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약정’ 공식 깨지는 알뜰폰…KB국민은행 ‘2년 약정’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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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약정 유심 요금제를 앞세웠던 알뜰폰 시장에 24개월 약정과 단말기 결합상품이 등장했다. KB국민은행은 이동통신 3사처럼 약정 기간을 설정하고 단말기 구매 지원금을 지급하는 판매 방식을 도입하면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서비스 'KB리브모바일'을 운영하는 KB국민은행은 9월 1일부터 30일까지 단말기와 통신요금을 묶은 결합상품을 판매한다.
무약정 유심 요금제를 중심으로 성장한 알뜰폰 시장에 은행이 24개월 약정과 단말기 구매 지원금 구조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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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고객 잡아 두는 ‘락인 효과’ 노려
중소 알뜰폰은 경쟁 부담

알뜰폰에 등장한 24개월 약정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서비스 'KB리브모바일'을 운영하는 KB국민은행은 9월 1일부터 30일까지 단말기와 통신요금을 묶은 결합상품을 판매한다.
대상 단말기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6과 보급형 제품인 갤럭시A37·A17이다. 고객은 24개월 동안 월 7만8900원을 내면 갤럭시S26과 5G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다. 24개월 총 납부액은 189만3600원이다. 요금제는 월 95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고객은 데이터를 모두 사용한 뒤에도 초당 3Mbps 속도로 계속 이용할 수 있다. 음성과 문자는 기본으로 제공한다.
갤럭시A17 결합상품의 월 납부액은 2만7900원이다. 24개월 총액은 66만9600원이다. 요금제는 LTE 데이터 7GB를 제공한다. 데이터 소진 후에는 초당 1Mbps 속도로 계속 이용할 수 있다. 고객에게 별도의 단말기 할부금은 청구되지 않는다.
KB국민은행 상품은 일부 휴대폰 판매점보다 비싸지만 일반 대리점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이 있다. 8일 기준 휴대폰 '성지'로 불리는 일부 판매점에서 갤럭시S26 256GB 모델을 번호이동으로 구매할 경우 단말기 가격은 10만~15만원 수준이다. 고객은 처음 6개월 동안 월 10만원 이상의 고가 요금제를 사용해야 한다. 이후 18개월 동안에는 통상 월 4만원 이상의 요금제를 유지해야 한다.
이 조건을 적용하면 고객이 24개월 동안 부담하는 비용은 최소 142만~147만원으로 추산된다. KB국민은행 상품의 총비용보다 42만~47만원 적다.
통신 3사의 온라인몰이나 일반 대리점에서는 결과가 달라진다. 갤럭시S26 출고가는 125만4000원이다. 공통지원금 50만원과 추가지원금 7만5000원을 받으면 남은 단말기 부담금은 67만9000원이다.
여기에 처음 6개월 동안 월 10만원과 이후 18개월 동안 월 4만원의 통신요금을 더하면 24개월 총비용은 최소 199만9000원이다. KB국민은행 상품보다 10만5400원 많다.
판매점별 지원금과 요금제 조건은 수시로 바뀔 수 있다. 상품별 데이터 제공량에도 차이가 있다. 총비용만으로 상품 경쟁력을 단순 비교하기 어려운 이유다.
국민은행은 9월 1일 이동통신 이용약관을 개정했다. 국민은행은 24개월 의무사용기간을 설정한 고객에게 약정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KB국민은행 측은 "단말기는 24개월 약정 조건으로 제공하며 약정 기간 안에 해지하면 위약금이 부과된다"며 "9월 이후 단말기 결합상품을 추가로 판매하거나 판매 기간을 연장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통신으로 금융 고객 묶는 은행권
업계가 주목하는 지점은 가격보다 판매 방식이다. 무약정 유심 요금제를 중심으로 성장한 알뜰폰 시장에 은행이 24개월 약정과 단말기 구매 지원금 구조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상품이 흥행하면 다른 알뜰폰 업체로 비슷한 판매 방식이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통신업계는 KB국민은행이 알뜰폰 가입자를 장기간 확보한 뒤 금융상품 이용까지 유도하려는 것으로 본다. 통신사업 자체의 수익보다 금융 고객을 확보하고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는 효과를 노린다는 분석이다.
안정상 중앙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은행이 알뜰폰 사업을 하는 이유는 통신에서 돈을 벌기보다 본업인 금융사업에 활용하려는 데 있다"며 "24개월 약정도 고객을 장기간 확보해 금융상품 이용을 늘리려는 포석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마다 다른 '고객 묶기'
국민은행이 약정과 단말기로 고객을 묶는다면 우리은행은 금융 거래 실적과 통신 혜택을 연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알뜰폰 브랜드 '우리WON모바일'을 운영하는 우리은행은 9월 '우리 멤버십 데이터 업' 요금제를 출시했다. 주거래 여부와 예·적금 보유 현황 그리고 고객 금융 등급에 따라 데이터를 추가로 제공한다. 방식은 다르지만 두 은행 모두 통신 서비스를 금융 고객의 장기 이용을 유도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알뜰폰 업계는 은행권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한다. 은행이 자본력을 활용해 단말기 구매와 지원금 지급을 확대하면 중소 알뜰폰 업체가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중소 사업자는 단말기 매입 규모가 작아 제조사로부터 받는 판매장려금도 제한적이다"며 "자본력을 갖춘 은행이 단말기와 지원금 경쟁을 확대하면 중소 사업자가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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