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설계한 폐질환 신약, 노화 늦췄다

문혜원 기자 2026. 9. 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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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활용해 설계한 폐질환 치료제가 환자의 생물학적 나이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초기 임상시험 결과가 제시됐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인실리코 메디슨(인실리코)'은 특발성 폐섬유화증(IPF) 치료제 후보물질 '렌토서팁'을 투여한 임상 2a상 시험 데이터를 추가 분석한 결과 생물학적 노화 지표가 감소하는 경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렌토서팁을 투여받은 환자군에서는 노화시계 6종으로 추정한 생물학적 나이가 모두 치료 전보다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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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을 활용해 개발한 폐질환 신약이 폐 기능 개선 외에도 생물학적 노화를 늦춘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설계한 폐질환 치료제가 환자의 생물학적 나이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초기 임상시험 결과가 제시됐다. AI가 설계한 신약 후보물질이 노화를 늦출 수도 있다는 결과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인실리코 메디슨(인실리코)'은 특발성 폐섬유화증(IPF) 치료제 후보물질 '렌토서팁'을 투여한 임상 2a상 시험 데이터를 추가 분석한 결과 생물학적 노화 지표가 감소하는 경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같은 날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발표됐다.

IPF는 폐 조직이 두꺼워지고 굳는 만성질환으로 진단 후 수년 내 사망할 위험이 높고 예후가 좋지 않다.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치료가 어려운 질환이다.

렌토서팁은 인실리코가 AI로 개발한 IPF 신약 후보물질이다. 인실리코는 수천명의 환자 의료기록과 혈액검사에서 얻은 단백질 정보, 단백질의 기능·영향을 다룬 방대한 학술논문을 분석하는 AI 모델을 개발해 신약 후보 발굴에 활용했다. 개발한 AI 모델은 질병 발생에 관여하는 특정 단백질을 찾아내는 역할을 한다.

인실리코는 단백질의 입체 구조와 다른 분자와의 결합 방식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두번째 AI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정 질병 관련 단백질에 결합해 기능을 억제하는 새로운 약물 후보 분자를 설계하도록 만든 AI 시스템이다. 렌토서립은 두 AI를 이용한 결과물이다.

인실리코는 지난해 중국 21개 의료기관에서 40세 이상 IPF 환자 71명을 모집해 12주간 렌토서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환자들은 렌토서팁을 하루 30밀리그램(mg) 한차례·30mg씩 두차례·60mg 한차례 투여받거나 위약을 복용했다. 임상시험 결과 렌토서팁이 IPF 환자의 폐 기능을 개선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번에 공개한 연구는 같은 임상시험에서 확보한 혈액 데이터를 추가로 분석해 렌토서팁이 노화와 관련된 생물학적 지표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참가자 중 혈청 단백질 분석에 동의한 환자 42명의 데이터를 노화 연구에 활용했다. 평균 연령은 67.1세다.

연구팀은 환자의 혈액에 존재하는 단백질 정보를 6종의 '단백질 노화시계'로 분석해 치료 전후 생물학적 나이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비교했다. 단백질 노화시계는 혈액 속 여러 단백질의 양·패턴을 바탕으로 실제 나이와 별도로 신체의 노화 정도를 추정하는 기술이다.

분석 결과 렌토서팁을 투여받은 환자군에서는 노화시계 6종으로 추정한 생물학적 나이가 모두 치료 전보다 낮아졌다. 위약을 투여받은 환자군에서는 12주 동안 큰 변화가 없거나 생물학적 나이가 소폭 증가했다. 렌토서팁 30mg을 하루 두차례 복용한 환자군에서 생물학적 나이 감소 경향이 가장 일관됐다.

연구팀은 렌토서팁을 투여했을 때 나타나는 혈액 단백질 변화를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고령자 5만5319명의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의 단백질 변화와 비교했다. 비교 결과 렌토서팁을 하루 30mg씩 두차례 복용한 환자에서 정상적인 노화 과정과 반대되는 단백질 변화가 확인됐다. 세포 노화와 대사 과정 등에서도 노화 억제 가능성을 시사하는 변화가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만으로 렌토서팁이 실제 사람의 노화를 늦춘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단백질 노화시계가 측정한 변화가 IPF 증상이 개선된 데 따른 결과인지 노화 자체가 늦어진 결과인지 완전히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람에게 렌토서팁을 투여해 노화 효과를 확인한 연구결과도 아직 없다.

노화시계의 정확성에 대한 논쟁도 남아 있다. 바딤 글라디셰프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는 "예측된 생물학적 나이가 감소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인 첫 연구"라고 평가하면서도 임상시험 표본이 작고 노화시계를 항상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번 임상시험이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만을 대상으로 해 관찰된 변화가 이 질환 환자에게만 나타나는 현상일 가능성도 있다.

에릭 토폴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교수도 "이 약은 고무적으로 보이지만 최종적인 판단을 내릴 결정적인 임상시험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렌토서팁은 아직 IPF 치료제로도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했으며 추가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

<참고 자료>
doi.org/10.1038/s41587-026-03286-y

[문혜원 기자 m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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