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세 82% '자발적 퇴거'…오세훈 "연장 요구는 비양심적 억지"

김지영 기자 2026. 9. 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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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장기전세주택의 첫 20년 만기를 앞두고 입주민과 퇴거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제도의 성과와 개선점을 논의했다. 장기전세 거주를 발판으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시민들은 안정적인 주거와 자산 축적의 기회를 제공받았다고 평가한 반면 현재 입주자들은 소득·자산 기준과 주택 면적 변경 등 제도 보완을 요구했다.

이날 행사에는 장기전세주택에서 내 집 마련에 성공했거나 준비 중인 입주민·퇴거자 13명과 주거·부동산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서울시는 이들로부터 장기전세주택 거주 경험과 내 집 마련 사례, 제도 개선 의견 등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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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주거사다리 희망토크…20년 만기 퇴거 원칙 재차 강조(종합)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오전 서울시청 본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장기전세주택, 서울의 주거다리 희망토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9.08. park7691@newsis.com /사진=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의 첫 20년 만기를 앞두고 입주민과 퇴거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제도의 성과와 개선점을 논의했다. 장기전세 거주를 발판으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시민들은 안정적인 주거와 자산 축적의 기회를 제공받았다고 평가한 반면 현재 입주자들은 소득·자산 기준과 주택 면적 변경 등 제도 보완을 요구했다.

오 시장은 8일 서울시청에서 '장기전세에서 내 집으로, 서울의 주거사다리 희망토크'를 열고 "(거주 기간 만기 이후에도) 더 살고 싶다는 분들이 계셔서 시끌시끌한 상황"이라며 "이는 비양심적인 억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만기 후 퇴거에) 예외를 두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전세주택 입주를 기다리는 분이 많고 이들도 서울 시민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20년 만기를 앞둔 입주자들의 퇴거 문제에 대해 서울시의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날 행사에는 장기전세주택에서 내 집 마련에 성공했거나 준비 중인 입주민·퇴거자 13명과 주거·부동산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서울시는 이들로부터 장기전세주택 거주 경험과 내 집 마련 사례, 제도 개선 의견 등을 들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실제 장기전세를 거쳐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시민들의 경험담이 이어졌다.

2010년부터 2022년까지 12년간 상암동 월드컵파크 장기전세주택에 거주했던 한 퇴거자는 장기전세 입주 이후 가족의 삶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넓고 좋은 집으로 이사한 것이 아니라 삶에 희망과 여유, 무엇보다 안정감이 생겼다"며 "아이들이 꿈을 키우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장기전세 거주 기간 동안 세 자녀를 키웠고 자녀들이 대학 진학과 취업, 해외 유학 등을 거치며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장기전세주택을 "우리 가족에게 쉼이고 안식이고 행복이며 디딤돌이었다"고 표현하면서 "더 많은 서울 시민들에게 희망이 되는 제도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장기전세에 거주 중인 시민들은 제도의 안정성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지적했다. 구로구에서 15년가량 장기전세에 거주한 한 입주자는 3기 신도시 부천 대장지구 청약에 당첨돼 이주를 앞두고 있다며 "장기전세에 거주하면서 자산을 모으고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해 주거 상향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다만 소득 기준을 넘을 경우 퇴거해야 하는 현행 제도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장기전세에 살면서 자산을 모으는 과정에서 소득이 일시적으로 올라 기준을 넘으면 퇴거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한두 차례 정도 자산을 더 모을 수 있도록 유예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장기 거주로 형성된 마을 공동체와 돌봄 생태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참여자는 "10년 이상 거주하면서 아이를 키우고 이웃과 돌봄을 나누는 공동체가 형성됐다"며 "20년 만기로 대부분 퇴거하게 되면 이런 장기 거주의 장점이 사라질 수 있어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전세가 당시 공공임대의 개념을 확장한 정책이었다고 평가했다. 김준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2007년 장기전세 도입 당시 학계에서도 전세형 공공임대가 가능할지 논쟁이 있었다"며 "하지만 서울 시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서울시가 정부보다 먼저 공공임대 유형으로 장기전세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장기전세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교수는 "현재 장기전세는 다른 공공임대와 달리 정부의 재정 지원 없이 서울시 재정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전세라는 주거사다리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면 서울시의 장기전세 공급부터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20년을 채우지 않고 자발적으로 내 집을 마련해 성공적으로 이주하신 분이 많다"며 장기전세가 당초 구상했던 '주거사다리' 역할을 상당 부분 해냈다고 평가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제도 도입 이후 계약기간 만료 전에 퇴거한 가구는 이달 기준 1만 5529가구로 SH 집계 기준 누적 공급량의 34%다. 이 중 82.4%는 자가 구입이나 민간 전세 이동 등을 위해 계약자 요청으로 자발적 퇴거다.

2016~2021년 장기전세주택에서 퇴거한 1708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8년 4개월이었고 퇴거 후 72%가 자가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공공임대주택 퇴거자의 자가 거주 비율(60%)보다 1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오 시장은 이날 시민들의 제도 개선 요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재산 축적 과정과 내 집 마련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제도와 현실의 불일치, 괴리를 어떻게 보완할지 실무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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