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2년 방치' 신압록강대교 기지개…中단둥에 퍼진 '10월 개통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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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외곽 압록강 위에 길게 뻗은 흰색 다리 위로 노란색 작업용 차 한 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2014년 완공됐지만 북한 쪽 연결도로와 통관시설 미비 등으로 만 11년11개월 동안 정식 차량 통행이 이뤄지지 못한 신압록강대교다.
신압록강대교 아래에서 2년째 간식을 판매하고 있다는 한 주민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리가 우중충했는데 안전 점검을 하고 교각 등을 다시 칠하면서 새 다리가 됐다"며 "조선(북한) 쪽도 진입로와 세관 주변 공사를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민은 "시 주석 방북 이후 물자 이동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북한 사람이나 중국 사람을 만나도 올해는 신압록강대교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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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통상구엔 새 차선…주민 "12년 희망고문했으나 이번엔 분위기 달라"

(단둥=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8일 오전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외곽 압록강 위에 길게 뻗은 흰색 다리 위로 노란색 작업용 차 한 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단둥 쪽에서 출발한 이 차는 북한 신의주 방향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뒤이어 소형 화물차 한 대도 다리 위를 달렸다.
차들은 북측 두 번째 주탑 부근까지 이동한 뒤 다시 중국 방향으로 돌아왔다.
2014년 완공됐지만 북한 쪽 연결도로와 통관시설 미비 등으로 만 11년11개월 동안 정식 차량 통행이 이뤄지지 못한 신압록강대교다.
이날 바라본 신압록강대교는 오랫동안 방치됐던 다리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말끔하게 정비된 모습이었다.
새로 도색한 흰색 교량 상판과 교각은 가을 햇빛을 받아 반짝였고, 주탑 중간에는 '중조압록강대교'(中朝鴨綠江大橋)라고 적혀 있었다.
다리 건너 신의주 쪽에는 한글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적힌 대형 관문 형태의 구조물이 눈에 들어왔다.

세관으로 추정되는 고층 건물 옥상에서는 인공기가 펄럭였다.
기자가 지난 7월 이곳을 찾았을 때 북한 측 진입로 주변에서 관측된 대형 크레인은 눈에 띄지 않았다.
외관상 대규모 공사는 대부분 마무리된 것으로 보였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최근 몇 달 사이 다리 모습이 크게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신압록강대교 아래에서 2년째 간식을 판매하고 있다는 한 주민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리가 우중충했는데 안전 점검을 하고 교각 등을 다시 칠하면서 새 다리가 됐다"며 "조선(북한) 쪽도 진입로와 세관 주변 공사를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측에서도 개통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다리가 시작되는 지점에는 '단둥 커우안'(丹東口岸·통상구)이라고 적힌 대형 건물이 자리 잡고 있다.
외부에서 본 통상구 안에는 화물차들이 대기하거나 이동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조성돼 있었고, 바닥에는 최근 칠한 것으로 보이는 선명한 차선이 그려져 있었다.

인근 대형 전광판에는 '중조(중국과 북한) 경제의 다리 건설로 국제무역 발전을 촉진하자'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10년 넘게 다리만 놓여 있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구체적인 개통 날짜까지 거론됐다.
주민과 대북 무역업계 등을 중심으로 중국 국경절 연휴(10월 1∼7일)가 끝난 뒤 신압록강대교가 개통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퍼져 있었다.
다음 달 6일 북중 수교 77주년을 맞아 문을 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인근에서 만난 한 주민은 "12년 동안 열린다, 안 열린다고 하면서 희망고문을 당했다"면서도 "이번에는 과거와 분위기가 다르다. 공사도 거의 끝난 것으로 보이고 10월 개통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과 북한 당국은 아직 구체적인 개통 날짜를 발표하지 않았다.
개통 기대를 키우는 정황은 또 있다.
복수의 주민은 최근 밤이면 화물차와 승용차 등이 신압록강대교를 오가는 모습을 직접 봤거나, 이를 목격했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들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6월 27일에도 30인승 버스 한 대가 이 다리를 통해 중국에서 신의주 방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 버스에는 일반 승객 없이 운전기사 등만 탑승한 것으로 전해져 시험 운행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다리 주변 풍경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사실상 방치됐던 중국 측 다리 주변에는 최근 커피나 음료 등을 파는 컨테이너형 상점들이 들어섰다.
한 주민은 "예전에는 다리 밑에서 장사하는 것이 정식 허가를 받은 것이 아니었는데 최근에는 임대계약까지 맺고 영업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개통이 가까워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은 "얼마 전 이 지역에 유명 커피 판매점이 입점했다"며 "다리 개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단둥에서 오래 생활한 한 교민은 분위기 변화의 계기로 지난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꼽았다.
시 주석은 지난 6월 8∼9일 평양을 국빈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하고 양국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이 교민은 "시 주석 방북 이후 물자 이동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북한 사람이나 중국 사람을 만나도 올해는 신압록강대교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고 전했다.
신압록강대교는 중국의 제안으로 2010년 말 착공돼 2014년 10월 완공됐다.
길이 3.026㎞, 왕복 4차로 규모로 중국이 건설비를 부담했지만, 북한 측 접속도로와 통관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개통은 계속 미뤄졌다.

단둥시는 올해 정부 업무계획에서도 신압록강대교 통상구 개통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신압록강대교에서 압록강 상류 쪽으로 약 10㎞ 떨어진 곳에는 지금도 차와 열차가 오가는 북중우의교가 있다.
하나는 건설된 지 80년 넘은 낡은 다리지만 지금도 북한과 중국을 실제로 연결하고 있고, 다른 하나는 왕복 4차로의 최신식 다리지만 10년 이상 멈춰 있다.
현재 단둥∼신의주 간 육상 화물 운송은 사실상 북중우의교에 의존하고 있다. 신압록강대교가 개통되면 기존 교량에 집중된 화물 운송을 분산하고 북중 간 육상 물류 처리 능력을 크게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오랫동안 북중관계의 현실을 상징했던 두 다리의 풍경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택시 기사 천모 씨는 "국경절 연휴가 끝나면 다리가 열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정확한 것은 아무도 모르지만, 다리를 정비하는 모습을 보면 예전과 다른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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