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장보러 가는 길 걸어서 1.1㎞"…북구 두암동 주민들 불편 호소
시내버스 노선 부족, 이동권 열악
고령층 등 교통약자는 외면
市 "노선 개편 착수·접근성 개선"

"시장 가려고 버스를 타려면 한참을 걸어 내려가야 해요. 오고 가는 게 너무 힘들죠."
8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두암동 율곡타운과 두암주공아파트 일대. 단지 주변 도로에는 시내버스가 쉴 새 없이 오갔다. 하지만 주민들이 자주 찾는 말바우시장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파트를 나서 한참을 걸어 내려가야 비로소 버스를 탈 수 있는 정류장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버스는 다니지만 정작 주민들의 생활권과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 '교통 공백'이 생기고 있는 셈이다.
율곡타운과 두암주공 2·3·4단지에는 모두 4천554세대가 밀집해 있다. 단지에서 말바우시장까지 거리는 불과 2㎞ 남짓이다.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주민들은 10분가량 걸어 두암주공입구 정류장까지 이동해야 한다.
실제 말바우시장까지 버스를 이용할 경우 전체 이동거리 2.5㎞ 가운데 1.1㎞가 도보 구간이다. 목적지까지 가는 거리의 절반 가까이를 버스가 아닌 두 발로 이동해야 한다.
장바구니를 든 고령 주민들에게는 버스를 타기도 전에 시작되는 고된 길이다.
주민 김주환(75)씨는 "버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주 가는 시장이나 중심지로 이동하려면 걷거나 갈아타야 해 불편하다"며 "젊은 사람에게는 10분 정도 걷는 게 별일 아닐 수 있지만 나이 든 사람이 장바구니까지 들고 오가려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불편은 전통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청까지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려면 정류장까지 걸어간 뒤 환승해야 해 50분가량이 소요된다. 광주역 등 주요 거점으로 향할 때도 도보와 환승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일대에 시내버스가 다니지 않는 것은 아니다. 여러 노선이 아파트 주변을 지나고 있지만 대로 중심으로 짜인 기존 노선과 주민들의 실제 생활 동선이 맞지 않는 것이 문제다.
주거지는 대규모로 형성돼 있는데 주민들이 자주 찾는 시장이나 주요 생활거점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노선이 부족하다 보니 '버스가 다니는 교통 사각지대'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 같은 문제는 최근 북구의회에서도 제기됐다. 특히 고령층이 적지 않은 대규모 아파트 밀집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단순히 정류장이나 노선의 존재 여부가 아닌 실제 생활권을 기준으로 대중교통 접근성을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는 오는 10월 단행할 시내버스 노선 전면 개편을 통해 일부 교통 공백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12일 북구청에서 열린 노선개편 시민공청회 등을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했으며 오치1동과 동림동 푸른마을주공 등 비슷한 교통 불편을 겪는 지역에는 새로운 노선을 반영할 예정이다.
두암동 역시 이번 개편 과정에서 기존 정류장을 활용해 말바우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주민들이 요구하는 주요 거점까지의 직결 노선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 기존 노선을 추가로 조정할 수 있는 여력이 크지 않은 데다 새로운 직결 노선을 운행하려면 차량 등 추가 운송자원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교통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존 정류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이번 노선 개편에 반영할 예정"이라며 "시청 등 주요 거점을 직접 연결하는 것은 현재 단계에서는 어렵지만 추가 운송자원이 확보되면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남광주 시내버스 노선 개편안은 이달 버스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되며 오는 10월 시행될 예정이다.
/윤태민 기자 ytm@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