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1조원 ‘피트니스 제국’ 탄생… ‘하이록스’ 루이비통 펀드 품으로

유진우 기자 2026. 9. 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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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피트니스 대회의 대명사로 떠오른 '하이록스(HYROX)'가 글로벌 사모펀드 품에 안길 전망이다.

하이록스 대회 참가자들은 체육관에 수강료를 내고, 공식 프로그램을 훈련한다. 푸마는 현재 하이록스와 2030년까지 세계선수권 대회 타이틀 후원 계약을 맺고 있다.

내년 6월로 예정된 차기 하이록스 세계선수권 대회는 처음으로 유럽과 북미를 벗어나 홍콩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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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MH 계열 엘캐터턴, 경영권 인수 막바지 협상
고효율 사업 모델로 6억 유로 기업 가치 인정
직영 체육관 0곳, 제휴 체육관 1만곳
올해 전 세계 대회 참가자 150만명 전망

실내 피트니스 대회의 대명사로 떠오른 ‘하이록스(HYROX)’가 글로벌 사모펀드 품에 안길 전망이다. 헬스장에서 혼자 하던 근력 운동과 달리기를 기록 경쟁이라는 세계 공통 이벤트로 묶어낸 아이디어가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는 거대 산업으로 진화했다. 과거 ‘철인 3종 경기(아이언맨)’ 브랜드가 거대 자본을 만나 상업 스포츠로 덩치를 키웠듯, 함께 뛰고 근력 운동을 하는 피트니스 대회 역시 부(富)를 창출하는 핵심 소비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BYD 하이록스 피트니스 대회 남자 복식 경기 중 스키 에르그 스테이션에서 참가자들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7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세계 최대 럭셔리 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계열 사모펀드 운용사 엘캐터턴(L Catterton)이 하이록스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마무리 짓고 있다고 전했다. 거래 대상은 스위스 스포츠 마케팅 기업 인프런트 스포츠앤드미디어가 보유한 하이록스 지배주주 지분이다. 인프런트는 중국 다롄 완다 그룹이 투자한 회사로, 2019년 하이록스에 투자를 단행한 뒤 2022년 과반 지분을 확보해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엘캐터턴은 이번 지분 인수 과정에서 하이록스 기업 가치를 약 6억 유로(약 9400억 원)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록스가 올해 낼 것으로 잡은 매출 기준 2.6배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최종 매각 완료 단계는 아니지만, 현재 양쪽이 협상 타결에 몹시 근접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하이록스는 2017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시작한 실내 체력 경주다. 대규모 스포츠 행사 전문가였던 크리스티안 퇴츠케와 올림픽 하키 금메달리스트 모리츠 퓌르스테가 헬스장 이용객도 쉽게 출전할 수 있는 대회를 만들자는 취지로 공동 창업했다. 대회 기본 방식도 일상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쉽고 직관적이다. 1km를 달린 뒤 정해진 운동 하나를 해내는 과정을 여덟 번 반복하면 된다. 사용되는 기구 무게와 세부 기준은 참가자 성별이나 출전 부문에 따라 차등을 둔다.

먼저 자리잡은 체력 경주인 크로스핏(Cross Fit)은 매번 종목과 과제가 무작위로 달라져 고난도 역도나 체조 동작이 빈번하게 요구된다. 반면 하이록스는 사전에 모든 순서가 정해져 있어 진입 장벽이 낮다. 시험에 비유하면 출제 범위를 알려주고 치르는 방식이라, 동네 헬스장 이용자도 석 달 정도 준비하면 출전할 수 있다. 혼자 전부 소화하는 개인전 말고도 두 사람이 운동을 나누는 더블, 네 명이 구간을 쪼개는 릴레이가 있어 완주 경험자 폭도 넓다. 무엇보다 전 세계 어디서든 똑같은 규격과 순서로 경기가 진행된다. 한국에서 훈련한 참가자가 홍콩이나 미국 대회에 나가 본인 기록을 객관적으로 견줄 수 있어 뚜렷한 목표 의식을 제공한다.

소비재 투자에 특화한 엘캐터턴은 표준화된 규격을 기반으로 하이록스가 독특하고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했다고 평가했다. 하이록스 본사는 자본과 인력을 들여 각국에 직접 체육관을 열지 않는다. 대신 기존 체육관과 참가자, 후원사 세 곳에서 각각 돈을 받는다. 하이록스는 체육관이나 에프45(F45) 같은 대형 그룹운동 프랜차이즈로부터 제휴비를 받는 대신 공식 훈련 파트너 지위를 준다. 지난해 말 기준 제휴 체육관은 세계 1만곳을 넘어섰다.

하이록스 대회 참가자들은 체육관에 수강료를 내고, 공식 프로그램을 훈련한다. 대회에 참가할 경우 1인당 110달러(약 14만7000원) 안팎인 참가비를 따로 지불한다. 여기에 푸마 같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가 의류·신발을 독점 공급하는 대가로 후원금을 얹는다. 푸마는 현재 하이록스와 2030년까지 세계선수권 대회 타이틀 후원 계약을 맺고 있다. 하이록스는 로이터에 “직영 매장 없이 2025년 기준 전 세계 31개 시장, 80여 개 행사에 75만 명 이상을 끌어모았다”며 “2026년에는 35개국 100개 이상 도시에서 150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하이록스는 특히 중국 본토와 홍콩, 싱가포르, 일본 도쿄를 아우르는 아시아 피트니스 시장에서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홍콩 대회 참가자는 2022년 첫해 1000명에 못 미쳤다가 올해 5월 2만명으로 20배 넘게 불었다. 내년 6월로 예정된 차기 하이록스 세계선수권 대회는 처음으로 유럽과 북미를 벗어나 홍콩에서 열린다. 한국 역시 2024년 첫 국내 하이록스 대회가 열렸고, 올해는 5월 인천 대회에 1만5000명이 몰렸다. 블룸버그는 엘캐터턴이 아시아를 포함한 공동투자자를 따로 끌어들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막강한 현지 투자자 유통망과 인프라를 지렛대 삼아 신흥 시장을 단숨에 장악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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