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기소의견 냈던 檢, 총장 교체뒤 ‘기소유예 1안’으로 바꿔

손준영 기자 2026. 9. 9.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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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부터 1년에 걸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수사한 서울서부지검은 2024년 8월경 징역 8개월을 구형하는 기소 의견을 냈다. 하지만 같은 해 9월 검찰 수뇌부가 교체됐고, 수사팀은 3개월 만에 기소유예에 무게를 둔 최종 의견서를 대검에 낸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팀은 검찰 수뇌부가 바뀐 뒤에도 김 후보자에 대한 기소 의견을 문서로 대검에 냈다고 한다.

결국 검찰이 최종적으로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한 배경에는 강 씨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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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신약 청탁 의혹]
한동훈 장관-이원석 총장 재임때 “부정 청탁” 공익신고로 檢 수사
상부에 金 징역 구형 ‘기소 의견’… 총장 교체 두달뒤 기소유예 선회
제넨셀 창업주 1심 집행유예 받자… 檢, 8일뒤 ‘기소 유예’ 처분 내려
경찰, 金 고발건 영등포署에 배당
8일 오전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승강기 안에서 손을 들어 보였다. 김 후보자는 전날 출근길에선 15분간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지만, 이날은 “인사청문회에서 답하겠다”고만 했다. 뉴시스
2023년부터 1년에 걸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수사한 서울서부지검은 2024년 8월경 징역 8개월을 구형하는 기소 의견을 냈다. 하지만 같은 해 9월 검찰 수뇌부가 교체됐고, 수사팀은 3개월 만에 기소유예에 무게를 둔 최종 의견서를 대검에 낸 것으로 확인됐다. 대검 보고 등을 거쳐 검찰은 신약 개발 회사 제넨셀 창업주인 강모 씨의 1심 판결이 나온 지 8일 만인 2024년 12월 27일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김 후보자 지명으로 청탁 의혹이 불거지면서 경찰은 이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 두 차례 압수수색, 1년 수사 후 기소 의견

김 후보자 관련 수사는 2022년 11월경 공익신고자가 검찰에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로비 의혹을 제보하면서 시작됐다. 강 씨의 1심 판결문에 따르면 공익신고자는 “강 씨가 (김 후보자의 지인) 양모 씨를 통해 국회의원 등에게 부정한 청탁을 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법무부 장관은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었고, 이원석 검찰총장이 재임 중이었다.

서울서부지검은 2023년 1월 양 씨 자택과 제넨셀 사무실, 강 씨 관련 대학 산학협력단 등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같은 해 2월 추가 압수수색까지 했다. 강 씨에 대한 첫 구속영장은 2023년 12월 기각됐지만 검찰의 재청구 끝에 이듬해 1월 구속됐다. 당시 강 씨의 첫 번째 구속영장을 기각한 판사가 김 후보자와 2002년 전주지법에서 배석 판사로 함께 일했던 정모 판사다. 양 씨는 2022년 2월 김 후보자와 정 판사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나 함께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당시 수사팀은 김 후보자와 정 판사가 함께 근무했던 사실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에 등장하는 KH그룹의 자회사 KH필룩스 사외이사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이름을 올렸다.

수사팀은 2024년 8월 김 후보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뒤 기소 의견을 대검에 보고했다. 김 후보자가 양 씨의 부탁을 받아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임상시험 승인을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전달하고, 그 대가로 강 씨 측으로부터 정치후원금 500만 원을 받기로 약속했다고 판단한 것. 당시 수사팀 보고에는 김 후보자를 기소해 징역 8개월을 구형하는 방안까지 담겼다. 하지만 이원석 전 총장의 임기 중 최종 처분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전 총장은 2024년 9월 15일 퇴임했고, 다음 날 심우정 전 총장이 취임했다.

● ‘무리한 기소’ 우려에 기소유예로 선회

수사팀은 검찰 수뇌부가 바뀐 뒤에도 김 후보자에 대한 기소 의견을 문서로 대검에 냈다고 한다. 다만 대검 고위 간부들의 회의에선 사건 당시 코로나19 상황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 목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또 실제 후원금 500만 원이 김 후보자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도 기소에 대한 반대 논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대검 회의 이후 대검과 수사팀은 1∼2주 동안 논의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대검이 기소유예를 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수사팀이 대검에 보고한 최종 보고서 1안은 기소유예, 2안은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이 담겼다. 다만 김 후보자를 둘러싼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재판에 넘기지 않을 경우 ‘봐주기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내용도 담겼다고 한다.

결국 검찰이 최종적으로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한 배경에는 강 씨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서부지법은 2024년 12월 19일 강 씨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양 씨가 김 후보자에게 심사 절차를 생략하는 등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을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1심 선고 8일 뒤인 12월 27일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이에 대해 당시 수사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결국 대검이 수용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판사 출신인 김 후보자는 2022년 7월부터 2024년 5월까지 국회 법제사법위원으로 활동했고, 2024년 6월부터는 법사위 야당 간사를 맡았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런 점도 기소 여부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경찰은 시민단체가 김 후보자를 고발한 사건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배당했다. 기소유예는 확정 판결이 아니기 때문에 경찰은 재수사 가능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10월 검찰청 폐지에 따라 재수사가 이뤄진다면 각종 주장이 얽혀 있는 이번 의혹의 수사는 경찰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현재 진행 중인 강 씨와 양 씨의 뇌물공여 약속 혐의 1심 재판 결과를 고려해 수사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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