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현장을 가다/황인찬]대중교통 확대, 도심 집중 개발… ‘압축도시’ 전략으로 지역경제 살린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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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찾은 일본 중서부의 도야마(富山)시. 인구 약 40만 명인 도시 중심에 있는 도야마역은 세련되고 정비된 느낌이었다.
도야마시는 대중교통 정비뿐만 아니라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도심 재개발도 진행했다.
도야마 남부 야쓰오에서 숙박업 등을 하는 오즈 링크스(OZ Links)의 하라이 사유리(原井紗友里) 대표는 "시 남쪽 지역은 가구당 차량이 두 대인 곳이 적지 않다"면서 "대중교통 여건이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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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40만인데 면적은 서울 두 배… 자가용 이용 늘며 중심지 공동화 가속
경전철, 버스 정비해 편리성 높이고… 도심 인구 집중 유도, 상권 되살아나
세수 확대되니 재투자 선순환 구조도… 소외된 교외 지역 개선은 여전한 숙제


● 자가용 의존도 낮추고 대중교통 편한 곳으로
도야마도 과거엔 여느 일본의 지방 중소도시처럼 대중교통이 편한 곳은 아니었다. 면적(1241km²)은 서울(605.2km²)의 2배 이상이지만 전철, 버스의 배차 간격이 길어 자동차를 직접 운전하는 사람이 많았다. 도야마의 교통수단 분담률 조사에 따르면 1974년 42.5%였던 자가용 의존도는 1999년 72.2%까지 올라갔다. 점점 자가용이 없으면 생활이 힘든 환경이 됐던 것이다.
하지만 한정된 시의 재정으로는 도로 및 관련 시설을 효과적으로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또 자가용 이용자가 늘면서 인구가 교외 지역으로 분산돼 도심 공동화 현상도 가속화됐다. 게다가 운전이 힘든 고령자의 경우 당장 이동권이 위협받는 상황이 됐다.
도야마는 그 해답을 ‘콤팩트시티(Compact City·압축 도시)’에서 찾았다. 자가용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중교통을 먼저 살리고, 그 대중교통의 축을 따라 거주와 상업시설을 밀집시켜 도시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 2002년 모리 마사시(森雅志) 시장 취임 이후 본격화된 이 구상은 2006년 옛 국철 철도를 개조해 도야마역과 북쪽 도야마항을 잇는 LRT(Light Rail Transit·경전철) 노선(7.6km)을 개통하며 구체화됐다. 이후 2009년에는 도심 순환선 전철(3.4km)의 운행을 시작했다. 또한 2015년 호쿠리쿠 신칸센이 도야마역에 개통된 것을 시점으로 역사 내로 LRT가 들어왔고, 2020년 끊겼던 남북 선로 구간 250m를 모두 연결시켜 교통 편리성은 더욱 높아졌다.
이처럼 교통을 정비하면서 배차 간격도 줄였다. 기존 30∼60분이던 배차 간격을 LRT 도입과 함께 평시 15분, 출퇴근 시간 10분으로 줄인 것. 이러자 이용객이 대폭 늘었다. 시에 따르면 2006년 도야마항선을 정비해 LRT가 개통된 이후 이용객이 이전보다 평일은 약 2배, 휴일은 약 3배 늘었다. 특히 60대 이상에선 약 3.5배 증가(평일 기준)했다. 교통 정비와 함께 65세 이상의 경우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철과 버스를 100엔(약 860원)에 탈 수 있게 했다. 성인 요금이 240엔(약 2070원)인 것을 감안하면 반값 이하다. 전액 무료 대신 일정 요금을 받으며 시의 재정을 보존하면서도 고령자 이동권을 높이는 절충안을 선택한 것이다.
도야마는 교통 정비에만 그치지 않았다. LRT 역과, 도심 버스 정류장 등을 중심으로 13곳을 ‘거주 추진 지역’으로 지정해 인구 집중을 유도했다. 이곳에 집을 사면 30만∼50만 엔(약 258만∼430만 원)의 보조금을 줬다. 이런 까닭에 2005년 전체 인구 중 28%가 ‘거주 추진 지역’에 살았지만 2025년에는 이 비율이 42%로 증가했다. 도심 인구가 늘자, 상업시설이 증가했고, 세수 역시 늘었다. 이런 세수를 다시 도시 정비에 투입해 성장을 유도하는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진 셈이다.
● 구마 겐고 ‘유리미술관’ 지역 랜드마크로

도야마는 에도시대부터 제약업으로 유명했는데 약을 담는 유리병을 직접 만드는 공장도 많았다. 제2차 세계대전 뒤 유리 산업은 한때 쇠퇴했지만 1991년 2년제 전문교육 기관인 유리조형연구소, 1994년 유리공방, 2015년 유리미술관을 개소했다. 이를 통해 교육, 제작, 전시 등으로 이어지는 예술 생태계가 완성되며 유리공예는 도야마를 대표하는 상징이 됐다.
도야마의 개인 작업실에서 만난 유리조형작가 고지마 유카코(小島有香子) 씨도 유리조형연구소를 졸업한 뒤 이곳에 정착한 경우다. 고지마 씨는 “도야마는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좋은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갖고 있다”면서 “도쿄의 갤러리들도 유리공예라면 도야마 작가들 가운데 찾아서 전시회를 갖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 도심-교외, 대중교통 격차 해소는 숙제
도야마의 ‘콤팩트시티’ 정책은 인구 감소, 저출산고령화 위기를 교통 개선을 통해 해결을 모색하는 사례로 유명하다. 이에 해마다 국내외에서 연간 400건 이상의 현장 견학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도야마도 인구 감소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05년 42만1239명이었던 인구는 지난해 약 39만7000명까지 줄어들었다.
중심지의 대중교통은 대폭 개선됐지만 교외는 여전히 자가용 이용 비율이 높은 것도 넘어야 할 과제다. 도야마 남부 야쓰오에서 숙박업 등을 하는 오즈 링크스(OZ Links)의 하라이 사유리(原井紗友里) 대표는 “시 남쪽 지역은 가구당 차량이 두 대인 곳이 적지 않다”면서 “대중교통 여건이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도야마시 전체의 가구당 자동차 대수는 1.5대(2024년 기준) 수준이다. 야쓰오에서는 매년 9월 1∼3일 지역 대표 축제인 ‘오와라 가제노본(おわら風の盆)’이 열려 약 20만 명이 찾지만 대부분 관광버스나 승용차를 통해 이곳을 찾고 있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이런 까닭에 도야마시는 ‘콤팩트시티’에 이어 ‘스마트시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도야마시청에서 만난 후지이 히로마사(藤井裕久) 시장은 “지난 20년간 중심지는 교통과 상업이 활성화돼 생활하기 편해졌지만 교외 주민들 사이에선 중심지에만 혜택이 돌아간다는 불만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버스가 정해진 노선만 도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인공지능(AI)을 통해 신청하면 예약된 정류장으로 오게 한다든가, 병원에 가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진찰받고 약도 처방받는 서비스 등 스마티시티 정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황인찬 도쿄 특파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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