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이 경제규모 26.4% 끌어올려… 건설업은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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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 호황이 이어지며 올해 2분기(4∼6월) 한국 경제 규모가 외형적으로 1년 전에 비해 26.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국민 소득도 급증하며 정부에 이어 한국은행 역시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 4만 달러(약 5360만 원) 달성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반도체 수출 호조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의 이익이 올해 1분기(1∼3월)부터 크게 증가하고 반도체 수출 가격이 오르면서 명목 GDP도 급증한 것으로 분석했다.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모든 소득을 의미하는 명목 GNI는 2분기 846조9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6.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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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이익 증가에 이례적 성장세
제조업 GDP 6.7%↑ 건설업 3.8%↓
반도체 쏠림에 업종간 양극화 심화… 소득 늘며 물가 상승 자극 우려도

다만 건설업과 농림어업 같은 다른 업종은 역성장했고 제조업에서도 반도체 의존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소득 증가에 따른 소비 수요 확대로 물가 상승 압력도 높아지고 있어 서민 물가 부담이 커지는 등 경제 전반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반도체가 끌어올린 이례적 성장세

명목 GDP는 한 국가의 전체 경제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다. 한은은 반도체 수출 호조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의 이익이 올해 1분기(1∼3월)부터 크게 증가하고 반도체 수출 가격이 오르면서 명목 GDP도 급증한 것으로 분석했다.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실질 GDP는 올해 3.3% 넘게 증가할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
지난달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3.5%로 높였고, JP모건(3.8%)과 씨티(3.7%) 등 일부 투자은행(IB)은 3% 후반대를 예측하기도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2%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했다.
올 2분기 전체 국민 소득도 크게 증가했다.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모든 소득을 의미하는 명목 GNI는 2분기 846조9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6.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이날 “올해 1인당 GNI가 4만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전망했다. 올 하반기(7∼12월)에도 명목 GNI가 현재 수준의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환율이 급등하지 않는 전제에 따른 예측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1인당 GNI는 2014년 처음 3만 달러를 넘어선 뒤 12년 만인 올해 4만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식 통계는 내년 3월 발표할 예정이다.
● “반도체 외 산업의 투자 전략 시급”

빈기범 명지대 경상통계학부 교수는 “반도체 호황기는 길어도 5∼10년 주기”라며 “정부가 하루빨리 다른 산업 분야의 구체적인 투자 전략과 육성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체 국민 소득이 급증하며 소비 수요 확산으로 이어져 물가 상승을 자극할 가능성도 커졌다. 수출과 수입 가격까지 반영한 종합 물가 지수인 GDP 디플레이터는 올 2분기에 1년 전보다 26.6% 상승했다. 1980년 4분기 이후 45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가격이 오르며 물가 지수도 뛴 것으로 보인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민 소득과 국제 유가 급등 영향에 더해 정부가 800조 원 이상의 ‘확장재정’으로 대규모 지출을 예고하며 물가 상승을 자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앞으로 물가를 끌어올릴 요인들이 산재해 더 문제다. 정부와 기업, 가계 등의 전체 소득에서 소비하고 남은 저축액 비중을 의미하는 총저축률은 올 2분기 45.6%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각 경제 주체가 아직 손에 쥐고 있는 돈이 많다는 뜻으로 추가로 소비에 나설 여력이 어느 때보다 커진 것이다. 앞으로 물가 상승을 더 부추길 수 있는 변수다. 김화용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올 하반기부터 기업 이익이 법인세 납부와 임금 인상으로 정부 및 가계로 확산하면서 점차 민간 소비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가 더 오르면 서민들의 생활비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이고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아져 갚아야 할 빚도 불어나게 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당장 10월이나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10월 통화정책 방향의 주요 지표로 “회의 전에 8, 9월 물가지표를 가져갈 수 있다. 물가지표가 중요하다”며 “2분기 GDP 잠정치, 특히 9월 초에 발표되는 명목 GDP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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