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불러도 라포엠답게"… 6년의 시간을 담은 세 남자의 목소리 [인터뷰]

김소연 2026. 9. 9.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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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 스페인 경연 프로그램 '갓 탤런트 에스파냐'의 한 장면. 스페인 밴드 메카노의 '달의 아들(Hijo de la Luna)'을 자신들만의 화음으로 재해석해낸 한국 보컬 그룹 라포엠 이야기다.

30일 한국일보 주최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팬텀 보이스 라포엠 인 콘서트'다.

데뷔 초기 라포엠의 고민이 성악을 뿌리에 두고 팝, 가요, EDM, 록,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어떻게 팀 안에 조화시킬 것인가였다면, 지금 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 다양한 음악을 어떻게 라포엠만의 색깔로 들려줄 것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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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롯데콘서트홀서 '팬텀 보이스 라포엠 인 콘서트'
한국 가곡·칸초네부터 크로스오버·대중음악까지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와 폭넓은 레퍼토리 선봬
라포엠의 팬덤은 '라뷰'다. 유채훈은 "'라'포엠을 '뷰'(본다)한다는 의미와 사랑(love)의 의미를 함께 담았다"며 "라포엠과 팬들이 서로 바라보고 사랑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정민성, 최성훈, 유채훈.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제공

올 2월 스페인 경연 프로그램 '갓 탤런트 에스파냐'의 한 장면. 독설로 유명한 심사위원이 아시아인 참가팀에 불합격을 외치며 찬물을 끼얹었지만 객석과 다른 심사위원들의 열광은 막지 못했다. 세계적인 팝페라 그룹 일 디보(Il Divo)에 비유하는 찬사와 함께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스페인 밴드 메카노의 '달의 아들(Hijo de la Luna)'을 자신들만의 화음으로 재해석해낸 한국 보컬 그룹 라포엠 이야기다.

라포엠은 2020년 JTBC '팬텀싱어3' 우승과 함께 전원 성악가인 4인조로 활동을 시작했다. 테너 박기훈이 활동을 쉬면서 지난해부터 테너 유채훈, 카운터테너 최성훈, 바리톤 정민성의 3인 체제가 됐지만 '라포엠이 잘하는 음악을 꾸준히 선보인다'는 방향에는 변함이 없다. 6년 만에 다시 경연 프로그램에 도전하며 유럽 관객에게까지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시킨 이들이지만, 정작 이들이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따로 있었다. '세계적 그룹'이라는 찬사보다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만들고 지켜나가는 일이다.

라포엠은 이번 공연을 "라포엠의 대표 레퍼토리를 함축적으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왼쪽부터 정민성, 최성훈, 유채훈.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제공

라포엠 본연의 다양한 색채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찾아온다. 30일 한국일보 주최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팬텀 보이스 라포엠 인 콘서트'다. 최영선 지휘자가 이끄는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라포엠이 클래식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 크로스오버 레퍼토리와 대중음악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꾸미는 무대다.

라포엠을 7일 화상으로 만났다. 최성훈은 "예전에는 크로스오버 시장에서 어떤 도전을 해야 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면 이제는 라포엠만의 색깔을 꾸준히 전달해 나가는 게 1순위가 됐다"고 말했다.

그 다짐처럼 이번 공연 1부에서 세 사람은 음악적 고향인 클래식에 무게를 두고 한국 가곡과 이탈리아 칸초네 메들리를 펼친다. 유채훈은 "작곡가 선생님들이 라포엠의 음색과 호흡을 반영해 써 주셔서 창작 가곡 앨범에 수록했던 '오, 사랑' '낙엽'도 무대에 올린다"며 "우리 정서와 클래식적인 색깔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2부에선 크로스오버 레퍼토리와 대중음악으로 무대를 채운다. '팬텀싱어3' 결선 무대에서 불렀던 '당신의 손에(Nelle tue mani)'로 2부를 열어 6년 전 라포엠의 시작과 현재를 잇는다.

특히 이탈리아 칸초네 메들리와 한국 가곡 메들리는 오랜 시간 무대에서 다듬어온 음악이다. 정민성은 "두 메들리는 1~2년에 걸쳐 각각의 곡을 조금씩 무대에 올리며 완성도를 다져온 레퍼토리"라며 "팬들이 좋아해 주시는 메들리 레퍼토리를 한 공연에서 다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라포엠은 추석 연휴 직후 콘서트를 열어 명절에도 최소한의 개인 일정만 보낸 채 연습에 집중할 계획이다. 왼쪽부터 정민성, 유채훈, 최성훈.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제공

세 사람은 6년 동안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과 멤버 간 돈독한 유대만큼은 한결같았다고 입을 모았다. 유채훈은 "달라진 점이라면 예전보다 전체적으로 노래가 안정되고 노련해졌다"고 자평했다. 최성훈은 "보이는 건 넷에서 셋으로 달라졌지만 소리의 균형과 단단함은 변함없이 내던 대로 잘 내고 있다"고 말을 보탰다. 데뷔 후 처음으로 2024년 미주 투어에 나서며 해외 무대로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일본에서 쇼케이스를 열었다. '갓 탤런트 에스파냐' 출연을 발판 삼아 내년 유럽 공연 일정도 구체적으로 조율 중이다.

데뷔 초기 라포엠의 고민이 성악을 뿌리에 두고 팝, 가요, EDM, 록,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어떻게 팀 안에 조화시킬 것인가였다면, 지금 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 다양한 음악을 어떻게 라포엠만의 색깔로 들려줄 것인가다. 최성훈은 "크로스오버 그룹이라는 범주를 넘어 라포엠의 음악을 들려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들이 말하는 '라포엠의 색'은 세 사람만의 성취에 머물지 않는다. 유채훈은 자신들이 개척한 이 길이 다음 세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를 바랐다.

"K팝과 클래식 등 여러 장르의 음악가들이 길을 잘 닦아 놓으셨으니 우리에게도 좋은 기회가 오는 것처럼, 라포엠이 달려 나가고 있으면 더 많은 크로스오버 그룹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고 활동하려고 합니다."

라포엠은 "식사 메뉴를 정할 때 유일하게 투닥거린다"고 할 정도로 돈독한 유대를 이어가고 있다. 왼쪽부터 유채훈, 최성훈, 정민성.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제공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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