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등 18개국 "해운 무기화, 세계 무역 무너진다" 이례적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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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포함한 세계 해운 강국들이 전쟁과 '그림자 선단'(미등록 선단)의 급증으로 수십 년간 유지돼 온 세계 해운 규범이 무너지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8개 조선·해운 선진국 협의체인 선진해운그룹(CSG)은 이날 공개 성명을 통해 해상 무역이 없다면 공급망이 파편화되고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 경제는 갑자기 정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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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선단 횡행·선박 피격 빈발로 국제 해운 무너질 지경"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한국을 포함한 세계 해운 강국들이 전쟁과 '그림자 선단'(미등록 선단)의 급증으로 수십 년간 유지돼 온 세계 해운 규범이 무너지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8개 조선·해운 선진국 협의체인 선진해운그룹(CSG)은 이날 공개 성명을 통해 해상 무역이 없다면 공급망이 파편화되고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 경제는 갑자기 정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CSG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무력 충돌, 코로나19 팬데믹, 서방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등장한 '그림자 선단'은 "일시적인 충격"이 아닌 "세계 무역 환경의 구조적 변화를 알리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이어 "항로가 갈수록 협상 수단과 위험의 도구가 되고 있다"며 최근의 사건들은 해상 무역이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 보여 준다고 경고했다.
이번 성명은 CSG가 설립된 지 60여 년 만에 나온 첫 공개 입장 발표라고 FT는 전했다. CSG 회원국으로는 그리스, 싱가포르, 덴마크, 일본,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 한국 등이 있다.
오늘날 국제 무역의 80% 이상은 선박으로 운송되며, 선박들은 유엔 국제해사기구(IMO)가 규정한 해운 규칙에 따라 운항한다. IMO는 1948년 공식 설립됐지만, 바다에 대한 국제적 거버넌스의 개념은 '자유해'(mare liberum) 개념이 처음 확립된 17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지정학적 갈등이 격화하며 선박들은 점차 주요 목표물이자 책략의 도구가 되고 있다고 FT는 우려했다.
올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미국과 이란은 민간 상선을 의도적으로 공격했다. 올해 초에는 이란이 국제수로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한 채 통과 선박에 대한 통행료·수수료 제도 도입을 추진했다.
이란의 모흐센 레자이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지난 6일 향후 며칠 안에 이란이 출입을 완전히 통제하는 새로운 호르무즈 해협 항로에 대한 양해각서가 체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유럽연합(EU)·영국 등 서방 국가들이 대러시아·대이란 제재를 부과하자, 실소유주를 숨기기 위해 다른 나라의 국기를 달고 운항하는 그림자 선단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해양 정보 기업 '탱크트래커스닷컴'에 따르면 그림자 선단은 현재 1500척 이상에 달하며, 전 세계 유조선의 약 5분의 1을 차지한다.
또한 그림자 선단에 소속된 대부분의 유조선은 전통적인 보험이 결여돼 해상 거버넌스의 또 다른 위험이 되고 있다.
지난 6월 러시아산 원유 약 80만 배럴을 운송하던 '그림자 선단' 유조선 '캐롤라인 베젠기'호는 전통적인 선주상호보험(P&I insurance) 없이 오만 연안에서 부착 기뢰와 충돌했다. 기름 유출 사고를 두고 아무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 오만 정부가 정화 작업과 관련된 수백만 달러의 비용을 부담해야 할 위기에 처하게 했다.
CSG 의장국을 맡고 있는 덴마크의 브라이언 웨셀 해사청 청장은 "오랫동안 IMO에서 만들어 온 공정한 경쟁 환경과 국제 규제가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며 "우리는 수십 년 동안 선박이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세계 무역을 구축했으나, 이제 그 전제가 압박받고 있다"고 FT에 전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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