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교체설의 계절 "감독감이 없다고?" 그럴리가...유력 후보 얼마든지 있다

정철우 2026. 9. 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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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프로야구의 시계는 조금씩 2027시즌을 향하고 있다.

감독은 단순히 야구를 잘 아는 것만으로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현역 시절 롯데에서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야구를 경험하며 '두려움 없이 부딪치는 야구'가 선수단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도 몸으로 겪었다.

팀의 현재 전력과 선수단 구성, 구단이 원하는 야구가 무엇인지에 따라 필요한 감독도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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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왕조 류중일·투수 명장 선동렬, 여전히 묵직한 우승 감독 카드
창단 첫 우승 이동욱·가능성 보인 조성환, 검증과 새바람 사이
美 육성 시스템 경험한 홍성흔까지…“감독감 없다” 정말 그럴까

(MHN 정철우 기자) 가을야구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프로야구의 시계는 조금씩 2027시즌을 향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이 끝난 팀들에게 가장 먼저 따라붙는 질문은 역시 감독의 거취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고 교체가 결정된 팀도 없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든 팀을 중심으로 벌써 차기 사령탑 후보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감독 교체설이 나올 때마다 따라붙는 이야기가 있다. "마땅한 사람이 없다"는 평가다. 실제 최근 야구계의 흐름을 보면 어느 정도 근거가 있다. 과거에는 스타 선수들이 은퇴한 뒤 코치 생활을 거쳐 감독에 도전하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였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름값 있는 선수들이 은퇴 후 곧바로 지도자의 길을 선택하기보다 방송과 해설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경우가 많아졌다. 자연스럽게 스타 출신 야구인과 현장 사이의 거리가 멀어졌다.

코치들 사이에서 새로운 스타 감독 후보가 좀처럼 등장하지 않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감독은 단순히 야구를 잘 아는 것만으로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선수단 장악과 육성, 경기 운영은 물론 프런트와의 소통, 미디어 대응까지 해내야 한다. 갈수록 감독에게 요구되는 능력이 많아지고 있다. 이름값만으로 감독을 선택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팬과 선수단을 한 번에 납득시킬 만한 새로운 인물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러나 시야를 조금 넓히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미 능력을 증명한 우승 감독부터 아직 정식 감독으로 기회를 얻지 못한 야구인까지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한 카드들이 남아 있다.
출처:삼성 라이온즈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류중일 전 감독이다. 경력만 놓고 보면 현재 시장에서 찾을 수 있는 감독 후보 가운데 가장 화려한 축에 속한다. 삼성 왕조의 중심에서 수차례 정상에 올랐던 경험은 다른 후보들이 쉽게 가질 수 없는 자산이다.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우승하는 것도 감독의 능력이다. 장기 레이스를 운영하고 스타가 즐비한 선수단의 불만을 최소화하면서 하나의 목표로 묶는 능력은 우승을 경험해 본 감독만이 증명할 수 있는 영역이다.

LG 감독 시절 우승에 도달하지 못한 채 물러났다는 아쉬움은 있다. 그러나 류 전 감독에 대한 현장의 평가는 단순히 당시 성적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선수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 무리하지 않는 선수단 관리, 경험에서 나오는 경기 운영 등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무엇보다 '우승하는 팀'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를 알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당장 성적을 내야 하는 팀이라면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카드다.
출처:KIA 타이거즈

선동렬 전 감독도 빼놓기 어렵다. 삼성에서 감독으로 정상에 올랐고 KIA에서도 지휘봉을 잡았다. KIA에서의 마지막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 부담이다. 그러나 선 전 감독만큼 투수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가진 지도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선 전 감독의 시간이 과거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는 점이다. 현장을 떠난 뒤에도 야구의 변화를 공부했고 데이터와 새로운 투수 이론을 받아들이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역 시절 자신의 경험만을 앞세우는 지도자가 아니라 과거의 경험 위에 현대 야구의 흐름을 더할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투수진을 다시 세워야 하는 팀이라면 선동렬이라는 이름은 여전히 상당한 무게를 갖는다. 투수 보는 눈과 마운드 운영에 관한 전문성만큼은 확실한 차별점이 될 수 있다.
출처:NC 다이노스

조금 더 젊은 세대로 내려오면 이동욱 전 NC 감독이 있다. 이동욱 전 감독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이미 우승으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했다는 점이다. NC를 창단 첫 통합 우승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화려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합리적이고 스마트한 야구를 추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전 감독의 또 다른 장점은 부드러운 리더십이다. 감독이 강한 카리스마만으로 선수단을 움직이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최근 선수들은 자신의 역할에 대한 설명을 원하고 납득할 수 있는 근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전 감독은 선수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필요한 순간에는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할 줄 아는 지도자로 평가받았다. 이미 우승을 경험했으면서도 비교적 젊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장기적인 팀 개편과 즉각적인 성적을 함께 노릴 수 있는 카드다.
출처:두산 베어스

아직 정식 감독 경험이 없는 후보 중에서는 조성환 전 두산 감독대행이 눈에 띈다. 감독대행으로 어려운 상황의 두산을 이끌며 지도자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식 감독과 감독대행은 분명 다르지만 갑작스럽게 팀을 맡아 선수단을 안정시키고 자신의 색깔을 보여줬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경험이다.

조 전 대행은 현역 시절부터 강한 책임감과 투혼을 상징했던 선수였다.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와 강한 승부욕으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능력이 있었다. 지도자가 된 뒤에는 선수 시절의 강한 이미지만을 앞세우기보다 소통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받는다. 특히 침체된 팀의 분위기를 바꾸고 선수단에 긴장감을 불어넣어야 하는 구단이라면 충분히 검토할 만하다. 감독으로서 긴 호흡의 시즌을 운영하는 능력은 아직 검증받아야 하지만 이제 한 번쯤 정식으로 기회를 받을 때가 됐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는 인물이다.
출처:두산 베어스

홍성흔 전 샌디에이고 산하 마이너리그 코치도 흥미로운 후보다. 홍성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에너지다. 선수 시절 누구보다 강한 파이팅을 보여줬고 더그아웃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특별한 능력을 보였다. 감독에게 필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선수단에 확실한 방향성을 심어주는 것이라면 홍성흔은 분명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 가능성이 있는 야구인이다.

단순히 스타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평가할 필요도 없다. 미국 마이너리그 현장에서 코치 생활을 하며 메이저리그식 선수 육성 시스템을 직접 경험했다는 것은 중요한 자산이다. 한국 야구의 문화만 경험한 지도자와 달리 선수의 자율성과 책임, 육성과 데이터가 결합되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접했다. 현역 시절 롯데에서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야구를 경험하며 '두려움 없이 부딪치는 야구'가 선수단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도 몸으로 겪었다. 아직 감독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위험 부담은 있지만 팀의 체질 자체를 바꿔보고 싶은 구단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한 카드다.

결국 감독 선임에는 정답이 없다. 우승 경험이 있다고 다시 우승을 보장할 수 없고 초보 감독이라고 실패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팀의 현재 전력과 선수단 구성, 구단이 원하는 야구가 무엇인지에 따라 필요한 감독도 달라진다. 우승에 가까운 팀이라면 경험 많은 류중일 전 감독 같은 카드가 매력적일 수 있고 마운드 재건이 절실한 팀이라면 선동렬 전 감독의 전문성이 눈에 들어올 수 있다. 안정과 합리적인 운영을 원한다면 이동욱 전 감독, 새로운 에너지와 변화를 원한다면 조성환 전 대행이나 홍성흔 전 코치가 후보군에 들어갈 수 있다.

"감독감이 없다"는 말은 어쩌면 너무 익숙한 이름만 바라봤기 때문에 나오는 평가일 수도 있다. 감독을 해본 사람 중에는 이미 우승으로 증명한 인물이 남아 있고 아직 감독이 되지 못한 야구인 중에도 자신만의 경쟁력을 가진 후보들이 있다.

가을야구에서 멀어진 팀들의 겨울은 남들보다 빨리 시작된다. 그리고 감독 교체의 시간이 찾아오면 결국 구단은 선택해야 한다. 익숙하고 검증된 카드를 꺼낼 것인지, 새로운 얼굴에게 미래를 맡길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감독 교체설의 계절이 돌아왔다. 정말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누구에게 지휘봉을 맡길 것인지가 더 어려운 문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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