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올다르크’에 막혀 월급조차 못 주던 대한체육회… 96일 만에 뚫었다 [세상&]

이영기 2026. 9. 8.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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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초부터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막아선 채 이어진 집회로 사무실에서 쫓겨난 체육단체들이 96일 만에 업무공간을 되찾았다.

이들의 업무공간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은 6·3 지방선거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사태에 반발해 그달 5일부터 이어진 집회로 봉쇄된 상태였다.

경기장에는 대한핸드볼협회, 대한펜싱협회, 대한산악연맹, 대한우슈협회, 대한세팍타크로협회 등 12개 체육단체가 입주해서 업무를 보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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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일만에 사무실 되찾은 체육단체
PC·업무파일·대회 물품 등 되찾아
기동대 28개, 형사 100명 등 투입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한 경찰이 개표소에 진입하기 위해 현수막을 제거하고 있다. 이날 경찰은 오전 9시부터 2-3게이트 입구에 천막과 현수막을 철거한 뒤 6·3 지방선거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95일 만에 진입에 성공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지난 6월 초부터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막아선 채 이어진 집회로 사무실에서 쫓겨난 체육단체들이 96일 만에 업무공간을 되찾았다.

이들의 업무공간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은 6·3 지방선거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사태에 반발해 그달 5일부터 이어진 집회로 봉쇄된 상태였다. 본인들의 사무실에서 쫓겨난 체육단체들은 선수 경기 물품 지원, 직원 월급 지급 등에 대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사실상 빈집 ‘올공 집회’…12분만에 출입문 개방

8일 오전 9시12분께 집회 참가자들이 점거하고 있던 핸드볼경기장 2-3 출입문이 열렸다. 이날 경찰은 28개 기동대와 대화경찰 50명, 형사 100명을 투입해 2-3 출입문을 개방했다. 이후 경기장 내부의 투표용지 감독을 위한 특검 관계자 4명과 선관위 관계자 6명 등과 대한체육회 직원들이 경기장 내부로 진입했다.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인근에서 대한체육회, 선관위, 경찰 관계자들이 잠실 개표소에 진입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날 경찰은 오전 9시부터 2-3게이트 입구에 천막과 현수막을 철거한 뒤 6·3 지방선거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95일 만에 진입에 성공했다. 임세준 기자

경찰과 체육회의 진입 계획이 새어나가지 않아 집회 현장은 사실상 ‘빈집’이었다. 지난 7월 2일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현장조사 당시 출입문마다 수십명의 인원이 막고 있던 모습과 달리 이날 오전 8시께 핸드볼경기장 주변 지지자는 50명도 채 되지 않았다. 문을 지키고 있는 집회 참가자도 출입문마다 1명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의 눈에 띄지 않도록 은밀하게 준비를 마친 후 움직였다. 이날 오전 8시30분께 우리금융아트홀 뒤편 공간에서 기동대와 대화경찰은 대형을 갖춘 후 오전 9시부터 본격적인 진입을 위해 이동했다.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입구에서 경찰들이 시위를 차단하고 있다. 이날 경찰은 오전 9시부터 2-3게이트 입구에 천막과 현수막을 철거한 뒤 6·3 지방선거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95일 만에 진입에 성공했다. 임세준 기자

주차장에서 2-3 출입문까지 이르는 약 500m 구간을 신속하게 이동한 기동대는 출입문에서 대열을 가다듬고 문 앞의 적치물을 치우기 시작했다. 당시 출입문 앞에는 천막, 텐트, 돗자리, 의자 등 집회 참가자들의 생활물품 등이 쌓여있었다. 경찰은 물품을 모두 치운 후 오전 9시12분께 문을 개방하고 약 5분 후 내부 안전조치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집회 참가자는 출입문의 철제 셔터를 붙잡고 대치하는 모습도 잠시 연출됐지만 본격적인 진입이 시작되자 순순히 물러났다. 출입문 주변으로 모여든 집회 참가자들은 진입하는 경찰을 향해 “선관위가 한패인데 어떻게 믿냐”, “시민들 데리고 들어가라”, “이제는 주권 갈라치기냐”라고 야유하기도 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핸드볼경기장 입주 체육단체들이 사무실 출입을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하며 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며 “오는 19일부터 일본 아시안게임이 예정됐고 지난 7일부터 2027년 대입 체육학과 수시 전형 원서접수가 시작돼 피해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경기장 입주단체의 출입 과정을 방해하거나 경찰·공무원 등에 대한 폭행·명예훼손·강요 등 명백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경고했다.

96일 만에 업무공간 되찾은 대한체육회

대한체육회 산하 체육단체들은 96일 만에 업무공간을 되찾고, 사무용품을 가져나올 수 있게 됐다. 대한체육회 측은 이날 오전 9시23분께 사무용품 및 기기 회수를 위해 경기장 내부에 진입해 약 40분 후부터 사무용품을 갖고 나와 차량에 싣기 시작했다.

8일 오전 대한체육회 직원들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사무용품을 꺼내 차량에 싣고 있다. 이영기 기자

그간 경기장 내부에 입주했던 체육단체의 업무는 사실상 마비상태였다. 체육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PC 등 사무기기는 내부에 그대로 둔 상태였다. 또 월급 지급이나 세금 납부에 필요한 일회용 비밀번호(OTP) 카드, 법인카드, 인감 등 행정·회계 업무에 필요한 물품과 대회 운영 장비가 보관돼 있다. 이게 없어서 스포츠 지도자에게 급여를 주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또 펜싱 국가대표팀은 선수들의 개인 장비를 꺼내지 못하고 다른 선수의 장비를 빌려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가해야 했다.

경기장에는 대한핸드볼협회, 대한펜싱협회, 대한산악연맹, 대한우슈협회, 대한세팍타크로협회 등 12개 체육단체가 입주해서 업무를 보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6월 16일 체육단체는 경찰과 협의해 진입을 시도해 집회 측과 내부 진입 방식에 대한 합의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일명 ‘올다르크(올림픽공원+잔다르크)’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30대 여성이 약 2시간 동안 문을 움켜쥐고 출입을 막아 결국 무산됐다. 해당 여성은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김대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이날 사무용품 회수를 마친 뒤 “핸드볼경기장에 체육단체 등 12곳이 입주해 있는데 지난 90여일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행정장비와 서류 선수지원 장비 등이 묶여 있었다”며 “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적극 협조해준 경찰과 응원 보내주신 국민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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