨에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를 적용해 신병확보에 나섰지만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됐습니다.

■ 김강립 전 식약처장 입건...'승인 지시' 있었나

서부지검 수사팀은 그간 확보한 자료 등을 토대로 2023년 8월엔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고 김 전 처장을 입건해 수사에 나섰습니다.

검찰은 김 후보자의 부탁을 받은 김 전 처장이 식약처 직원들에게 지시해 임상시험계획 승인이 이뤄진 것으로 의심했습니다.

2021년 9월 23일 제넨셀은 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고, 같은 달 30일 식약처가 제넨셀의 임상시험 계획서를 심사하며 14가지 사유로 보완을 요청하고 승인을 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2021년 10월 12일 김 전 처장은 김 후보자로부터 "생약제제과, 임상제도과, 통계분석팀 3군데에서 업무분장이 되어 있답니다. 담당 실무자들이 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회사는 제넨셀입니다. 국부 유출도 걱정되어 말씀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처장님"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김 전 처장은 비서 고 모 씨에게 김 후보자의 요청 사항을 실무자에게 전달하라는 취지로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김 후보자에게 "의원님, 염려해 주신 제넨셀 건은 현재 회사와 자료 보완 등 진행하고 있습니다. 잘 챙기도록 실무진에게 전달하였습니다. 식약처 김강립 배상"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김 후보자는 재차 김 전 처장에게 "감사합니다. 해외 업체와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 또 결과에 따라 국부 유출이 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펴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이를 끝으로 이들 사이 연락은 끝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 전 처장은 두 차례 소환조사를 받으면서 관련 경위를 검찰에 설명했습니다. "신속한 업무처리를 촉구하는 통상적인 민원 전달이라고 판단해 직원들에게도 적법한 방식으로 통상 절차에 따라 신속히 업무를 처리하도록 지시한 것뿐이고, 실제로 법령 위반이나 지위·권한 남용 없이 절차가 진행됐다"며 위법성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당시 식약처 실무진들의 진술과 이들 간에 주고받은 이메일과 휴대전화 메시지 등을 통해 김 전 처장의 변소가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해, 김 전 처장이 △구체적인 처리 방법 △결론에 대한 별도 지시 △신속 처리 지시 등을 하지 않았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특히 임상시험계획 실질적인 검토를 담당하는 실무진이 "김 전 처장의 지시 사항과 국회의원의 청탁 내용에 대해 알지 못하고, 규정에 따라 성실하게 임상시험 계획서를 검토했을 뿐,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미리 승인할 것으로 결론을 내려두고 검토한 것은 아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실제로 검찰은 식약처가 제넨셀 신약 임상시험을 승인한 2021년 10월 26일 직전까지도 수차례 공문과 전화 등으로 자료 보완 및 설명을 요청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이에 제넨셀만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해 특혜 정황이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2024년 12월 17일 김 전 처장을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그제(7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 본청에 들어서다 취재진과 만나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과 관련한 의견을 말하고 있다.


■ 김승원 수사는?…징역형 구형 →기소유예로

검찰은 이렇게 김 전 처장과 브로커 양 씨, 강 씨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지만, 처음 제보 내용이었던 '10억 원 대가 약정'에 대한 구체적인 자금 흐름도, 진술도 확보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검찰은 2024년 6월, 김 후보자를 '10억 원'이 아닌 '500만 원'을 받기로 했다는 알선뇌물약속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김 후보자가 김 전 처장에게 제넨셀 건을 청탁한 대가로 강 씨와 양 씨로부터 500만 원의 정치후원금을 지급받을 것을 약속했다고 본 겁니다. 근거는 양 씨가 김 후보자와 나눈 통화 녹취였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8월 13일 김 후보를 소환 조사했습니다.

그 다음 달 수사팀은 '김 후보자를 기소해 징역 8월을 구형하겠다'고 대검찰청에 보고했습니다. 당시 수사팀은 구형 계획서에 '김 후보자의 알선, 뇌물약속에서 시작돼 강 씨와 양 씨가 각각 110억 원과 6억 원 상당의 불법 이익을 얻었고, 강 씨가 낸 허위 자료로 임상 시험이 실제 이뤄져 국민 건강에 위험이 발생했음에도, 김 후보자가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재임 중 직무와 관련하여 알선뇌물약속죄를 범해 형의 집행유예·실형 선고받는 경우 피선거권 상실로 국회법상 당연 퇴직 사유 해당한다'는 내용도 함께 첨부했습니다.

하지만 수사팀은 3개월 후인 2024년 12월 19일, 대검과 의견 조율 끝에 기소하지 않겠단 쪽에 무게중심을 둔 최종 보고서를 다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징역 3년·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강 씨의 1심 선고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권성수)는 " 강 씨와 양 씨 사이 통화 녹취록을 꼼꼼히 살펴봐도, 강 씨가 양 씨에게 김 후보에 대한 청탁 알선의 대가를 명시적으로 약속했거나, 양 씨가 위 약속을 근거로 김 씨에게 전환사채를 인수해달라고 요구한 내용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또한 1심 재판부는 "양 씨가 2021년 10월 8일 김 후보에게 '식약처 담당 과에서 업무를 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한다'라는 문자를 보내고 통화를 했다고 하더라도, 양 씨가 식약처의 본래 임상시험 승인 심사 절차를 생략하거나 다른 기업보다 제넨셀을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등 편의를 봐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했다고 곧바로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법원이 최근 공개된 녹취 내용을 검토하고도 알선 약속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본 만큼, 검찰이 김 후보자 혐의도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수사팀은 12월 말 대검찰청에 보고하는 '처리 계획'에 9월 구형 계획서에 없던 '1안 기소유예'를 새롭게 담은 이유입니다.


■'혐의 없음' 처분은 왜 안 했을까

KBS가 확인한 2024년 12월 수사팀의 처리계획 보고서엔 △청탁 자체가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실제 수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약속한 금액이 비교적 크지 않은 점을 참작해 기소유예를 '1안'으로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또한 '강 씨와 양 씨 등 공여자의 경우 알선 등을 토대로 추가 범행을 저질렀지만, 김 후보가 이 부분까지 가담한 정황이 없고, 국회의원으로서 민원을 전달한 측면도 있어 공여자(강 씨·양 씨)와 달리 처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특히 수사팀은 '9월 구형 계획 보고서' 제출 이후 대검이 검토해 보라고 지시한 내용도 최종 보고서에 반영했습니다. 당시 대검은 수사팀에 '1000만 원 미만 규모의 알선뇌물약속 혐의로 기소한 사례가 일반적인지' 그 내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수사팀은 '기준 금액(요구·약속은 1000만 원) 이하로서 구체적 청탁 또는 부정 처사가 없는 경우 불입건 가능(500만 원 이하 뇌물수수 기소유예한 사례 다수)'이라는 내용을 12월 보고서에 반영했습니다.

다만 기소유예 시 고려 사항으로 ' △제보자(조 모 씨) △객관적 증거(문자, 녹음) △관련 보도 △
공여자들에 대한 처분 등을 고려할 때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이 우려된다는 것도 적시했습니다.

특히 보고서엔 김 후보자에 대해 무혐의 처분이 아닌 기소유예를 해야 하는 이유도 담겨 있었습니다.

공여자인 강 씨는 뇌물공여약속 혐의, 양 씨는 뇌물공여약속 및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었기 때문입니다.

김 후보자를 '혐의없음' 처분하면 김 후보자에게 뇌물을 공여하려 했다는 혐의가 적용되는 강 씨와 양 씨 역시 불기소 처분해야 했던 겁니다. 검찰로선 그럴 수는 없었기 때문에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로 처분해야 한다고 본 겁니다.

■기소할 경우 '무죄 우려' 담아

아울러 수사팀은 9월 구형 계획서에 있던 대로 기소하는 방안도 보고서에 담았습니다. 이는 '2안'이었습니다.

2안 '불구속 구공판'은 △김 후보자의 청탁으로 강 씨가 유죄를 인정받은 허위 자료 제출해 임상 계획을 승인받은 범행이 이뤄졌고 △이에 따라 강 씨와 양 씨가 거액의 부당한 이익을 얻은 점을 근거로 담았습니다.

다만 9월 구형 계획서와 달리 징역 8월 구형 계획은 빠졌고, 고려 사항에서도 '선고유예나 무죄 가능성이 있어 무리한 기소라는 비판이 우려된다'는 내용이 적시됐습니다.

이에 따라 수사팀은 결국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로비 의혹' 사건 관계자들에 대해 '제각각 처분'을 했습니다. 공여자(강 씨·양 씨)는 재판에 넘겼지만, 공여자로부터 청탁받고 식약처에 민원을 한 김 후보는 기소유예 처분한 겁니다. 그리고 김 후보자로부터 연락을 받고 승인 검토를 지시한 김 전 처장은 무혐의 처분을 받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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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기자 (hu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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