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공 아니어도 됩니다”…SK하이닉스 ‘팹의 지휘자’가 찾는 인재는?

전종헌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cap@mk.co.kr) 2026. 9. 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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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장(FAB·팹)에 들어간 웨이퍼 한 장이 완성품이 되기까지는 수백 단계의 공정을 거친다.

송상목 TL(Talent Acquisition팀)은 8일 SK하이닉스 뉴스룸을 통해 "양산관리는 반도체 제조의 심장인 팹을 직접 지휘하며, 본인이 조율한 시스템이 곧장 생산량 증가로 이어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는 매우 역동적인 직무"라고 소개했다.

생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팹 안에서 발생하는 병목 현상을 관리하고,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 이에 맞춰 생산 계획도 유연하게 조정한다.

실제로 양산관리 담당자들은 공정 사이에서 대기 중인 물량인 WIP(Work in Process), 장비가 처리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인 Capa(Capacity), 목표 생산량 등 방대한 데이터를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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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개 공정·장비 한눈에 보는 ‘양산관리’
병목 찾아 생산량·속도 끌어올리는 컨트롤타워
“코딩·SQL은 강력한 무기…데이터로 ‘숲’ 볼 줄 알아야”
AI 시대엔 단순 관리 넘어 ‘의사결정자’로
사진 오른쪽부터 SK하이닉스 한진성 TL(DRAM OF제조팀), 이희윤 TL(이천FAB제조팀).[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FAB·팹)에 들어간 웨이퍼 한 장이 완성품이 되기까지는 수백 단계의 공정을 거친다. 문제는 이 가운데 어느 한 곳이라도 막히면 뒤따라오는 물량이 줄줄이 밀릴 수 있다는 점이다. 특정 장비에 웨이퍼가 몰리고 예상하지 못한 장비 이상까지 겹치면 정교하게 짜놓은 생산 계획도 흔들린다.

이때 어디에서 물량이 막혔는지 찾아내고 어느 장비에 얼마만큼의 물량을 보낼지 결정하며, 여러 공정과 부서를 움직여 생산 흐름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양산관리’ 담당자들이다. 반도체 분야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설계나 소자, 공정기술과 비교하면 양산관리는 다소 생소한 직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팹에서는 생산량과 납기, 장비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역할을 맡는다. 전공의 벽도 상대적으로 낮다. 반도체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데이터 분석과 문제 해결 능력, 협업 역량을 갖췄다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직무라고 현업에서는 말한다.

송상목 TL(Talent Acquisition팀)은 8일 SK하이닉스 뉴스룸을 통해 “양산관리는 반도체 제조의 심장인 팹을 직접 지휘하며, 본인이 조율한 시스템이 곧장 생산량 증가로 이어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는 매우 역동적인 직무”라고 소개했다.

그렇다면 실제 생산 현장에서 양산관리 담당자는 어떤 역할을 맡고 있을까. SK하이닉스 한진성 TL(DRAM OF제조팀)과 이희윤 TL(이천FAB제조팀)을 통해 양산관리 담당자의 구체적인 업무와 직무 특성, 취업 준비생에게 필요한 역량 등을 들어봤다.

대학생 앰버서더들과 M16 전공정 라인 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한진성 TL, 이희윤 TL.[SK하이닉스]
-반도체 전공자가 아니어도 양산관리에 지원할 수 있나.

이희윤 TL=양산관리는 특정 단위 공정에 대한 깊은 지식보다는 흩어진 정보를 종합해 전체를 조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전공 지식에 얽매이기보다는 팀 프로젝트나 동아리 등에서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고 우선순위를 판단해본 경험을 어필하는 것이 좋다.

물론 반도체 제조 과정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필요하다. 양산관리 담당자가 들여다보는 수많은 데이터가 어떤 공정에서 왜 발생하는지 이해해야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양산관리’라고 하면 생산직을 관리하는 업무를 떠올리는 취준생도 있을 것 같다. 정확히 무슨 일을 하나.

한진성 TL=쉽게 말하면 팹 전체의 생산 흐름을 관리하는 일이다. 생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팹 안에서 발생하는 병목 현상을 관리하고,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 이에 맞춰 생산 계획도 유연하게 조정한다.

이 TL=이천FAB제조팀에서 Thin Film(박막) 공정의 진도 관리를 맡고 있다. 반도체 제품이 정해진 기한 안에 원활하게 생산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라인 운영을 관리한다. 담당 공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전체 생산 흐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살피고, 돌발 상황이 생기면 관련 부서와 신속하게 협업해 라인을 안정시키는 역할이다.

-쉽게 말하면 ‘반도체 공장의 교통경찰’ 같은 역할인가.

이 TL=그렇게 볼 수도 있다. 다만, 단순히 막힌 곳을 찾아 뚫어주는 데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전체 최적화’다. 특정 공정만 빨리 돌아간다고 팹 전체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앞뒤 공정의 상황을 함께 보면서 전체 생산 흐름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실제로 양산관리 담당자들은 공정 사이에서 대기 중인 물량인 WIP(Work in Process), 장비가 처리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인 Capa(Capacity), 목표 생산량 등 방대한 데이터를 들여다본다.

이를 토대로 웨이퍼가 팹에 들어온 뒤 모든 공정을 마치기까지 걸리는 TAT(Turn Around Time)를 줄이는 방법을 찾아낸다. 생산계획과 진도 관리부터 장비별 생산능력과 효율 관리, 팹 안팎의 물류 최적화까지 업무 범위가 넓다.

결국 ‘어떤 제품을 언제 얼마나 만들 것인가’부터 ‘어떤 장비를 어떻게 활용하고 웨이퍼를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까지 생산의 큰 그림을 그리는 셈이다.

-반도체 회사에 취업하려는데 코딩도 잘해야 하나.

한 TL=양산관리 직무에서 데이터는 처음이자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데이터 분석 툴을 활용해 현업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하는 업무부터 시작한다.

단순히 코딩을 잘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수많은 생산 데이터를 직접 들여다봐야 팹 전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통해 개별 공정이라는 ‘나무’가 아니라 팹 전체라는 ‘숲’을 보는 훈련을 하는 셈이다.

-파이선(Python)이나 SQL은 배워두는 것이 좋은가.

한 TL=학교에서 코딩이나 SQL(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고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추출 및 분석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준 프로그래밍 언어) 관련 수업을 적극적으로 수강하면서 데이터를 다루는 기본기를 갖춰두면 실무에서 굉장히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이 TL=팹에서는 기한이 정해진 업무보다 ‘지금 당장’ 판단해야 하는 일이 많다. 그때 필요한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찾아내느냐가 중요하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데이터를 봐야 하는지 판단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나 역시 업무 지식을 쌓는 동시에 데이터를 더 빨리 추출하기 위해 다양한 분석 툴을 계속 공부하고 있다.

-그렇다면 숫자와 데이터만 잘 보면 되는 직무인가.

한 TL=오히려 그다음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데이터를 근거로 다른 부서를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똑같은 데이터를 놓고도 부서마다 바라보는 관점과 해석이 다를 수 있다. 양산관리는 그 사이에서 전체 팹에 가장 좋은 방향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필요한 데이터를 정확히 추출하고 분석하는 능력과 다른 조직을 설득하고 이끌어가는 협업 능력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탄탄한 데이터 분석 능력이 있어야 다른 팀을 논리적으로 설득하고 조율할 수 있다.

이 TL=장비, 공정, 품질, 물류 등 성격이 서로 다른 여러 부서와 매일 정보를 주고받는다. 각 부서가 자기 관점에서 전달한 정보를 팹 전체의 관점에서 다시 해석해야 한다. 정보가 왜곡되거나 빠지면 우선순위 판단 자체가 잘못될 수 있다. 그래서 정확한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매우 중요하다.

-인공지능(AI)이 발전하면 이런 생산관리 업무도 결국 자동화되는 것 아닌가.

이 TL=오히려 양산관리 담당자의 역할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사람이 데이터를 확인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대응했다면 앞으로는 AI 등을 활용해 장비 이상이나 병목 현상을 미리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양산관리 담당자는 단순히 생산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AI와 시스템이 분석한 정보를 토대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결정하는 ‘의사결정자’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공정 난도가 높고 생산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고부가가치 반도체일수록 팹 운영의 작은 비효율도 쌓이면 생산량과 납기, 나아가 회사 수익성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험을 쌓으면 진로도 넓어진다. 생산 계획과 장비 효율, 물류까지 팹 운영 전반을 경험하는 만큼 스마트팩토리를 비롯해 데이터·자동화 전문가나 공급망관리(SCM) 전문가로 전문성을 확장할 수 있다.

-양산관리 직무를 준비하는 취준생에게 조언한다면.

한 TL=‘데이터’를 강조하고 싶다. 코딩이나 SQL 등을 활용해 데이터를 직접 다뤄보는 경험을 많이 했으면 한다. 데이터를 제대로 볼 수 있어야 팹 전체를 볼 수 있고, 그것을 근거로 다른 사람도 설득할 수 있다.

이 TL=완벽한 계획을 세우는 능력만 필요한 직무는 아니다. 팹에서는 매일 새로운 변수가 발생한다. 정답이 없는 돌발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판단하고 여러 사람과 협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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