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한일 뭉치면 세계 4위 경제권”…경제공동체 필요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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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한일 경제공동체 구축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이 힘을 합치면 6조 달러 규모의 세계 4위권 경제기반을 만들 수 있고, 이를 통해 국제 통상 질서에서 더 강한 교섭력과 발언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 회장은 8일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일이 하나로 뭉치면 약 6조 달러 규모, 세계 4위의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어 더 강력한 교섭력과 발언권을 확보할 수 있다"며 "국제 질서나 규칙을 받아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만드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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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공동구매·솅겐식 이동 제안…CPTPP 가입 필요성도 강조
(시사저널=오유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한일 경제공동체 구축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이 힘을 합치면 6조 달러 규모의 세계 4위권 경제기반을 만들 수 있고, 이를 통해 국제 통상 질서에서 더 강한 교섭력과 발언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 회장은 8일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일이 하나로 뭉치면 약 6조 달러 규모, 세계 4위의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어 더 강력한 교섭력과 발언권을 확보할 수 있다"며 "국제 질서나 규칙을 받아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만드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연일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최근 급변한 무역 환경의 영향이 크다. 그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구상해 온 아이디어다. 과거 WTO(세계무역기구) 체제에서는 전 세계가 하나의 시장이었고, 좋은 제품을 싸게 만들면 팔렸다. 한국도 일본도 절박함이 크지 않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보호주의와 미중 갈등이 공급망 등 시장을 분단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리한 것은 역시 거대한 시장"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에는 이론에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옮기고자 내가 이끄는 SK그룹도 일본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며 "6∼7년 전부터는 구상을 본격화해야 한다고 생각해 일본의 경제 단체를 찾아가 회합과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한일 경제공동체의 필요성은 에너지 분야에서 더 뚜렷해지고 있다는 게 최 회장의 주장이다.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과 일본 모두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가격과 수급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일 경제공동체 추진을 위한 1순위 협력 과제로 에너지를 꼽은 것도 이 같은 현실과 맞닿아 있다.
그는 "양국이 에너지 구매부터 비축, 사용까지 공동으로 설계해 비용을 3∼5%라도 줄일 수 있다면 그 효과는 매우 클 것"이라며 "장래에는 서로 전력을 융통할 수 있는 송전선 연결이나 가스 파이프라인 연결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적 이동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제안했다. 최 회장은 "동시에 유럽연합(EU) 솅겐 협정처럼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솅겐 협정은 유럽 29개국의 국경을 통과할 때 여권 검사와 같은 국경 통과 절차를 면제해 자유로운 인적·물적 이동을 보장하는 제도다.
양국이 동시에 겪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대응도 경제공동체 구상의 주요 배경으로 언급했다. 최 회장은 "양국 모두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어,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이 크다"며 "한일 시장을 연결하고 주요 인프라와 서비스를 공동으로 활용해 기초 비용을 낮추는 동시에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를 육성해 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거 보복은 무효"…중국·CPTPP 관계서도 협력 필요
다만 한일 경제공동체가 현실화하려면 제도 차이와 양국 내 정치적 반감 등 넘어야 할 제약도 적지 않다. 최 회장은 한일 경제공동체 추진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제약으로 제도적 차이 등을 꼽으면서도 "예전에는 양측 모두에게 정치적 반감이 있었지만, 특히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서로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 아베 신조 정권 당시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시행한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관리 강화 조치와 관련해서는 "지금은 거의 무효가 된 과거의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서로 보복해 봤자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일은 피해야 한다고 양국 정치인들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경제인들 사이에서 그런 생각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한일 협력은 대중국 관계에서도 이점이 있다는 게 최 회장의 판단이다. 그는 중국과의 관계와 관련해 "규모가 큰 이웃 국가로서 그 존재를 빼고 생각할 수는 없다"면서도 "정치적인 측면이 아니라 거리상 측면에서 한국은 중국보다 일본에 가깝게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이 협력한다고 해도 중국을 능가하거나 위협할 규모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일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체제가 만들어진다면 오히려 중국과의 관계를 구축하는 데도 이점이 생기고 성장을 촉진하며 비용을 낮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필요성도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과 연결 지었다. 그는 "한국도 CPTPP에 가입해야 하지만, 단순히 가입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불충분하다"며 "무엇이 좋아지는가, 한일 각각의 이점은 무엇인가를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 관계를 긴밀히 하고, 한국이 CPTPP에 들어가 함께 활동하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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