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 100만명 시대… 이제는 ‘일찍 찾아 진행 늦추는 병’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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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1일은 '치매 극복의 날'이다.
"그렇다. 올해 국내 치매 환자가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인지기능이 조금 떨어진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약 300만 명으로 추산된다. 그야말로 치매 대란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면서 치매 발생률 자체는 조금씩 줄고 있지만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노령인구가 많이 증가하면서 전체 치매 환자 수는 오히려 늘고 있다. 진료 현장에서도 치매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과거보다 많이 늘어난 것을 체감 중이다. 최근엔 65세 미만에서 발생하는 '초로기 치매'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기억력 저하 등의 증상을 느끼고 조기에 병원을 찾는 환자도 늘고 있다. 초로기 치매 자체가 많이 증가했다기보다는 치매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자신의 증상을 미리 확인하고 진단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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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검사 등 조기진단 기술 발전
신약, 1년 반 투여하면 30% 지연

9월 21일은 ‘치매 극복의 날’이다. 국내 치매 환자가 빠르게 늘면서 ‘치매 환자 100만 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에는 치매를 조금 더 일찍 발견할 수 있는 검사법이 등장하고,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추는 새로운 치료제가 나오면서 치매를 바라보는 시각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과거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치매가 치료 가능성을 열어두는 질환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대한치매학회 박기형 이사장(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을 만나 국내 치매 진단과 치료의 현주소를 알아봤다.
―진료 현장에서도 환자 증가를 체감하나.
“그렇다. 올해 국내 치매 환자가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인지기능이 조금 떨어진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약 300만 명으로 추산된다. 그야말로 치매 대란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면서 치매 발생률 자체는 조금씩 줄고 있지만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노령인구가 많이 증가하면서 전체 치매 환자 수는 오히려 늘고 있다. 진료 현장에서도 치매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과거보다 많이 늘어난 것을 체감 중이다. 최근엔 65세 미만에서 발생하는 ‘초로기 치매’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기억력 저하 등의 증상을 느끼고 조기에 병원을 찾는 환자도 늘고 있다. 초로기 치매 자체가 많이 증가했다기보다는 치매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자신의 증상을 미리 확인하고 진단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와 무엇이 다른가.
“치매는 인지기능이 떨어지면서 일상생활에도 어려움이 생긴 상태다. 반면 경도인지장애는 인지기능이 분명히 떨어져 본인이나 주변 사람도 변화를 느끼지만 일상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다. 경도인지장애가 중요한 이유는 치매로 진행할 위험이 정상인보다 약 10∼15배 높기 때문이다. 다만 경도인지장애라고 해서 모두 치매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약 3분의 1은 정상으로 돌아오고, 3분의 1은 상당 기간 경도인지장애 상태를 유지하며, 나머지 3분의 1은 치매로 진행한다.”
―혈액검사로 치매를 확인할 수 있을까.
“최근 주목받는 혈액검사는 크게 국내 건강검진센터에서 시행하는 검사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혈액검사로 나뉜다. 전자는 진단 목적이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발병 경향성을 확인하는 보조적 수단이다. 이 검사는 위험도 예측용이다. 인지기능이 정상이라면 생활 습관 교정 등을 통해 충분히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검사 결과로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FDA에서 승인된 혈액검사는 인지기능 저하가 확인된 환자에게 적용 시 알츠하이머병 진단 정확도가 매우 높다. 국내에도 곧 도입될 전망이다. 다만 신약 투여를 위해서는 최종적으로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 검사가 필요하다. 또 정상인이 미래의 치매 발병 여부를 선제적으로 예측하는 용도로 혈액검사를 사용하는 것은 정확도가 떨어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늦추는 새로운 치료제와 기존 치료제의 차이는 무엇인가.
“기존 치료제는 아세틸콜린 농도를 높여 기억력을 유지시키지만 질병의 진행 자체를 막지는 못한다. 하지만 새로운 치료제는 경도인지장애 및 초기 치매 단계에서 질병의 원인인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해 진행을 늦춘다. 완치제는 아니지만 임상시험 결과 약 1년 반 투여 시 질병 진행을 30%가량 늦추며 약 7.5개월의 시간을 벌어주는 효과가 입증됐다.”
―치매 환자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나.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주로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인지장애와 초기 치매 환자가 치료 대상이다. 문제는 높은 약값이다. 약값이 체중 50㎏ 환자를 기준으로 월 180만∼200만 원에 달하고 정기적인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및 아밀로이드 PET-CT 재촬영 등 부대 비용이 커 경제적 장벽이 존재한다. 또 주사 관련 반응 외에도 MRI상 뇌부종이나 미세출혈(ARIA) 같은 이상 소견이 관찰될 수 있어 지속적인 경과 관찰이 필수적이다.”
―치매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치매 예방의 핵심은 단연 운동이다. 유산소 운동은 주 3회 이상 해야 한다. 땀이 날 정도의 30분 유산소 운동은 치매 위험을 50∼60% 낮춘다. 그런데 최근에는 근력운동 역시 치매 예방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근력이 좋은 사람일수록 뇌 내 아밀로이드 축적이 적다는 연구에 따라 주 2, 3회 근력운동과 고령층의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권장된다. 이를 위해 학회에서는 2012년부터 ‘일상예찬’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국립현대미술관 등과 협력해 치매 환자와 보호자에게 미술관 관람 및 야외 체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외부 활동이 적은 가족들에게 일상의 소중함을 되찾아주고 있다. 올해도 총 6회에 걸쳐 치매 환자와 보호자들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서도호 작가의 전시를 함께 관람하고 다양한 체험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국내 치매 정책에서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정부의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은 경도인지장애 단계부터의 선제적 관리와 치매 환자의 지역사회 정착을 강조한다. 치매안심센터 프로그램 확대, 검사비 지원, 치매관리 주치의 제도, 치매안심 재산관리 및 공공후견 지원 등이 포함돼 있다. 향후 가장 시급한 개선 과제는 ‘예방-치료-돌봄’이 하나로 이어지는 통합 관리 체계의 구축이다. 혈액 바이오마커와 항체 치료제 등 고가의 최신 의료 기술이 도입되는 시점에서 경제적 약자가 소외되지 않도록 제도적·보험적 지원 기반을 마련하는 사회적 논의가 시급하다.”
―치매 환자와 보호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치매는 더 이상 손 놓고 기다리는 질환이 아니다. 조기 발견을 통해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면 질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한다. 약물 치료와 더불어 운동, 인지 활동, 혈관 위험인자 관리 등 생활 습관 개선을 병행한다면 소중한 일상을 오랫동안 지켜낼 수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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