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의 도살자' 극진 장례 치른 세르비아…EU "유럽 가치 위반"

김범수 수습기자 이정환 기자 2026. 9. 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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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 내전 당시 집단학살과 전쟁범죄 혐의로 종신형을 살다 사망한 '발칸의 도살자' 라트코 믈라디치 전 보스니아 세르비아 군사령관 장례식에 세르비아 고위 당국자들까지 참석하자 유럽연합(EU)이 강하게 규탄했다.

유로뉴스와 폴리티코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믈라디치 장례식에 국방장관과 법무장관 등 현직 각료들이 대거 참석했다.

마르타 코스 EU 확대 담당 집행위원도 믈라디치 장례식에 반발해 예정됐던 세르비아 방문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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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세르비아의 EU 가입 협상에 영향 경고
7일(현지시간)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의 성 루카 교회에서 열린 라트코 믈라디치 전 보스니아 세르비아 군사령관의 추모식에서 세르비아 병사들이 관 주변을 지키고 있다. 2026.9.7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김범수 수습기자 = 보스니아 내전 당시 집단학살과 전쟁범죄 혐의로 종신형을 살다 사망한 '발칸의 도살자' 라트코 믈라디치 전 보스니아 세르비아 군사령관 장례식에 세르비아 고위 당국자들까지 참석하자 유럽연합(EU)이 강하게 규탄했다.

유로뉴스와 폴리티코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믈라디치 장례식에 국방장관과 법무장관 등 현직 각료들이 대거 참석했다.

세르비아 정부는 세르비아계 전범 믈라디치에 공식적인 예우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장례식은 형식상 가족장으로 치러졌음에도 세르비아 당국이 의전을 제공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복역 중 지난 주 사망한 그의 시신은 정부 항공기로 세르비아에 운구됐다. 세르비아군이 관을 묘지까지 호위했고, 군악대가 장송곡을 연주했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의 측근인 포르피리예 세르비아 정교회 총대주교가 장례 미사를 진행했으며, 믈라디치의 관에는 세르비아 국기가 덮였다. 부치치 대통령의 아들과 주세르비아 러시아 대사도 장례식에 참석했다.

미사를 집전한 포르피리예 총대주교는 "믈라디치의 이름이 세르비아 정교회 신자들의 기억과 기도 속에 깊이 새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르비아 시민단체는 정부와 당국자들의 개입 수준을 고려하면 이번 장례식이 사실상 국가적 예우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EU는 '전쟁범죄 미화'라고 규탄했다. 크리스티안 비간트 유럽대외관계청(EEAS) 대변인은 "전범 미화와 집단학살 부정, 역사 수정주의는 유럽의 가치에 어긋나며 EU는 물론 EU 가입후보국에도 설 자리가 없다"고 밝혔다.

마르타 코스 EU 확대 담당 집행위원도 믈라디치 장례식에 반발해 예정됐던 세르비아 방문을 취소했다.

세르비아는 2014년부터 EU 가입을 추진해 왔지만 법치주의 문제와 대러시아 제재 불참 문제로 2021년 12월 이후 EU와 새로운 협상 테이블을 열지 못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세르비아의 EU 가입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

믈라디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벌어진 최악의 유혈사태 중 하나로 꼽히는 보스니아 내전 당시 보스니아의 세르비아계 민병대 군사령관으로 이슬름계 주민들에 대한 대량 학살을 주도했다.

이후 16년 간의 도피 생활 끝에 체포된 뒤 2017년 유엔 전범재판소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지난달 27일 84세를 일기로 숨졌다.

전쟁범죄 이력에도 불구하고 세르비아 민족주의자들에겐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잡았다. 장례 행렬에 참가한 일부 군중은 "당신은 죽지 않았다, 우리 마음속에 살아있다"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었다. 베오그라드 시내 곳곳에는 그를 기리는 벽화가 등장했다.

야권 인사인 밀로시 요바노비치 세르비아 신민주당 대표도 장례 미사에 참석해 "세르비아 시민들이 믈라디치를 민족 자유의 상징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mag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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