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도 갤러리 됐네…곳곳 미술 넘실대는 9월 부산

김현주 기자 2026. 9. 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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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개막한 '2026 부산비엔날레'를 필두로 부산 곳곳에서 주목할 만한 전시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며 '미술의 바다'가 펼쳐졌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6 국제공항 협력전시 지원사업'에 선정돼 마련한 '자연의 숨결'은 김해국제공항에서 이후창 금민정 김창겸 작가의 작품 11점을 선보인 전시로, '이동의 공간' 공항에서 여행객이 현대미술을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되는 새로운 방식의 관람을 제안한다.

영상을 회화로 재구성한 과정에서 신성한 기운 마저 느껴지는, 독특하고 흥미로운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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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 주목할 만한 전시
강석태 작가의 ‘구름을 타고 오다’. 갤러리 재희 제공


- ‘어린왕자’와 추억여행 강석태展
- 나무·종이·돌 주제 세 작가 전시
- ‘박스’로 표현한 가치 이원호展
- 떠오르는 태국 작가 개인전도

지난달 29일 개막한 ‘2026 부산비엔날레’를 필두로 부산 곳곳에서 주목할 만한 전시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며 ‘미술의 바다’가 펼쳐졌다. 다채로운 전시 가운데 눈여겨 볼 전시를 모아봤다.

▮강석태-별을 찾아가다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를 모티브로 한 작품들로 잘 알려진 강석태 작가의 전시가 갤러리 재희(부산 해운대구 중동)에서 열리고 있다. 추계예술대와 세종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개인전 22회와 단체전 200여 회를 소화한 그는 어린왕자를 모티브로 한 전시로 애호가층이 두텁다. 작가는 삶의 고비마다 곁을 지켜준 동행자 ‘어린왕자’를 통해 가장 순수했던 시절을 복기하고, 그를 주인공으로 작업하며 자신만의 별을 추억한다. 동심을 자극하는 서정적인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도 저마다의 ‘추억의 별’로 떠나는 경험을 하게 되는 전시다. 19일까지.

▮박태홍 이건희 정희욱-이토록 친밀한 바깥

박태홍 이건희 정희욱 작가의 전시 전경. 스페이스 다 제공


‘나무·종이·돌’이 주인공인 전시가 스페이스 다(사하구 다대동)에서 마련됐다. ‘나무’의 박태홍, ‘종이’의 이건희, ‘돌’의 정희욱 등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작가 3명의 작업을 한 공간에 모은 이례적이고 특별한 전시다. 박태홍 작가의 작업실을 전시 공간으로 만든 스페이스 다는 나무의 숨결을 살리며 새로운 목공의 가능성을 탐색한 작가의 다양한 작품으로 채워져 장소 자체가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진다. 여기에 돌에 새겨진 시간을 예민하게 다듬은 정희욱 작가의 조각은 버려진 석조 장식물이 새로운 생명력을 지닌 존재로 거듭나는 순간을 보여준다. 종이와 펄프로 꾸준히 작업한 이건희 작가는 종잇조각을 소재로 한 작품을 통해 정적인 소모품이 역동적인 에너지의 존재로 거듭나는 과정을 구현했다. 일상의 소모품이 예술로 거듭난 작업을 통해 특정한 경계(안과 밖)가 허물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30일까지.

▮이원호-얄궂게 파란

이원호 작가의 ‘진품명품전(傳)_단채널 영상(83min58)_TV진품명품 출장감정에서 구입한 사물들’. 인터페이스 제공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왕성하게 활동 중인 이원호 작가의 개인전이 갤러리 인터페이스(부산진구 부암동)에서 마련됐다. 일상의 사물과 장소의 가치를 탐구하는 작업을 펼쳐온 작가가 이번에 주목한 것은 파란색 이삿짐 플라스틱 박스이다. 물건을 담고 이동하는 박스는 운반의 도구이자 생계의 수단이 된다. 또 사적인 물건과 기록을 외부로 옮기는 용기가 된다. 작가는 사물이 장소와 상황에 따라 다른 가치와 의미를 지니는 지점에 주목하고, 이를 탐색하는 영상 설치 등의 작업을 통해 ‘보이는 것’과 ‘안다고 생각하는 것’ 사이의 거리감을 드러내고자 한다. 이원호 작가는 한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다수의 개인전과 예술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경성대 현대미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다음 달 10일까지

▮이후창 금민정 김창겸-자연의 숨결

이후창 작가의 ‘The Light of Nature’. 리앤배 제공


리앤배(수영구 망미동)가 전시 무대를 갤러리가 아닌 김해국제공항으로 옮겼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6 국제공항 협력전시 지원사업’에 선정돼 마련한 ‘자연의 숨결’은 김해국제공항에서 이후창 금민정 김창겸 작가의 작품 11점을 선보인 전시로, ‘이동의 공간’ 공항에서 여행객이 현대미술을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되는 새로운 방식의 관람을 제안한다.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입국장 일반 대합실 1층 5번 게이트 인근에는 이후창 작가의 사슴을 소재로 한 대형 설치 작품을 전시했다. 자연과 인간을 연결하는 매개체인 사슴의 생명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국내선 출국장 격리대합실 2층 31번 게이트에는 김창겸 작가의 현실과 상상이 교차하는 디지털 미디어 작품이 설치됐고, 국내선 출국장 2층 37번 게이트 인근에서는 금민정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자연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현한 디지털 풍경이 인상적이다. 다음 달 15일까지.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제의를 품은 신체들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의 ‘Time of the Other’. 국제갤러리 제공


현대 미술계가 주목하는 태국 출신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의 개인전이 국제갤러리 부산점(수영구 망미동)에서 개최됐다. 방콕과 뉴욕을 오가며 활동 중인 그는 회화 조각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신체와 기술, 시간의 경계 등을 모색하는 작업을 펼치고 있다. 뉴욕 휘트니 미술관, 파리 퐁피두 센터, 런던 테이트 모던 등 세계적인 미술관마다 그의 작품을 소장할 정도로 주목받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가족이 애착 인형을 끌어안은 모습을 열화상 카메라로 포착한 독특한 작업을 통해 ‘회화적 신체’를 구축해 보인다. 인형을 안은 사람의 체온이 전달돼 밝아진 부분을 기록하고 그 위에 천과 안료를 덧입힌 작업은 시간과 기억이 쌓인 존재를 환영과 같은 형체로 재구성하고, 애착 관계인 두 사물이 내뿜는 유기적인 에너지를 형상화한다. 영상을 회화로 재구성한 과정에서 신성한 기운 마저 느껴지는, 독특하고 흥미로운 전시다. 다음 달 3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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