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비켜라” 힌두교 단체 요구 받아들인 에펠탑···성차별 논란에 파업

백민정 기자 2026. 9. 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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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 논란에 파업이 이뤄진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입구에 7일(현지시간) “운영상의 이유로 에펠탑 개장이 지연되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의 안내판이 걸려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에서 힌두교 종교단체의 요구로 여성 직원들이 근무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이 벌어졌다. 직원들은 “모욕적”이라며 반발했고, 결국 파업에 나섰다. 종교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여 여성 직원들을 현장에서 배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과 노동계에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에펠탑 운영사인 SETE는 지난 5일 힌두교 단체 ‘BAPS(보차산와시 악샤르 푸루쇼탐 스와미나라얀 산스타)’와 연계된 약 100명의 방문단을 맞았다. 이 과정에서 BAPS 측은 SETE에 여성 직원이 방문단과 접촉하는 것을 제한해달라고 요청했다. BAPS 측은 구체적인 이유는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는 여성 직원들에게 근무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방문단의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이동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일부 업무에는 남성 직원이 대신 배치됐다.

직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 대표 다이앤 다부안은 여성 직원들이 이번 일로 모욕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주말 사이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자 직원들은 경영진과 대화를 요구하고, 앞으로 여성 직원들이 같은 방식으로 배제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이날 파업에 나섰다.

SETE는 BAPS 측이 방문을 “여성과의 상호작용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조건은 받아들여져서는 안 됐다”며 “SETE의 가치와 성평등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사과했다. 아리엘 베일 SETE 회장도 “명백히 받아들일 수 없는 관행”이라며 “에펠탑은 공화국의 가치와 남녀평등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지난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 앞에서 힌두교 단체 BAPS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BAPS는 인도 구자라트에서 시작된 힌두교 종교·사회단체로, 최근 파리 외곽에 프랑스 내 첫 대형 사원을 세웠다. 이 단체는 종교활동에서 남성과 여성의 공간과 역할을 분리한다. 최고 지도자인 스와미는 남성이 맡으며, 여성은 남성과 분리된 예배와 모임에 참여하고 교육·봉사 등 상대적으로 제한된 역할을 맡는다.

프랑스 정치권에서는 좌우를 가리지 않고 비판이 나왔다. 에마뉘엘 그레구아르 파리시장은 “성평등은 역사적 기념물의 입구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다”라며 BAPS의 방문 과정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극우 국민연합(RN)을 이끄는 마린 르펜 의원은 “프랑스는 여성의 존재가 제한되는 것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가브리엘 아탈 전 총리 역시 “프랑스에서는 어떤 문화, 종교, 신념도 여성에게 자신의 자리를 제한하라고 명령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야엘 브라운피베 프랑스 하원의장도 “외국인 방문객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여성들이 물러나도록 강요받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BAPS 측은 이번 방문이 에펠탑 운영진과 협의해 다른 방문객에게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호 존중과 봉사라는 보편적 가치를 믿는다”며 이번 일로 “고통이나 불편을 초래했다면 사과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 부시-생-조르주에 새로 건립된 BAPS의 대규모 힌두 사원에서 열린 봉헌식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6일(현지시간) 신자들이 모여 있다. AFP연합뉴스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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