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특구 지주사 규제 푼다…‘증손회사 50%’ 허용, 수평출자는 제외

정부와 여당이 ‘메가특구법’에 지주회사 지분 규제 완화 특례를 담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만 계열사 간 수평출자 등 추가 완화에는 선을 긋고, 기존 국가첨단전략산업법에서 합의한 수준만 허용할 방침이다. 첨단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일부 규제는 풀되 지주회사 제도의 기본 틀까지 흔들지는 않겠다는 취지다.
8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뒷받침하기 위한 가칭 ‘메가특구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메가특구법)에 지주회사 손자회사가 증손회사 지분을 50% 이상만 보유해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 손자회사가 증손회사 지분을 원칙적으로 100%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50% 이상으로 낮추면 손자회사가 지분 과반만 확보한 채 외부 투자자 등과 합작회사를 설립할 수 있다.
정부가 검토하는 방안은 지난해 12월 관계부처간 합의한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의 지주회사 특례와 같은 수준이다. 산업통상부와 국무조정실 등이 메가특구에서도 같은 특례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고, 공정거래위원회도 이미 논의된 범위 안에서의 규제 완화라는 점을 고려해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메가특구 논의 과정에서는 이보다 폭넓은 지주회사 규제 완화를 적용하자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됐다. 특구 내 계열사 간 수평출자를 허용하는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 같은 추가 규제 완화 방안은 법안에 담기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계열사 간 수평출자는 지주회사 아래에 놓인 자회사나 손자회사끼리 서로 지분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현행 지주회사 제도는 지주회사→자회사→손자회사로 이어지는 수직적 출자구조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수평출자를 허용하면 계열사 간 직접적인 지분 관계가 생기면서 출자구조가 복잡해질 수 있다. 이 경우 계열사 간 지분 연결을 통해 적은 자본으로 지배력을 확대하거나 지주회사 체계를 우회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정부가 이번에도 특례 범위를 제한하려는 것은 첨단산업 투자를 위한 규제 완화 필요성을 인정하되 지주회사 제도의 기본 원칙까지 폭넓게 허물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위 내부에서도 기존 특례가 투자상 필요한 범위로 한정된 만큼 공동출자나 수평출자까지 추가로 허용할 실익은 크지 않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메가특구법에도 같은 지주회사 규제 특례가 별도로 담기면 국가첨단전략산업법만 적용할 때보다 규제 완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업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도 있다. 기존 법은 적용되는 기업이 SK에만 한정되어 있는 반면 메가특구법은 특구 지정 범위와 투자 요건에 따라 적용 대상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제 규제 완화 범위는 메가특구 지정 기준과 대상 업종 등 구체적인 특례 요건이 법안에 어떻게 담기느냐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특례 적용 대상을 반도체 분야로 한정하는 등 메가특구법을 계기로 특례 대상이나 규제 완화 수준이 더 확대되는 데에는 선을 긋고 있다.
강정민 경제개혁연대 연구위원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규제는 대기업집단에 대한 총수 일가의 소유와 지배의 괴리도를 줄여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메가특구법을 통해 규제 완화 대상이 폭넓게 확대되는 것은 아닌지 면밀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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