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건강은 왜 위험해지고 있는가[기고/이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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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결과를 받고 이런 생각을 해본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왜 여러 건강지표가 동시에 나빠지는 것일까.
건강한 선택을 교육하는 것만큼 건강한 선택을 하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건강관리의 중심도 질병이 생긴 뒤 치료하는 것에서 질병이 생기기 전 위험을 관리하는 쪽으로 옮겨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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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당장 약을 먹을 정도는 아니다’라는 말을 듣고 결과표를 서랍 속에 넣어두기도 한다. 그러나 무심코 지나친 작은 숫자의 변화가 몸이 보내는 중요한 경고일 수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보면 지난 10년간 흡연율은 개선됐지만 식생활과 비만,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만성질환 위험 지표는 나빠졌다. 특히 중년층에서는 혈압, 혈당, 중성지방, 허리둘레 등 여러 위험 요인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왜 여러 건강지표가 동시에 나빠지는 것일까. 고혈압은 혈관의 문제이고 당뇨병은 혈당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뿌리를 따라가 보면 상당 부분 같은 원인과 맞닿아 있다.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이 지속되면서 내장지방이 늘고 인슐린 저항성과 대사성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내장지방은 단순한 에너지 저장 창고가 아니다. 과도하게 축적되면 지방조직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가 늘어나 몸이 저강도 만성염증 상태에 놓일 수 있다. 이러한 대사성 염증은 인슐린 저항성과 혈관 기능 이상을 촉진해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고 일부 암이나 치매의 위험 증가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우리 몸은 왜 이렇게 변하고 있을까. 가장 먼저 돌아봐야 할 것은 식생활이다. 우리의 식생활은 과거보다 풍요롭고 편리해졌다. 배달 음식과 외식, 간편식을 언제든 이용할 수 있고 달고 짜고 기름진 음식도 쉽게 접한다. 반면 채소와 통곡물, 콩류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은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다.
특히 당류와 나트륨의 과다 섭취는 주의해야 한다. 당류를 지나치게 섭취하면 에너지 과잉과 내장지방 축적을 촉진해 인슐린 저항성과 대사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나트륨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압을 높여 혈관 건강에 부담을 준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라는 식사의 질이다.
40, 50대부터는 젊었을 때와 똑같이 먹어도 몸의 반응이 달라진다. 근육량과 에너지 소비는 줄어드는데 식사량은 그대로이고 활동량까지 감소하면 내장지방이 늘기 쉽다. 음주와 야식, 수면 부족, 스트레스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중년의 건강검진은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질병이 생기기 전 위험의 방향을 읽는 기회가 돼야 한다. 혈당이나 혈압, 허리둘레가 현재 정상인지뿐 아니라 몇 년 동안 어느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만성질환 예방을 개인의 노력에만 맡길 수는 없다. 건강한 선택을 교육하는 것만큼 건강한 선택을 하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추진해 온 나트륨·당류 줄이기 정책은 단순한 식생활 캠페인에 그치지 않는다. 식품업계가 나트륨과 당류를 줄인 제품을 개발하도록 유도하고 소비자가 이를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질병 발생 이후의 치료보다 위험 요인을 미리 낮추려는 예방 정책의 하나다.
개인도 식탁에서부터 변화를 시작할 수 있다. 채소 비중을 늘리고 달고 짠 음식은 줄이는 것이다. 중년 이후에는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데 집중하기보다 근육을 지키면서 내장지방을 줄이는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도 함께해야 한다.
건강검진 결과는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성적표가 아니다. 지난 몇 년간 무엇을 먹고, 얼마나 움직이고, 어떻게 생활했는지가 숫자로 기록된 ‘몸의 생활기록부’다. 만성질환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다. 작은 위험 요인이 오랜 시간 쌓인 끝에 어느 순간 질병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건강관리의 중심도 질병이 생긴 뒤 치료하는 것에서 질병이 생기기 전 위험을 관리하는 쪽으로 옮겨가야 한다. 출발점은 거창하지 않다. 매일 반복되는 한 끼의 식사와 생활 습관, 건강한 선택을 더 쉽게 만들어 주는 식품 환경이다.
※ 본 기획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생활안전관리원의 올바른 식생활 캠페인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제작 지원:식생활안전관리원
이영은 하나로의료재단 영양연구센터장, 저염·저당 실천본부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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