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입 기업 88%, 성과 낸 곳은 6%...삼성SDS "단순 도입 넘어 성과 내야"

이인애 기자 2026. 9. 8.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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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서밋 2026' 개최..."AI 도입, 돈으로 연결한 사례 많지 않아"
현장형 AX 엔지니어 'FDE', 오픈Ai·앤트로픽·액센츄어 등과 협력
서울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SDS '리얼 서밋 2026'에서 이준희 삼성SDS 대표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이인애 기자

삼성SDS가 기업 AI 사업의 무게중심을 'AI 도입'에서 'AI로 실제 일을 하고 성과를 내는 것'으로 옮긴다.

8일 서울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SDS '리얼 서밋 2026'에서 이준희 삼성SDS 대표는 "AI는 업무를 바꾸지만, AX는 비즈니스를 바꾼다"고 말했다.

AI에게 질문하고 답을 받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 업무를 맡기고, 나아가 기업의 일하는 방식 자체를 AI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AI 도입, 시간·비용 절감에 안주해선 안 돼

이날 삼성SDS가 공개한 기술과 사업 계획도 이 방향에 맞춰졌다. AI가 자료를 찾아 보고서를 작성하고 메일을 보내거나 일정을 등록하고, 보안 취약점을 찾아 패치한다. 사무실 밖 제조 현장에서는 여러 종류의 로봇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사업에도 뛰어든다.

이준희 대표는 "AX는 단순히 AI를 도입해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훨씬 더 근본적인 변화"라며 "비즈니스와 업무 방식 자체를 처음부터 완전히 새롭게 재설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기업들의 AI 도입 속도에 비해 이를 돈으로 연결한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 이 대표는 맥킨지 조사 결과를 인용해 기업의 88%가 최소 하나 이상의 업무에 AI를 도입했지만, AI가 기업 이익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평가 받는 기업은 6%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삼성SDS는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해 자사 업무부터 AI로 바꾸고 있다. 개발·구매·품질·경영지원·사업이행·마케팅·영업 등 자사 주요 업무에 AI를 먼저 적용해 효과를 검증한 뒤 이를 고객사에 옮기는 '클라이언트 제로’'전략이다.

고객사 현장에는 AI 전문 FDE(Forward Deployed Engineer)를 직접 투입한다. FDE는 기업의 업무와 데이터, 기존 시스템을 들여다본 뒤 AI를 어디에 적용할지 찾고 실제 시스템 구축과 운영까지 연결하는 현장형 엔지니어다.

◆글로벌 협력 강화...오픈AI "삼성SDS, 글로벌 탑티어 파트너"

삼성SDS는 오픈AI와 앤트로픽, 액센츄어 등과 협력해 AX 전문 FDE를 연말까지 200여명 규모로 확대한다.

AI에 맡기는 일도 한층 구체화된다. 오는 10월 출시하는 '브리티웍스 코워크'는 직원이 최종 목표를 주면 AI가 필요한 작업을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기업용 AI 에이전트다.

회사의 정해진 양식에 맞춰 보고서를 작성한 뒤 회의 일정을 등록하거나 필요한 자료를 스스로 찾아 취합할 수 있다. 정해진 시간마다 반복되는 업무도 자동으로 처리한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AI에서 실제로 일을 끝내는 AI로 역할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사이버보안에도 AI를 투입한다. 삼성SDS는 국내 기업 최초로 오픈AI의 '데이브레이크 파트너 프로그램' 파일럿 파트너로 참여한다.

김경훈 오픈AI코리아 총괄대표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이인애 기자

오픈AI의 프론티어 모델을 이용해 기업 시스템에서 취약점을 찾고 실제 공격 가능성과 영향을 검증한 뒤 대응 우선순위를 정한다. 필요한 보안 패치를 생성·시험하고 제대로 수정됐는지 확인하는 과정까지 AI로 연결한다.

이날 행사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도 영상으로 등장했다. 올트먼 CEO는 삼성SDS를 "기업의 실제 비즈니스 운영 방식을 깊이 이해하고 신기술을 성공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글로벌 탑티어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이어 "AI 에이전트가 이미 기업 현장에서 생산성에 실질적이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AI의 다음 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삼성SDS와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연단에 선 김경훈 오픈AI코리아 총괄대표도 "더 많은 AI를 조직에 연결하고 실제 업무를 안심하게 맡길 때"라며 "어떤 공장을 만들지 결정할 차례이며 그 결정에 파트너인 삼성SDS와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GS칼텍스·동원그룹 등 AX 실제 적용 사례도 공개

삼성SDS는 또 이날 로봇 전환을 뜻하는 ‘RX(Robotics Transformation)’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핵심은 서로 다른 제조사의 로봇을 하나의 소프트웨어에서 움직이는 '로봇 오케스트레이션'이다. 공장에서 여러 로봇이 서로 부딪치지 않도록 동선을 조정하고 특정 로봇이 고장 나면 다른 로봇에 작업을 넘기는 식이다.

삼성SDS는 이를 위한 로봇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을 2027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25년간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자동차 등 430여개 고객사의 제조시스템과 자동화를 구축한 경험도 활용한다.

8일 서울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SDS '리얼 서밋 2026' 현장. 총 1만5000여 명의 업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사진=이인애 기자

기조연설 이후에는 AX 전략과 실행, 제조, 유통·서비스, 물류, 공공, 국방, 금융 등 10개 분야에서 59개 세션이 열렸다. 앤트로픽과 오픈AI, 구글클라우드, 델 테크놀로지스, 월든 로보틱스 등 국내외 기술 기업들도 참여해 AI 기술과 기업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삼성SDS와 함께 AI 전환(AX)을 추진 중인 기업들의 실제 적용 사례도 공개됐다.

GS칼텍스는 삼성SDS와 차세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기존 업무를 AI 활용에 맞게 재설계하고 있다. AI 에이전트로 업무 흐름을 분석해 향후 실제 업무에 AI를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동원그룹은 삼성SDS의 협업솔루션 '브리티웍스(Brity Works)'를 해외 법인과의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메일과 메신저, 화상회의에서 실시간 번역 기능을 사용하고 AI가 회의 내용을 자동으로 정리하도록 했다. 모바일에서도 일정이나 사내 정보를 AI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인애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